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빔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섬기던 우상. 복수명사

4301 읽음

“라헬이 그 드라빔을 가져 약대 안장 아래 넣고 그 위에 앉은지라 … 라반이 그 드라빔을 두루 찾다가 얻지 못한지라 야곱이 노하여 라반을 책망할새 … 외삼촌께서 내 물건을 다 뒤져 보셨으니 외삼촌의 가장집물 중에 무엇을 찾았나이까 여기 나의 형제와 외삼촌의 형제 앞에 그것을 두고 우리 두 사이에 판단하게 하소서”창 31장 34∼37절

드라빔은 야곱의 외삼촌 라반이 살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선 집에다 모셔두는 가족 우상이었다.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그의 부인 라헬이 친정아버지의 드라빔을 훔쳐 온 최초의 사건으로부터 사사시대나 왕권시대, 남북왕조 시대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율법이 존중받지 못한 시대에는 각종 우상숭배와 함께 드라빔 숭배가 성행했다. 특히 사사시대에는 하나님을 섬기는 일의 체계가 세워져 있지 않아 각 지파대로, 또는 각자가 산당을 짓고 나름대로 제사를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삿 17장 1절∼18장 31절). 그러나 하나님께서 보내신 선지자들이 등장하면 그 우상들은 파괴되었다.

선지자 사무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치 아니하여 아말렉을 온전히 진멸하지 아니한 사울왕에게 하나님 말씀을 거역하며 고집을 부리는 것은 드라빔[邪神 偶像,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다고 하였다(삼상 15장 22∼23절). 또한 요시야가 왕이 되어 유월절 진리를 복구하며 종교 개혁을 단행할 때에도, 유다 땅과 예루살렘에 보이는 신접한 자와 박수와 드라빔과 우상과 모든 가증한 것을 다 제하였다(왕하 23장 24절).

우상을 만들지 말고 섬기지 말라는 십계명이 있었음에도 이스라엘 민족들은 늘 이방인들의 우상을 숭배하는 악한 행위를 저질렀다. 드라빔 숭배는 가정이나 부족의 수호신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이스라엘 민족들이 우상을 섬기는 데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이 드라빔이다. 드라빔의 크기는 라헬이 말 안장 밑에 깔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사사시대를 거치면서 커진 것으로 추측된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했을 때 사울의 딸 미갈은 남편 다윗을 피신시키고 나서 우상(드라빔)을 침상에 뉘고 염소털로 엮은 것을 그 머리에 씌우고 의복으로 덮어 남편이 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었다(삼상 19장 8∼17절). 이로 볼 때 드라빔의 크기가 사람의 키만큼 커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가랴 선지자는 드라빔을 이용해 점을 치는 사람들이 허탄한 것을 말하며 거짓을 말하는 자들이라고 지적하였다.

“대저 드라빔들은 허탄한 것을 말하며 복술자는 진실치 않은 것을 보고 거짓 꿈을 말한즉 …”슥 10장 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