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하고 동아리에서 하는 거리정화 활동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캠퍼스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를 줍다가 흡연 구역에 이르렀을 때 백 개는 족히 넘는 담배꽁초가 바닥에 버려져 있는 걸 보고 다소 놀랐다. 집게로 꽁초를 하나하나 줍다가 너무 많아 결국 맨손으로 주워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봉사자들의 부지런한 손놀림 덕분에 흡연 구역이 금세 말끔해졌다.
내가 다니는 대학은 시내버스 종점과 인접해서 정류소에는 대기하는 버스도 많고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그래서인지 정류소에는 음료수 캔이며 음식물 포장지 같은 쓰레기가 넘쳐났다. 내친김에 시내버스 정류소까지 청소하기로 했다. 평소 등하교 시간에 쫓겨 쓰레기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았는데 선배·동기들과 함께 청소하니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듯해 기분이 좋았다.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버스 기사님이 어디서 나왔느냐, 학생들이 좋은 일 한다며 칭찬해주셨다. 어떤 기사님은 버스 탈 때 이야기하면 공짜로 태워주겠다고까지 하셨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기뻐하는 기사분들을 보며, 행복을 두 배로 키우는 방법이 타인을 위한 봉사라는 걸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