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엄마의 김장 김치
초겨울 무렵이었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이 느껴지기에 친정엄마일 거라 예상했는데 적중했습니다. 김장 끝났으니 와서 가져가라는 전화였습니다. 발신인도 확인하지 않고 엄마라 확신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3일 전부터 엄마가 매일 전화로 김장 진행 상황을 보고(?)했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 엄마는 여름내 오빠와 고생해서 직접 기른 고추에다가, 옆집에서 농사지어 말린 고추 한 포대까지 얹어주시며 제게 신신당부하셨습니다. “막둥아, 엄마가 건강하믄 다 다듬고 가루로 맹글어서 줄 것인디 인자는 힘이 없어서 그리 못 하것다. 긍게 장 서방이랑 다듬어서 김장 맛나게 담가 묵으라잉.” 엄마의 당부가 무색하게 우리 집으로 온 고추는 창고로 직행했습니다. 이후 엄마는 수차례 고추를 다듬었는지 물으셨고, 그때마다 저는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시라는 말로 얼버무렸습니다. 겨울로 접어들며 여기저기서 김장 소식이 들려올 즈음, 집안 행사로 온 가족이 친정에 모였습니다. “느그도 인자 김장 해야제. 고추는 다듬었냐? 올해도 밭에…
한국 순천 구연희
엄마의 기억
병원에 입원한 엄마가 밭에 심어둔 푸성귀 걱정을 어찌나 하던지, 동생과 어떻게든 정리하겠노라고 큰소리를 치고 친정집에 내려왔다. 밭에서 하루를 꼬박 보내고 나니 팔다리는 천근만근이고 어깨며 허리 등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두꺼운 노트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나, 세상에⋯.’ 얼마 안 되는 푸성귀를 판 뒤, 저녁이면 엎드려 가계부를 쓰던 엄마가 매일 정성스레 써 내려간 일기장이었다. 노트에는, 지난 2년 동안 빠듯한 시골 살림을 꾸린 엄마의 고단한 나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몸 안에 암이란 녀석이 자라는 것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약에 의존해 온 엄마는 ‘하나님, 감사합니다’로 하루를 시작했다가도 ‘하나님, 너무 힘들고 지칩니다’로 끝을 맺고는 했다. 그 외에는 몽땅 자식들 얘기뿐이었다. ‘출퇴근길에 매일 안부 전화를 하는 막내아들이 든든하다. 막내를 안 낳았으면 어찌 됐을까?’ ‘하나님, 아들이 해외 출장을 갑니다. 사고 없이 건강하게…
한국 충주 김선숙
저에게도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릴 적 헤어진 엄마 얼굴은 사진을 보아야 겨우 기억날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변에서 누군가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조차도 어색하고 낯설기만 했습니다. 일상을 엄마에게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안 되면서도 퍽 부러웠고요. 그런 저에게도 어머니가 생겼습니다. 열일곱 살에 시온에서 만난 하늘 어머니. 엄마의 빈자리가 채워져 어찌나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던지요.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기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제 저는 이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습니다. 제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고 매일 넘치는 사랑으로 위로해 주시는 어머니가 제게도 계시니까요.
