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러큐스로 이사 온 지 한 달가량 지났을 무렵, 미용실에 가야 해서 지역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이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일 년 전 개업한 미용실이 있었습니다. 전화 예약을 하고 다음 날 아침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예약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미용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 되는 분이 미안하다며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잠시 후 아내를 데리고 왔습니다.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미용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용사가 제게 어느 교회에 다니는지 물었습니다.
“혹시 하나님의 교회라고 들어보셨어요? 저는 하나님의 교회에 다녀요.”
제 말에 갑자기 가위질이 멈췄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요? 거기 안식일 지키고 유월절 지키는 곳 아니에요?”
깜짝 놀라 미용사를 쳐다봤습니다.
“저 한국에서 그 교회 다녔었어요. 거기 사람들 정말 선하잖아요.”
“그럼 우리 자매님이세요?”
“네, 저 2년 전에 사는 게 너무 힘들 때, 거기 시온 맞죠? 시온에 다녔었어요. 미국에 와서 살면서 한국에서 만났던 시온 사람들 연락 다 끊기고 여기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찾을 수도 없어서 그냥 한인 교회에 나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저 하나님의 교회에 다시 가고 싶어요.”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매님이 말을 이었습니다.
“요즘도 삶이 힘들고 괴로웠거든요. 어젯밤에도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다가 잠을 설쳐 오늘 아침에 늦게 나온 거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시온에서 온 분을 만날 줄이야….”
저도 미용실에서 하늘 가족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마치 짜놓은 각본에 따라 이끌려온 느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모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미용실에 오기 전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 부디 우리 식구를 찾게 해달라고요. 즉시 기도에 응답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주 안식일 저녁, 자매님이 시온에 오셨습니다. 일을 마치고 부랴부랴 오느라 얼굴에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묻어 있었지만 몇 년 만에 하나님 품으로 돌아온 자매님은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자매님은 성경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미용실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말씀을 살피며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가는 중입니다. 남편과 지인들을 시온으로 인도하고 싶어 하시는데 자매님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한 자녀도 놓치지 않고 다 찾으시려는, 깊고도 진한 어머니의 사랑이 또 한 영혼을 소생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