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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는 탕감

모잠비크 마푸투, 엘리아스

2792 읽음

회계·금융 분야에서는 ‘부채’와 관련된 내용을 다룰 때가 많다. 여기서 부채는 대출 가치와 이자의 합계이며, 이자는 채무자에게 할당된 시간과 관련된 이자율로 계산한다. 만약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빚을 지녔다면, 경제적 활동을 회복하게 해주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부채 탕감 제도’다. 이 제도가 적용되면 채무자는 특정 금액의 채무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탕감받는다. 결국 모든 금액을 변상하는 것이 아니기에 채권자는 탕감된 만큼 손해를 입는다.

물론 부채를 탕감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신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법원이 채무자의 태도를 지켜보고 탕감을 확정 짓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채 탕감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채무자에게는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하다. 성경에도 이런 제도가 기록되어 있다.

“이러므로 천국은 그 종들과 회계하려 하던 어떤 임금과 같으니 회계할 때에 일만 달란트 빚진 자 하나를 데려오매 갚을 것이 없는지라 …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마 18장 23~27절

부채 일부만 탕감돼도 채권자에게는 손해일 수밖에 없는데, 전부가 탕감된다면 그야말로 큰 손실이다. 어떤 채권자가 이를 허락할까?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죄 사함’이라는 영적 부채 탕감 제도를 알려주셨다. 채무자의 빚, 즉 원금과 이자를 탕감해 주는 이 땅의 부채 탕감 제도와는 다르게 하늘의 부채 탕감 제도에서는 죄인의 형량이 그 탕감 대상이 된다. 또 없어지는 대상이 재화가 아닌 죄의 형량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도 채권자, 즉 피해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성경은 인류가 하늘에서 하나님께 죄를 지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 또한 우리 죄의 형량은 사망이라고 알려준다(롬 6장 23절). 이는 죽음만이 죄를 사라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으로 죄의 값을 치른들 나 자신이 이미 죽고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형판결을 받은 죄인에게는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을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일만 달란트라는 천문학적인 부채를 탕감해준 임금처럼, 우리의 죄를 전부 사해주시겠다고 하셨다. 영적 부채 탕감 제도를 통해 우리의 죄가 모두 없어지면 우리 죄의 피해자이신 하나님께는 아무 보상이 없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새 언약의 피로 우리 죄를 대신 갚아주셨다. 이는 죄 때문에 영원한 사망의 위기에 빠진 우리 대신 하나님께서 채무자의 자리에 서셨다는 의미다. 우리의 능력으로 탕감받을 수 없음을 아시기에,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의 피 흘림으로 완전하게 사해주신 것이다(히 9장 22절).

하나님께서는 피해자의 입장이시건만 우리를 용서하시고 오히려 죄의 값을 대신 갚아주셨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제도가 시행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부모님이시기 때문이다. 이 세상 누가 죄인을 대신해 희생하며 죄 값을 치를 수 있을까? 오직 그들의 아버지, 어머니뿐이다. 부모님만이 자녀에게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어놓는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푼다.

하늘 부모님께서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세워주신 죄 사함의 법도가 바로 새 언약 유월절이다. 우리가 유월절을 지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아무런 조건 없이 탕감해 주신다고 하셨다(마 26장 26절). 이처럼 유월절에는 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의 죄를 감당해 주신 하나님의 희생이 담겨 있다.

혹자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단순히 주종 관계 또는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로 곡해해, 우리가 구원받는 것을 ‘주고받는(give and take)’ 방식으로 잘못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오직 우리를 위해 당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시며 일방적으로 희생하셨음을 보았다. 이를 깨달았다면 결코 ‘내가 하나님께 무언가 드렸기 때문에 죄 사함을 받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하늘의 채무자들을 대신하시어, 용서받을 수도, 변제될 수도 없는 죄를 당신의 피 흘리심으로 탕감해 주신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께서 진정 우리 영혼의 아버지 어머니이심을 알 수 있다.

하늘에서 지은 우리의 죄가 가벼워서 죄 사함의 은혜가 허락된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어떠한 노력으로도 갚을 수 없을 만큼 크고 중하기에 하늘 부모님께서 대신 담당하신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온 인류를 함께 죄 사함의 길로 인도해야겠다. 또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나의 죄를 값없이 사해주셨듯 마땅히 형제자매의 허물을 용서하는 사랑을 베풀어야겠다. 다시 누릴 수 없었던 하늘 자녀의 권리를 회복시켜 주시고, 영원한 천국을 허락해 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무한한 감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