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교회에서 매년 진행하는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몇 년을 참여하지 못한 터라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행사 전날부터 잔뜩 들떠서 “제가 다 나를게요” 하며 의지를 불태우자 식구들은 “현장에 한번 가보고 얘기하세요”라는 말과 더불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다음 날, 연탄을 나를 장소에 도착하고서야 식구들의 미소가 어떤 의미였는지 깨달았습니다.
난간을 잡지 않으면 계단도 오르지 못할 정도로 가파른 곳에 위치한 바닷가 마을은 골목길마다 경사가 급해 연탄 한 장 나르기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연탄을 어떻게 배달하나 걱정하는 사이 수백 명의 식구들이 등산하듯 계단을 올라가 질서정연하게 늘어섰습니다. 저도 그 틈에 끼어 대기하고 있다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올라오는 연탄을 받았습니다. 연이은 연탄 행렬로 쉴 틈은 고사하고 다른 생각 할 여유도 없었지만 식구들과 호흡이 척척 맞아 몸이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앞사람이 힘들어하면 자리를 바꿔주고, 누군가 잠깐 자리를 비우면 멀어진 거리만큼 조금씩 더 넓게 서서 연탄 배달을 이어갔습니다. 모두 한 몸처럼 움직인 덕분에 여섯 집의 연탄 배달이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마지막 연탄 배달을 마치고는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한 명이 백 장의 연탄을 나르는 건 무척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백 명이 하나가 되니 백 장이 아니라 천 장도 거뜬히 나를 수 있었습니다. 배려와 사랑, 덤으로 웃음까지 나눴던 이날의 봉사는 연탄을 배달받은 가정에만 온기를 채워준 것이 아니었습니다. 온전히 하나가 되었던 우리의 가슴도 온기로 가득 차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