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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5일

‘주는 사랑’을 도시락에 담아

한국 서울, 이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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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년입니다. 패기 넘치는 ‘새벽이슬 청년’이라지만 때로는 호칭이 무색하게 주위 분들에게 미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는 매일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상을 당연스레 받아 먹고, 시온에 가면 저희보다 연장자인 식구들에게 자주 보살핌을 받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랑’보다 더 복이 있다고 하셨는데, 뒤돌아보면 받는 것에만 익숙했던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언제든 제가 넘치도록 받은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베풀고 싶었습니다. 지난 3월, 드디어 기회가 생겼습니다. 청년들이 하늘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와우 맘(Wow Mom)’ 봉사활동을 결의하고, 독거노인 열여덟 가정에 따뜻한 도시락을 전해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도시락을 만들자면 우선, 반찬의 종류부터 정해야 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정한 메뉴는 호박전, 더덕무침, 냉잇국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만한 토속 음식이었습니다. 메뉴를 고를 때까지는 마냥 설레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만들자니 슬슬 걱정이 됐습니다. 재료 손질은 어떻게 할지, 양념은 무엇을 얼마나 넣어야 할지, 어르신들 입맛에는 맞을지…. 더덕무침처럼 이름만 들어도 복잡해보이는 요리는 만들어본 경험이 없어서 더 걱정이었습니다.

저희들의 봉사활동이 어설프게 끝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길 기도 드린 후 장을 봤습니다. 식구들의 조언도 얻고 인터넷으로 레시피도 찾아 연구하면서 정성껏 음식을 만들었지요. 완성된 밥과 반찬을 도시락에 소담스럽게 담아 예쁘게 포장하니 마음이 한결 놓였습니다.

마침내 완성된 도시락을 들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이 눈물부터 보이셨습니다. 연신 고맙다며 메마르고 거친 손으로 저희들의 손을 꼭 잡으시는 할머니는 도시락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그리우셨나 봅니다.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할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저희가 만난 어르신들 중에는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오신 분이 많았습니다. 젊은 시절, 아이를 못 낳는다고 시댁에서 쫓겨난 뒤로 수십 년 동안 혼자 지내는 어르신, 다리가 아파 꼼짝도 하지 못해 불편을 겪고 계신 어르신 등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 어르신은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홀로 사 남매를 키우셨지만 지금은 자녀들과 연락이 뜸해졌다고 합니다. 평소 시장을 지나다가 반찬거리를 보면 만들어 먹고 싶었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음식 만드는 법도 다 잊어버려서 그럴 수도 없었다고요.

어르신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아빠 엄마에게 뭐 하나 해드린 것도 없이 늘 받기만 했던 철없던 시간들은 영적 부모님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사랑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께 작은 정성을 드렸을 뿐인데 귀한 깨달음을 더 큰 선물로 받아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부모님께 어떻게 효도할지,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어떻게 기쁨을 드릴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아볼 생각입니다. 내 주위부터, 작고 사소한 일부터 하나하나 주는 사랑을 실천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어머니의 따스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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