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다! 공격!”
“잠깐! 나는 침입자가 아니야! 너희와 한 지체야.”
“거짓말! 공격! 공격!”
이것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는 사람의 몸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가면역성 원인으로, 면역 세포가 갑상선을 공격 대상으로 잘못 인식해서 공격하여 갑상선에 염증을 일으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갑상선은 신진 대사와 에너지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드는 내분비기관입니다.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대사가 저하된 상태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하는데, 갑상선 기능의 저하는 무기력, 체중 증가, 우울증, 관절통, 탈모 등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이처럼 갑상선이 끊임없이 공격받아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다른 신체 기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열여섯 살에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진단받았습니다. 하지만 제 몸 상태를 잘 알지 못해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제 병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3개월이나 약을 복용하지 않아 몸이 상한 적도 있었습니다. 서른 살이 넘어서 최근 갑상선염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뒤 그 동안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제 병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해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체내에서 면역체계가 갑상선을 침입자로 인식해서 공격하는 저의 질환을 통해 영적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직분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롬 12장 4~5절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요 지체이니 서로 화합해야 합니다. 면역 세포가 갑상선을 공격하면 온몸이 올바르게 기능하지 못하고 고통을 받듯이 한 지체인 우리가 화합하지 않는다면 연합하여 이루어가야 하는 전 세계 복음은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는 것이 싫었습니다. 제 병을 관리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얼마나 위험한지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육신을 오랜 세월 돌보지 않은 것입니다. 사실 육체뿐 아니라 영혼도 잘 돌보지 않았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형제자매와 서로 연합하라 하셨는데 제 자신만을 의지해서 스스로를 힘들게 했습니다. 사람들을 믿지 못해 주위에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성가시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하나님께 간구하기보다는 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 해보고자 했던 일에는 늘 좌절이 따랐습니다. 정말 교만한 자녀였습니다. 한 지체인 형제자매를 돌아보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저를 보며 엘로힘 하나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너무 죄송합니다.
이제는 형제자매와 연합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더 이상 형제자매에게 등 돌리지 않고 마음을 다 주고 싶습니다. 전 세계 복음에도 형제자매와 함께 한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