‘일하느라 힘들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 먹으렴. 아프지 말고.’
어머니를 배웅하고 온 아들은 책꽂이에서 낯선 봉투를 발견했습니다. 그 안에는 쪽지와 지폐 20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자신을 만나러 먼 길을 다녀가는 어머니께 죄송하고 감사해, 어머니 가방에 20만 원을 몰래 넣었는데 그만큼의 돈이 고스란히 돌아온 것입니다. 아들은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이러면 자신은 어머니께 해드린 게 아무것도 없다며 섭섭해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아니다, 나는 분명 네 돈을 받았어. 너의 갸륵한 마음도 받았지. 그러니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이 얻었단다.”
어머니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어머니와 아들은 이익도 손해도 없는, 그저 같은 금액의 돈을 교환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계산법으로 보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20만 원을 쓰고 20만 원을 얻었으니 40만 원의 득을 본 셈입니다. 아들 역시 마찬가지. 두 사람의 이득을 합치면 총 80만 원이 되지요.
사랑의 계산법에는 산술적인 계산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이익이 발생합니다. 주고도 남고, 행복이라는 덤까지 얻게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