한국 대전 이하영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절기를 맞아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시온 식구들과 ‘일만 번제’ 연합 기도를 올리기로 계획했습니다. 40일 동안 일만 번의 기도를 드리자는 것인데, 처음 계획을 들었을 때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전 4장 9~11절 식구들과 매일 기도 현황을 공유하며 40일이 지나고 보니 기적처럼 일만 번제 기도가 달성되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던 목표가 이뤄진 것을 보며 ‘연합하면 잘된다’ 하신 하늘 어머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하나님 뜻 안에서 연합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한국 대전 최윤정
아빠를 돕던 날
아빠는 건설 현장에 간식과 음료수를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무거운 박스를 옮기고 어떤 때는 냉장고도 혼자 날라야 해서 환갑이 넘은 아빠가 하시기에는 힘에 부치는 일입니다. 늘 걱정은 하면서도 아빠를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못하고 있다가 지난 근로자의 날에는 큰맘 먹고 아빠를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함께 일하러 가겠다고 말씀드리자 아빠는 “많이 힘들 텐데 할 수 있겠어? 한 번 하고 다신 안 하겠다고 하는 거 아니야?” 하며 웃으셨습니다. 당일 이른 아침, 포근한 이불 속을 빠져나와 씻으러 가는 것부터 전쟁이었습니다. ‘나도 직장 다니는데 휴일에 늦잠도 자고 좀 쉬어야지. 가지 말고 그냥 더 잘까?’ 하는 생각이 수백 번도 더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매일 아침 이러실 텐데 가족을 위해 쉬지 못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에 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일터에 도착해 아빠와 똑같이 장갑을 끼고 음료수와 간식 박스를 날랐습니다.…
한국 서울 박소연
사랑을 돌려주다
어느 날, 버스에 승차하는데 늘 사용하던 교통카드가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뒤에 타는 승객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아 계속 터치해 봐도 오류 메시지만 떠 무척 난감했습니다. 그때 뒤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제가 대신 찍어드릴게요” 하더니 차비를 대신 내주고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며칠 뒤, 버스에 몸이 다소 불편해 보이는 남자분이 탔습니다. 지갑에서 카드를 제대로 못 꺼내는 건지 카드 접촉을 못 하고 계속 허둥대기에 “제가 찍어드릴게요” 하고 대신 차비를 계산해 드렸습니다. 내릴 때가 되어 일어서서 문 쪽으로 가는 제게 그분은 “감사합니다” 하고 힘겨우면서도 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쑥스러워서 “네”라는 짧은 대답과 미소만 보이고 내리는 사이 마음속에서 기쁨이 일렁였습니다. 받은 사랑을 갚을 기회가 생겨 좋았습니다. 세상에서도 이런 사랑을 베풀고 사는데 그간 시온 식구들에게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반성도 됐습니다.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에…
한국 창원 김민정
하나님의 능력
최근 짐을 옮겼습니다.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가벼운 물건도 있었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여럿이 힘을 합쳐 겨우 옮기면서, 사람의 힘이 생각 외로 약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북편 하늘을 허공에 펴시며 땅을 공간에 다시며” 욥 26장 7절 지구를 우주 공간에 띄워놓으신 권능의 하나님이 제 부모님이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하나님 안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확신이 듭니다. 복음 길에서 매 순간 저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오늘도 겸손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읍니다.
한국 경산 이대우
정확한 진단
어느 새벽, 갑자기 명치 부근이 심하게 눌리는 느낌에 잠에서 깼습니다. 처음 느껴보는 통증에 무슨 병이라도 걸린 건가 싶어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에서도 병명을 알 수 없었습니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밤새 뒤척이다 아침을 맞았습니다. 명치 부근은 여전히 답답하고 쓰렸습니다. 어찌나 아프던지, 물을 마실 때는 물론이고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습니다. 곧바로 근처 내과를 찾았습니다. 의사 역시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라는 당부와 함께 약을 처방해 주면서 계속 아프면 다른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습니다. 약을 먹고 사흘이 지나도록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답답한 증상은 수시로 반복됐고, 뜨거운 음식이나 조금이라도 간이 되어 있는 음식을 먹는 일은 고역이었습니다. 눕는 것도, 자는 것도 힘들어지자 결국 다른 병원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처음 받아보는 검사라서…
한국 용인 홍정은
구원의 손길
