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통회하는 마음을 멸시치 않으시는 하나님
매달 복음의 열매를 맺는 식구들을 보며, 이렇다 할 결실이 없던 저는 애가 탔습니다. ‘내가 아직 하나님 앞에 합당한 마음을 갖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 주의 은택으로…
멕시코 톨루카 안드레아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요 13장 1절 ‘끝까지 사랑하시니라’는 말씀을 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운명하시는 그 시간까지 사랑하신다고 이해했었습니다. 그런데 영어 성경(NIV)을 보고 이 구절의 ‘끝까지’가…
필리핀 케손시티 이의선
못난이 손가락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으면, 그때 수술을 시켜주었다면⋯.” 오늘도 어머니는 제 손가락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십니다. 어릴 적 추운 겨울이면 어머니는 다가올 명절에 먹을 떡을 만드시느라 밤늦게까지 잠자리에 들지 못하셨습니다. 일곱 살 개구쟁이였던 저는 어머니가 음식 준비를 하시는 틈을 타서 부엌에서 쇠젓가락…
한국 화성 이제봉
영원한 삶을 위해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쓴 《걸리버 여행기》는 1부 ‘작은 사람들의 나라’를 시작으로 총 4부까지 이어지는 기행문 형식의 풍자 소설이다. 이 책은 동화로 각색되어 아이들에게 많이 읽혔다. 청소년 시절, 걸리버 여행기 완역판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매우 인상 깊게 본 내용이…
한국 인천 최재웅
엄마와 빛
어릴 적 우리 집은 깊은 산골짜기에 있었다. 열네 가구가 전부인 마을에는 버스도 들어오지 않았다. 초등학교까지 가려면 걸어서 사십 분, 중학교는 자전거를 타도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고등학교는 도저히 집에서 다닐 수 없어 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주중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주말이 되면…
한국 양산 주점열
엄마가 되어서야
저는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시골이라 좋은 점도 많았지만 시내에서 파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기다리던 날은, 도시에 있는 작은아버지가 종합과자 선물세트를 사서 들르는 명절과 제 생일이었습니다. 엄마는 특별한 음식을 기대하는 제 마음을 아시고…
한국 춘천 기금주
서로 다른 우리가 연합할 때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쫄면을 만들 때 썼던 깻잎과 콩나물 약간, 비빔밥을 해먹고 남은 당근과 베이비채소 몇 줌, 미나리와 쑥갓과 알배기 배추 1통. 음식 재료로 쓰고 조금씩 남은 채소와 나물들이 냉장고 한편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한국 서울, 이혜경
산행
“엄마, 내 배낭 엄마가 들어주면 안돼?” 남편이 출장을 간 휴일,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궁리하다 산행을 택했다. 그런데 아이가 시작부터 보챈다. “많이 무겁니? 금방 약수터 나오니까 조금만 참아. 거기서 좀 쉬자.” 등산에 익숙지 않은 아이는 마실 물과 과자 등 자기…
한국 창원, 조은진
내 영혼의 호흡
“엄마, 나 기흉이라는데? 빨리 수술 안 하면 죽을 수도 있대.” 숨쉬기가 불편하고 힘들다며 병원에 간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곧바로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어머니, 방금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요, 아드님이 무척 위험한 상황입니다. 지금 바로 수술해야 합니다. 입원부터 시키고 수술 준비하고…
한국 청주, 김은미
군대에서 알게 된 행복
내가 군에 입대할 때 부모님은 슬픈 기색 없이 나를 배웅해주셨다. 그 모습에 ‘우리 엄마 아빠는 안 슬퍼하셔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훈련소로 들어갔었다. 몇 주가 지나 훈련소 수료식을 하던 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달려와 안아주시는 부모님을 뵈었다. 나는 그제야 부모님이…
한국 부산, 김승혁
엄마에게 중요한 것
일요일 저녁, 친구를 만나고 집에 와보니 엄마의 새끼손가락에 반창고가 여러 겹 붙어 있었다. “엄마, 손 왜 그래요?” “응, 뭐 좀 하다가 살짝 베였어.” 한눈에 봐도 살짝 벤 정도가 아니라서 빨리 병원에 가보자고 했지만 엄마는 별것 아니라며 내일 가도 된다고 했다.…
한국 서울, 이선미
고향 그리고 어머니
모처럼 쉬는 날, 미뤄둔 집안일을 정신없이 하느라 휴대폰 벨이 울리는 것도 몰랐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하셨네요?” “그래, 자는 걸 깨운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일어났니?” “그럼요. 지금이 몇 신데요.” 엄마는 애들 교육비에 보탤 겸 몇 년째 파트타임으로…
한국 의정부, 김향순
잃어버린 추억
어렸을 때 텔레비전에 나오는 만화를 무척 좋아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만화를 볼 생각에 늘 설렜다. 만화 상영이 끝나면 아쉽기 짝이 없었다. 재미있는 만화를 두고두고 볼 방법을 궁리하다가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앞부분에 네모난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을…
한국 강릉, 홍순태
어머니의 심부름
저는 삼 형제 중 둘째입니다. 저희 형제들은 호주 멜버른에 흩어져 살고 있고, 부모님은 멜버른에서 차로 아홉 시간 걸리는 애들레이드에 거주하십니다. 저희는 일 때문에 자주 부모님을 뵈러 가지 못하지만 어머니는 저희가 아프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와서 돌봐주십니다. 한…
호주 멜버른, 정연욱
진정한 휴식
많은 직장인들이 새해 달력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연휴 날짜를 세어 보는 것이다. 그만큼 연휴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준다.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 2018년 가을은 행복의 절정이었다.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추석 연휴가 5일, 뒤이어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어 장장…
한국 사천, 이재욱
생일 케이크
어릴 적, 가정 형편이 몹시 어려웠습니다. 엄마는 칠 남매를 먹여 살리려고 벽이나 바닥, 변기를 수리하는 고된 일을 하셨습니다. 인부를 고용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엄마 혼자서 그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막일을 하는 엄마를 부끄러워하는 막내딸이었습니다. 엄마는 식료품을 사려고 밤새 가방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수자나
어느 사형수의 후회
하늘나라에서 지은 우리 죄가 얼마나 흉악한 것인지, 또 엘로힘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불라와요 시온은 국립과학기술대학교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나이나 직업 등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어느 날…
짐바브웨 하라레, 샤바
어머니의 사랑은 특별한 사랑
어떤 이들은 인생이 사랑에 기반한다고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는 과정을 보면 그 말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서로 보살핌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랑으로 연결되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연인 간에, 친구 간에, 부모자식과 형제자매 간에… 참으로 다양한 관계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몽골 울란바토르, 바야사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가락
초등학생 시절, 이모 손에 이끌려 큰 병원에 갔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간 병원에는 환자복을 입은 낯익은 얼굴이 있었습니다. 엄마였습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엄마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야! 아이고, 아파라.” 의사 선생님이 붕대로 칭칭 감긴 엄마 손에 소독제를 붓자 엄마는 아프다고 하면서도…
대만 가오슝, 안지영
최고의 코디네이터
어렸을 때 엄마는 언제나 제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사주셨습니다. 옷뿐만 아니라 신발과 벨트도 엄마가 사준 것들은 항상 제 몸에 딱 맞았습니다. 엄마가 골라준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춘기에 들면서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옷이 사고 싶어졌습니다. 용돈을…
짐바브웨 하라레, 타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