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한국 수원, 이경자

조회 6,989

2년 전 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항암 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테라스에서 뜨개질하고 있는데 인상 좋은 환자분이 제게 말을 걸어와 친해졌습니다. 첫인상만큼 성품이 온화한 분이었습니다.

퇴원하고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다 가까운 교회에서 힐링 연주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을 초대했습니다. 거절당할까 봐 조마조마하던 마음은 흔쾌히 오겠다는 말에 싹 사라졌습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훌륭한 연주회였다. 멋진 행사에 초대해줘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용기를 얻어 얼마 뒤 화성동탄교회에서 열린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에도 초대했습니다. 전시회에서도 많은 감동을 받은 그분은 하늘 어머니의 존재를 이해하고 순한 양처럼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자매님은 지금까지 교회에 많이 초대받았지만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초대를 받았을 때는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교회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자매님에게 하나님의 뜻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리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사실 수술하고 항암 치료를 받는 시간이 몹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설교 시간에, 해외 성도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자 애발스럽게 믿음을 지키는 사연을 듣고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건강 악화, 생활의 염려, 불가피한 재난 등 인생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시련을 천국 소망으로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해외 식구들에 비하면 제가 겪는 병고는 참을 만했습니다.

결코 천국으로 나아가는 걸음을 멈추지 말자 다짐했습니다. 기운 없다고 가만히 있기보다 억지로라도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하고, 규례를 통해 하나님께 위안을 받은 덕분에 수술 예후가 좋았습니다.

아프기 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저는 제 안위를 바라는 기도를 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힘겹게 믿음 생활 하는 시온 가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 형제자매들을 위한 기도를 더 자주 하게 됐습니다. 특히 복음 완성을 위해 힘쓰는 전도인들은 제 기도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자매님이 인도된 때가 그즈음이었습니다.

건강과 열매의 축복을 받으면서, 우리가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만 행하면 그것이 곧 우리의 의로움이 된다는 성경 말씀을 온몸으로 체감했습니다(신 6장 25절). 누구에게나 고난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길 힘을 주십니다. 저 또한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하나님의 뜻과 식구들을 생각하며 이겨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