가뭄으로 말라버린 호수에서 물고기들을 구출하는 영상을 봤다. 비가 오지 않아 물이 거의 없는 호수에는 많은 물고기가 죽어 있었다. 사람들은, 군데군데 남은 물웅덩이에 바글바글 모여 입만 겨우 내밀고 뻐끔대는 물고기들을 뜰채로 떠 커다란 수조에 넣었다. 물이 충분한 큰 호수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수조에 물고기를 너무 많이 채우면 산소가 더 빨리 부족해지기에 물고기들이 죽기 전에 신속히 큰 호수로 옮겨야 했다. 한마디로 모든 물고기를 한 번에 구출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수조가 꽉 차자 어쩔 수 없이 작업을 멈추고 서둘러 차의 시동을 걸었다. 먼 거리에 있는 큰 호수로 이동해 수조의 물고기들을 풀어놓자 조금 전 거칠게 호흡하던 모습은 간데없이 물고기들은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자유롭게 헤엄쳐 갔다. 조그만 물웅덩이에서 옴짝달싹 못 하다가 넓은 호수를 만났으니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영상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른 호수에 남겨진 물고기들은 웅덩이의…
한국 서울 유남철
목적이 분명하면
아침마다 늦잠꾸러기 딸을 깨우는 일은 정말이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합니다. 하루의 시작을 망치고 싶지 않아 최대한 부드럽게 깨워보려 애쓰지만, 비몽사몽 정신을 못 차리는 딸아이를 보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집니다.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면 아이를 억지로 일으켜서 화장실로 들여보냅니다. 이런 딸아이가 내일 아침에는 분명히 일찍 일어날 거라고 확신합니다. 빙상장으로 체험 학습을 가는 날이거든요. 학교에서 야외 체험 학습을 가거나 학원에서 소풍이라도 가는 날이면 딸아이는 제가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일어납니다. 알아서 하는 정도가 아니라 터무니없이 이른 시간에 자기를 깨워달라고 하며 알람도 여러 개 맞춰놓고 아빠에게도 자신의 기상 시간을 알려줍니다. 목적이 분명하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찍 일어날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거지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편히 잠든 딸아이를 보자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제가 신앙생활을 하는 목적은 영혼이 구원받아 천국에 돌아가는 것인데 이 목적이…
한국 순천 김현임
밀가루 떡국
유년 시절, 엄마는 여섯 남매를 가르치고 먹이느라 늘 빠듯한 살림을 꾸렸다. 하루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저녁은 떡국이다!” “와아, 진짜?” 쌀이 귀하던 시절 떡국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숨도 안 쉬고 서너 그릇을 비웠지 싶다. 단언컨대 그렇게 맛있는 떡국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세월이 흐른 뒤 엄마가 고백했다. 매일 밀가루 음식과 꽁보리밥에 질려 있을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해 낸 음식이 밀가루 반죽을 길게 말아서 썰어 끓인 떡국이었는데 우리가 어찌나 잘 먹던지 웃음 반, 눈물 반이었다고. 육 남매를 배불리 먹이는 게 소원이던 엄마를 떠올리다 하늘 어머니 생각이 났다. 매월 발행되는 《엘로히스트》와 매일 업로드 되는 영상물들은 하늘 자녀들에게 더 맛있는 영적 양식을 먹이기 위한 하늘 어머니의 사랑의 산물이리라.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은 어떻게 하면…
한국 부산 안성분
천국 갈 준비
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합니다. 현장에서는 작업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한편에 관리자들이 근무할 가건물을 짓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던 가건물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가건물 안에 회사 관련 서류도 늘어가고, 필요한 개인 물품을 하나하나 가져다 놓으니 불편함은 거의 없어졌지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갑자기, 가건물을 없애고 건축이 마무리되는 건물에 들어간다며 짐을 정리해 두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사무실로 사용했던 곳은 임시 거처였지만 오래 생활하다 보니 계속 이곳에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이사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늘어난 서류와 짐이 부담스러웠고,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고민됐습니다. 가건물이 사라지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전혀 준비하지 않았기에 이사가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무실 이전에 대해 고민하면서, 문득 이 땅에 살며 영원한 내 집인 천국에 가기 위한 준비를 잘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한국 대전 김미영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한 바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주제의 강의를 들었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 보는 강의 도중 한 사람이 “당시 나라가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자, 강사는 “그럼 지금도 나라가 약하면 그런 일이 벌어져도 되는가?”라고 물었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안위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 롬 15장 4절 성경에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서 축복받은 인물과 불순종으로 멸망받은 인물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지나간 시대의 일이 성경에 자세히 기록된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지난 역사를 교훈 삼아 바르고 복되게 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옳지 못한 행위를 스스로 합리화하지는 않았는지 나를 돌아본다.
