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과도 같은 대학생들의 여름방학과 직장인들의 하계휴가. 캠퍼스와 직장에서 학업과 업무에 매진하는 하나님의 교회 청년 성도들이 이때를 기다린 이유는 단순히 스펙을 쌓거나 젊음을 즐기는 데 있지 않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이웃을 돕고 나아가 삶의 터전인 지구를 돌보기 위해서다.
7월 말, 하나님의 교회 대학생봉사단 ASEZ(아세즈)와 직장인청년봉사단 ASEZ WAO(아세즈 와오) 회원 540여 명이 한국에서 84개 도시로 날아갔다. 여권과 여행 가방, 열정과 패기를 빠짐없이 챙겨 출국한 이들은 각 도시와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봉사에 역량을 쏟았다.
대학생봉사단 아세즈의 이번 해외 봉사활동은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결의안’ 이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결의안’이란 지난 7월 15일 열린 2019 전 세계 ASEZ 정상회의에서 42개국 대학생들이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채택한 사항으로, 국가별 범죄 현황에 따른 지역사회 맞춤형 봉사 프로그램 개발, 제로 크라임 스트리트‧스쿨(Zero crime street‧school, 범죄 없는 거리‧학교) 지정, 아세즈 자문위원 제도를 활용한 활동 전문화, 각 분야 리더들과의 소통을 통한 대학생 역량 강화 등의 항목이 있다.
각 도시로 날아간 아세즈 대학생들은 고령화 시대에 생활고로 인한 노인 절도 범죄가 늘고 있다는 논문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캠페인을 기획하는 등, 해당 국가의 범죄 관련 논문과 정부 보고서와 같은 방대한 자료를 활용해 현지 범죄 실태를 면밀히 살피고 그에 맞는 봉사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또한 관련 분야 관계자와 지역 인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간담회를 열어 전문 지식과 경험을 얻었다. 과테말라 국립문화궁전(前 대통령궁), 호주 혼즈비 시청, 남아공 자유주립대 등 주요 기관과 대학교에서 열린 아세즈 간담회에서는 단순 절도부터 총기 범죄에 이르기까지 국가별로 심각한 범죄 사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대학생들을 접견한 과테말라 하페트 프랑코 부통령은 “대학생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칭찬하며 향후 지원을 약속했다. 페루 에드가르도 로페즈 카야오 경찰서장은 “우리는 2만 6천 명의 학생이 범죄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그 일환으로 여러분과의 협력을 원한다. 학생들이야말로 카야오, 나아가 페루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아세즈 활동을 지지했다.
다양한 경로로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봉사 계획을 세운 아세즈는 곧바로 행동에 돌입했다. 봉사는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여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 설계 기법)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필리핀 발렌수엘라에서는 청소년 범죄가 왕왕 발생하는 골목에 가족 벽화를 그리고, 영국 엡솜에서는 쓰레기를 치우며 거리 분위기를 밝혔다. 페루 아레키파에서는 메마른 거리에 나무를 심어 온기를 불어넣었다.
지역 학교와 지자체를 방문해 제로 크라임 스트리트‧스쿨 프로젝트의 첫걸음도 뗐다. 필리핀 말란데이국립고등학교 엘레너 산토스 교장은 “학교에서부터 폭력과 범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한데, 그 해답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말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인도 파나지‧멕시코 멕시코시티‧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회원들이 세미나·콘퍼런스·포럼을 개최해 범죄의 위험성을 알리며 인식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
‘Tap(두드리다)’과 ‘Take Action(행동으로 옮기다)’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긴, 직장인청년봉사단 아세즈 와오의 ‘탭(TAP, Take Action Project)’ 활동. ‘세계 경제의 동력인 직장인들이 인간과 지구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 사람들의 의식을 두드려 함께 행동하고, 함께 변화한다’는 취지의 봉사 프로그램이다.
짧은 휴가를 이용해 해외로 향한 아세즈 와오는, 다분야에서 일하며 얻은 풍부한 지식과 평소 탭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구촌 유수 도시에서 환경 오염, 청소년‧노인‧보건문제 등 국제사회 공동 과제 해결에 앞장섰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파밍데일 공공도서관에서는 플라스틱 줄이기 포럼을 개최해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우고, 뉴질랜드 웰링턴에서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시나무(gorse)를 제거했다. 멕시코 구스타보아마데로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구강 위생 보건교육을 진행한 데 이어 인도 라이푸르에서는 헌혈릴레이와 캠페인을 벌여 시민들에게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건 당국의 혈액 수급도 도왔다.
민간 사절단 역할도 톡톡히 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SK(A)부킷케만델학교에서는 한글 교실과 한국 전통 놀이마당을, 대만 타이중의 지역 양로원에서는 한국 문화 행사를 열어 학생들과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봉사활동으로 뜻깊은 휴가를 보내는 아세즈 와오의 소식이 현지에 알려지면서 언론 매체의 보도와 지자체 관계자들의 격려, 시민들의 환영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아세즈 와오 회원들의 열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는 이웃과 지역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고 궁극적인 환경 위험으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디펜더, Chicago defender‧미국 온라인 언론 매체
“여러분의 활동이 캄보디아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A부터 Z까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아세즈 와오를 지지한다.” 캄보디아 교육체육부 부촘세러이 차관
빠듯한 일정을 마친 아세즈 와오는 귀국 전, 필리핀 캘루컨 오스카 G. 말라피탄 시장, 미국 케빈 토마스 상원의원 등 여러 기관과 단체, 인사 들로부터 감사패와 표창장을 받았다. 미국 글렌데일에서는 회원들이 시의원 정기 회의에 초대되어 시의원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구강 위생 보건교육을 진행한 김유진(나주, 치위생사) 자매는 “성장기의 치아 관리가 정말 중요한데 그래서인지 선생님들이 더 고마워하셨다. 평소 업무를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으로 지구 반대편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뿌듯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지니는 것”이라는 말처럼, 세계 각지에서 봉사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경험과 지혜의 소산을 얻은 청년들은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캠퍼스와 직장에 복귀했다. 이들은 활동 사례를 공유하며 지자체‧복지 기관과 연계한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