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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한국 춘천, 박은정

4577 읽음

옷 방이 도무지 정리가 안돼 의류 거치대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며칠 뒤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밤에 일을 하고 있어서 여유가 없었지만 얼른 끝낼 요량으로 곧바로 거치대를 설치해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마음과 달리 절반 정도 하고 나니 지쳐서 정리가 덜 된 상태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하루는 일을 끝내고 돌아온 남편이 옷 방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옷 정리를 왜 하다 말아요? 힘들게 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엉망인 방을 보면 기분이 좋겠어요?”

평소라면 “시간도 없고 몸도 안 좋으면 그럴 수도 있죠. 당신은 그런 것도 이해 못 해줘요?” 하고 되받아쳤을 테지만 이상하게도 말이 다르게 나왔습니다.

“한다고 했는데 마무리를 못 했네요. 미안해요. 기분 풀어요.”

남편은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한마디 쏘아붙였을 겁니다.

“아니,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그렇지. 상대방이 미안해하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 예의 아니에요? 정말 너무하네요.”

그런데 남편이 얼마나 피곤하면 그럴까 싶어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제가 일을 나갈 때까지도 표정이 그대로였습니다.

“여보, 오늘 많이 피곤한가 봐요. 힘들어서 어떡해요. 옷은 제가 일 갔다 와서 꼭 정리해놓을 테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쉬어요.”

남편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가족들은 이미 모두 꿈나라에 가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눕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남편의 심기를 더 이상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 남은 옷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옷 방 정리가 끝난 뒤 자려고 안방으로 들어가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남편이 말했습니다.

“여보, 아까 일은 미안해요. 피곤해서 그런지 마음과 다른 말들만 한 것 같아요. 많이 속상했죠?”

“아니에요. 이렇게 얼른 정리하면 될 걸 계속 미루다 당신 마음을 상하게 한 제가 더 미안하죠. 미안해요, 여보.”

서로 사과하고 위로하면서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난 남편은 옷 방을 보더니 말했습니다.

“어제 내가 한 말 때문에 당신도 마음이 안 좋았을 텐데 다 참고 이렇게 해놓다니… 정말 감동받았어요.”

남편의 입에서 ‘감동’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형제자매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었을까?’

어머니 교훈 중에 “아름답게 보는 마음은 미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을 이루게 합니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늘 어머니의 말씀대로 형제자매 간에 온전한 사랑을 이루려면 누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다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듣기 싫은 말은 잔소리로 여기고 ‘왜 저러지? 꼭 이래야 하나? 이해가 안 돼!’ 하며 똑같은 말로 대응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온전한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는 제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시려 하나님께서 잠시 사랑의 눈과 사랑의 마음과 사랑의 입술을 허락해주셨나 봅니다.

형제자매를 항상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해하고 어머니의 눈으로 바라보며 어머니의 입술로 위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제나 못난 자녀를 사랑으로 돌봐주시는 하늘 어머니를 생각하며 형제자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딸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