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엄마의 기억
병원에 입원한 엄마가 밭에 심어둔 푸성귀 걱정을 어찌나 하던지, 동생과 어떻게든 정리하겠노라고 큰소리를 치고 친정집에 내려왔다. 밭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고 나니 팔다리는 천근만근이고 어깨며 허리 등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두꺼운 노트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나,…
한국 충주 김선숙
저에게도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릴 적 헤어진 엄마 얼굴은 사진을 보아야 겨우 기억날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변에서 누군가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조차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했습니다. 일상을 엄마에게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안 되면서도 퍽 부러웠고요. 그런 저에게도 어머니가 생겼습니다. 열일곱 살에…
한국 대전 이하영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절기를 맞아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시온 식구들과 ‘일만 번제’ 연합 기도를 올리기로 계획했습니다. 40일 동안 일만 번의 기도를 드리자는 것인데, 처음 계획을 들었을 때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한국 대전 최윤정
아빠를 돕던 날
아빠는 건설 현장에 간식과 음료수를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무거운 박스를 옮기고 어떤 때는 냉장고도 혼자 날라야 해서 환갑이 넘은 아빠가 하시기에는 힘에 부치는 일입니다. 늘 걱정은 하면서도 아빠를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다가 지난 근로자의 날에는 큰맘 먹고 아빠를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한국 서울 박소연
사랑을 돌려주다
어느 날, 버스에 승차하는데 늘 사용하던 교통카드가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뒤에 타는 승객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아 계속 터치해 봐도 오류 메시지만 떠 무척 난감했습니다. 그때 뒤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제가 대신 찍어드릴게요” 하더니 차비를 대신 내주고 자리로…
한국 창원 김민정
하나님의 능력
최근 짐을 옮겼습니다.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가벼운 물건도 있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여럿이 힘을 합쳐 겨우 옮기면서, 사람의 힘이 생각 외로 약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북편 하늘을 허공에…
한국 경산 이대우
정확한 진단
어느 새벽, 갑자기 명치 부근이 심하게 눌리는 느낌에 잠에서 깼습니다. 처음 느껴보는 통증에 무슨 병이라도 걸린 건가 싶어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에서도 병명을 알 수 없었습니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밤새 뒤척이다 아침을 맞았습니다.…
한국 용인 홍정은
구원의 손길
가뭄으로 말라버린 호수에서 물고기들을 구출하는 영상을 봤다. 비가 오지 않아 물이 거의 없는 호수에는 많은 물고기가 죽어 있었다. 사람들은, 군데군데 남은 물웅덩이에 바글바글 모여 입만 겨우 내밀고 뻐끔대는 물고기들을 뜰채로 떠 커다란 수조에 넣었다. 물이 충분한 큰 호수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한국 서울 유남철
목적이 분명하면
아침마다 늦잠꾸러기 딸을 깨우는 일은 정말이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하루의 시작을 망치고 싶지 않아 최대한 부드럽게 깨워보려 애쓰지만, 비몽사몽 정신을 못 차리는 딸아이를 보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집니다.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면 아이를 억지로 일으켜서 화장실로 들여보냅니다. 이런 딸아이가 내일 아침에는…
한국 순천 김현임
밀가루 떡국
유년 시절, 엄마는 여섯 남매를 가르치고 먹이느라 늘 빠듯한 살림을 꾸렸다. 하루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저녁은 떡국이다!” “와아, 진짜?” 쌀이 귀하던 시절 떡국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숨도 안 쉬고 서너 그릇을 비웠지…
한국 부산 안성분
천국 갈 준비
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합니다. 현장에서는 작업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한편에 관리자들이 근무할 가건물을 짓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던 가건물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가건물 안에 회사 관련 서류도 늘어가고, 필요한 개인 물품을 하나하나 가져다 놓으니 불편함은 거의…
한국 대전 김미영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한 바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주제의 강의를 들었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 보는 강의 도중 한 사람이 “당시 나라가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자, 강사는 “그럼 지금도 나라가 약하면 그런 일이 벌어져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한국 구리 심현지
황조롱이 가족의 이소(離巢) 작전
새들이 부화한 지 한 달쯤 되면 둥지를 떠나 독립하는데 이를 이소(離巢)라고 합니다. 언젠가 이소 할 때가 된 황조롱이 가족의 사연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에서인지 아파트 13 층의 베란다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황조롱이 부부는 여섯 마리의 새끼를 정성으로 길렀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던…
한국 고양 윤은주
고장 난 자동차
탈탈탈탈. 톨게이트를 통과해 고속도로에 들어설 무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엔진 경고등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하필⋯.’ 연휴의 마지막 날, 그것도 일요일 오후라 문을 연 카센터도 없었다. 난감했다.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부터 이상해진 것은 아니었다. 엔진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다 꺼지기를 반복했지만 시동이 켜지고…
한국 익산 백현미
전 세계 언어는 몇 개일까요?
세계 각지로 나가 복음을 전파하는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어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전 세계에는 몇 개의 언어가 있을까요? 대략 7100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한 언어의 개수는 80억여 개입니다. 바로 전 세계 인구수입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한국 서울 주영호
저희 믿음을 보시고
“사람들이 한 중풍병자를 네 사람에게 메워 가지고 예수께로 올새 무리를 인하여 예수께 데려갈 수 없으므로 그 계신 곳의 지붕을 뜯어 구멍을 내고 중풍병자의 누운 상을 달아 내리니 예수께서 저희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소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니” 막…
한국 창원 김남숙
설명서를 잘 읽어야
장을 보러 갔다가 계란찜을 더 부드럽게 만들어 보려고 전동휘핑기를 샀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건전지를 끼우고 테스트를 해봤더니 작동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다 쓴 건전지를 넣었나 싶어 다른 건전지로 갈아 끼워봐도 작동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별 수 없이 매장에 전화하려는 순간…
한국 창원 추보라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을 인하여
진리를 깨달은 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수많은 사람 중 왜 나를 택하셨을까?’ 똑똑하지도, 그렇다고 하나님을 열심히 찾지도 않았는데 귀한 축복을 받은 것이 송구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은 연고가 아니라 너희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 정희종
열매 수확의 기쁨
어린 시절, 산골 마을에서 자란 저에게 놀이터는 주변에 활짝 펼쳐진 논밭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일손을 돕는 것은 가장 재미있는 놀이 중 하나였지요. 농번기에는 호미와 곡괭이를 들고 온 밭을 누비거나 농작물에 약을 치는 부모님 뒤를 졸졸 따라다녔고, 수확 철이 되면 콩과 고추를 따거나…
한국 김천 박정아
엄마를 찾습니다
길을 가다 ‘엄마를 찾습니다’라는 전단지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부모가 자녀를 찾는 경우는 많이 봤지만 자녀가 엄마를 찾는 내용은 생소했다. 어릴 적 헤어진 엄마를 찾는 전단지에는 광고를 낸 사람의 어릴 적 사진과 현재 사진, 처음 발견된 곳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한국 여수 변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