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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깨달은 자

한국 속초 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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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先知者)의 정의는 ‘남보다 먼저 깨달아 아는 사람’입니다. 요즘 저는 주변 사람보다 먼저 진리를 깨달은 자로서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입니다. 이런 제가 진리를 깨닫기까지는 또 다른 ‘선지자’의 오랜 노력이 있었지요.

20년 전쯤, 부부 동반 모임에서 한 분과 가까워졌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에 다닌다던 그분은 언론에 교회 소식이 실릴 때마다 제게 건네주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본 하나님의 교회는 봉사활동을 비롯한 선행을 많이 하는 좋은 교회 같았고, 교회 소식을 전해준 그분도 항상 바르고 밝은 삶을 사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하는 얘기를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여겼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신앙인의 바람직한 모습과는 거리가 먼 교인들에게 매우 실망했습니다. 기독교인의 가식적인 행동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고 교회는 저와 맞지 않는다고 느껴 발길을 끊었습니다. 신앙의 방향을 고민하다 시간의 구애 없이 내가 원하는 때 가서 마음대로 기도할 수 있는 불교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어느 날 해외여행을 가던 중에 심한 난기류로 비행기가 요동쳤습니다. 그때 본능적으로 제가 찾은 대상은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제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이후 교회를 가고 싶었지만 발을 떼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제 마음 문을 그분이 꾸준히 두드렸습니다.

작년 6월, 그분이 유월절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른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자녀들에 대한 걱정도 많아지던 차였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유월절을 지켜 재앙에서 보호받아 남은 생은 하나님의 축복 속에 살길 바란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왜 이토록 포기하지 않고 말씀을 전하는지, 간절히 전하고자 하는 진리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날 저녁, 하나님의 교회를 방문해 성경 말씀을 살피고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직접 교회에서 본 성도들은 인사성이 좋고 예의와 배려가 몸에 배어 있어 마음이 편했습니다. 성도들이 밝은 이유가 궁금해 본격적으로 성경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교회를 다녔다고는 하나 성경을 꼼꼼히 본 적이 없었고 막연하게 하나님을 잘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안식일, 영혼 문제, 육체로 오신 하나님 등 구원에 관한 확실한 진리가 모두 성경에 있었습니다.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역시 성경을 통해 이해시켜 주는 이곳이 진리 교회라고 확신했습니다.

그 무렵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순식간에 상황이 심각해져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렸지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치료받고 퇴원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마 뒤에는 친정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먼저 진리를 받고도 아버지에게 구원의 소식을 전하지 않는 것은 딸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하나님께 기회를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아버지가 건강을 회복한 뒤, 이토록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이기에 사랑하는 이들이 빨리 진리를 영접해 하나님의 보호를 받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좀 더 성경 말씀을 익히고 증거할 능력을 갖추기까지 미룰 수 없었습니다.

마침 원주에서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아버지전)이 열려 아버지를 모시고 갔습니다. 자녀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을 하나하나 유심히 보던 아버지가 문득 “나는 이렇게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유대가 깊지 못했는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시 물품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건드렸나 봅니다. 전시회를 통해 위로받는 아버지를 보며 저도 마음이 좋아졌습니다. 2년여 동안 성경을 필사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던 아버지는 하늘 아버지께서 희생으로 세우신 새 언약 유월절의 가치를 깨닫고 성령과 신부를 구원자로 영접했습니다.

곧이어 여동생이 떠올랐습니다. 안팎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느라 심신이 지친 동생에게, 자녀들의 아픔을 세세히 보듬어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자고 권했습니다. 망설이는 동생을 데리고 이번에도 아버지전을 관람하러 갔습니다.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느낀 동생은 자신의 딸과 함께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신앙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동생에게 하나님을 의지하며 힘든 점을 모두 털어놓으라고 일러주었더니 동생은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는 “언니 말 듣고 100번 넘게 기도를 드렸는데 문제들이 해결됐다”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전의 신앙을 스스로 정리하고 엘로힘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아버지, 규례를 소중히 지키며 주위 사람들에게 생명의 진리를 나누려는 동생⋯. 가족들의 믿음이 성장하는 모습은 제게도 큰 감동입니다. 알고 보니 남동생은 이미 침례를 받았지만 교회에는 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저희 가족은 남동생을 다시 시온으로 인도하기 위해 부쩍 대화가 잦아졌습니다. 그간 가족들이 진리를 잘 받아들일지 걱정도 많이 하고 그만큼 간절히 구했는데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보시고 선물을 주신 것 같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신앙생활 하며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서로 더욱 단단하게 연결된 느낌이 새롭고 행복합니다.

한편, 지인들은 달라진 제 모습에 놀라워했습니다. 사람이 고상해졌다나요. 혹여 제 행실 때문에 교회에 대해 실망하고 구원의 기회를 놓치는 이가 있을까 봐 말 한마디도 조심하고 부드러워지려 노력했는데 효과가 있어 다행입니다. 어떻게 한 명이라도 더 천국으로 인도할까 고민할수록 제 위주이던 삶은 타인의 평안과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회사 직원들도 갑자기 교회에 다니는 저를 의아해했습니다. 몇몇 직원들과 대화하다 왜 다시 교회를 찾게 되었는지, 하나님의 교회 진리가 얼마나 확실한지 이야기했습니다. 그중 관심을 보인 두 명이 아버지전을 관람하고 말씀을 깨달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지금은 함께 규례를 지키며 성경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시온 식구들과 우리가 받은 축복과 천국 소망에 대해 이야기하며 하늘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합니다. 기쁨 가득한 대화 속에 회사 분위기도 자연스레 밝아졌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믿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알아준 자녀들, 20년 넘게 사귄 친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8명이 하나님 품으로 나아왔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교회 성도가 되었을 즈음이 작년 오순절 전도축제 때였다고 하는데, 올해 오순절 전도축제 때는 강원도 지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놀랐습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허락하신 상 같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먼저 진리를 안 사람으로서 이를 부지런히 전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처음 진리를 들었던 20년 전, 바로 하나님을 영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안타깝습니다. 그랬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일찍 구원의 길로 인도했을 테니까요. 제가 더디 깨달은 탓에 주위 사람들도 복음을 늦게 접했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도 진리를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소중한 진리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매일 말씀을 공부하는 중입니다. 하나님의 분부대로 천국 복음을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전파하는 일원이 되고 싶어서 해외복음도 준비하고 있고요.

사람은 미래를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미래를 다 아시고 미리 길을 열어주십니다. 지금 제 모습을 1년 전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저를 시온으로 인도해 주신 아버지 어머니께서 앞으로도 모든 길을 열어주시리라 믿으며, 아직 생명의 소식을 듣지 못한 자들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 선지자의 사명을 완수하겠습니다. 캄캄한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복음 길을 걸으시며 진리의 광명을 비춰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