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한국 인천, 강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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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언니가 개신교 교회에 다닐 때였습니다. 하루는 교회에 갔다 오겠다고 집을 나선 언니가 온몸에 멍이 든 채 귀가했습니다. 깜짝 놀라 이유를 물으니 교회에서 종교의식을 행하다 생긴 자국이라고 하더군요.

‘성도의 몸을 상하게 하는 교회가 과연 올바른 곳일까? 하나님은 없는 것이 분명해!’

교회에 불신이 생긴 저는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언니도 그 교회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언니가 다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였습니다. 그런 일을 겪고도 또 교회라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가 저에게 함께 교회에 가보자는 언니의 권유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언니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예전의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유심히 지켜보았는데 걱정과 달리 언니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한결 여유로워지고 남도 잘 배려했습니다. 어쩐지 하나님의 교회는 여느 교회와 다른 듯했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언니가 부러워 저도 고집을 꺾고 하나님의 자녀가 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언니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제 믿음은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같은 설교를 들어도 다른 식구들은 은혜롭다는데 저는 아니었습니다. 진리 말씀이 다 맞고, 성도들의 행실 역시 바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막연한 믿음 생활은 남편이 인도로 발령을 받아 가족이 인도에서 생활하면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집에서 교회까지 두 시간이 걸리는 데다 언어도 달라 식구들과 소통할 수 없다 보니 모든 것이 힘들었습니다. 낯설기만 한 환경이 감당하기 벅차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습니다. 당연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 이토록 매달려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 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설교를 청취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머리로만 받아들였던 말씀들이 서서히 가슴으로 내려왔습니다. “아버지께서 아직까지 일하고 계신다”(요 5장 17절), “어머니께서 우리 허물로 인하여 내어보냄을 입었다”(사 50장 1절) 등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가 고스란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저의 죄로 인해 이 땅까지 오시고 아직도 일하고 계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이 공허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담지 못해서였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복음 전하는 일에 나섰습니다. 직접 발로 뛰어보니 구원의 진리를 알지 못해 죽어가는 인생들을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 더욱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누구보다 남편에게 이 사랑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 남편은 몹시 힘들어했습니다. 휴일도 없이 일하면서 늘 지쳐 있었고 어느 하루는 피곤을 견디다 못해 쓰러지기도 했었습니다. 고생한 남편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위로받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하나님의 존재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제 차가운 마음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녹았듯 분명 남편의 마음도 열릴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 믿음대로 결국 남편이 하나님의 품에 안기던 날, 가슴이 벅차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를 수십 번 외쳤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하나님의 사랑을 진심으로 깨닫고부터 하나님께서 넘치는 축복을 주셨습니다. 끊임없이 열매를 달아주시고 성가대의 축복도 허락해주셨습니다. 긴 시간 기다려주시고 진실한 사랑으로 다가와주신 엘로힘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받은 이 큰 사랑을,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영혼들에게 전하고 또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