한국 구리 심현지
황조롱이 가족의 이소(離巢) 작전
새들이 부화한 지 한 달쯤 되면 둥지를 떠나 독립하는데 이를 이소(離巢)라고 합니다. 언젠가 이소 할 때가 된 황조롱이 가족의 사연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에서인지 아파트 13 층의 베란다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황조롱이 부부는 여섯 마리의 새끼를 정성으로 길렀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새끼들 중 한 마리가 유독 파닥거리며 날갯짓을 계속하더니 조용히 날아올라 둥지를 떠났습니다. 며칠 뒤 또 다른 한 마리가 갑자기 발로 바닥을 긁으며 날갯짓을 했습니다. 건너편 아파트에서 이 모습을 본 어미 새와 아빠 새가 둥지 근처로 날아와 마치 응원을 보내듯 꼼짝하지 않고 새끼를 지켜보았습니다. 새끼는 난간 위에 올라서서 날개를 치다가 결국 이소에 성공했습니다. 이소한 두 마리를 빼고 둥지에 남은 네 마리의 새끼는 아직 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보였습니다. 한 마리가 베란다 밖으로 살짝 발을 내밀어 보다가 금세 도로…
한국 고양 윤은주
고장 난 자동차
탈탈탈탈. 톨게이트를 통과해 고속도로에 들어설 무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엔진 경고등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하필⋯.’ 연휴의 마지막 날, 그것도 일요일 오후라 문을 연 카센터도 없었다. 난감했다.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부터 이상해진 것은 아니었다. 엔진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다 꺼지기를 반복했지만 시동이 켜지고 운전에 지장은 없기에 여기저기 볼일을 보며 차를 끌고 다녔다. 설마 무슨 일이 생기랴 싶었다.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서울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250킬로미터 남짓. 고속도로에서 시동이 꺼지면 어쩌나 걱정은 됐지만 차를 고치고 가려면 연고지도 없는 도시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 어떻게든 집까지 가보기로 마음먹고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엔진 경고등에 다시 불이 들어올 줄이야. 이번에는 증상이 심각했다. 소리도 요란하고 경고등에 불이 켜지는 시간도 길어졌다. 당장이라도 차를 멈추고 싶었지만 고속도로라서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기어이 사달이 난 것은…
한국 익산 백현미
전 세계 언어는 몇 개일까요?
세계 각지로 나가 복음을 전파하는 형제자매들의 모습을 보면서 언어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전 세계에는 몇 개의 언어가 있을까요? 대략 7100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한 언어의 개수는 80억여 개입니다. 바로 전 세계 인구수입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삶의 경험과 가치관을 기반으로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판단을 합니다. 같은 단어나 문장을 제각각 받아들이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화하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 상대방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복음의 길은 80억여 개의 언어를 한 가지 언어로 줄여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일하게 하늘 본향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의 언어로요. 사랑, 배려, 겸손, 온유가 담긴 천국의 언어를 배우면서 각자 가진 언어의 장벽을 모두 허물고 하나 되어 다 함께 천국에 입성했으면 합니다.
한국 서울 주영호
저희 믿음을 보시고
“사람들이 한 중풍병자를 네 사람에게 메워 가지고 예수께로 올새 무리를 인하여 예수께 데려갈 수 없으므로 그 계신 곳의 지붕을 뜯어 구멍을 내고 중풍병자의 누운 상을 달아 내리니 예수께서 저희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소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하시니” 막 2장 3~5절 중풍병자가 죄 사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께서 중풍병자를 도왔던 무리의 믿음을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전하다 보면 진리를 깨닫지 못해 날선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간혹 만납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돌아서고 싶지만 전도자의 간절함과 애발스러움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실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습니다. 노아와 롯의 믿음을 기쁘게 여기신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속한 가족들까지 구원해 주셨던 것처럼, 시온 자녀 한 사람 한 사람의 간절함과 긍휼의 마음이 인류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을 전하는 다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한국 창원 김남숙
설명서를 잘 읽어야
장을 보러 갔다가 계란찜을 더 부드럽게 만들어 보려고 전동휘핑기를 샀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건전지를 끼우고 테스트를 해봤더니 작동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다 쓴 건전지를 넣었나 싶어 다른 건전지로 갈아 끼워봐도 작동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별 수 없이 매장에 전화하려는 순간 휘핑기 옆면에 그려진 그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건전지를 넣는 방향을 알려주는 그림이었습니다. 사실 제품 구입 시 그 부분에 하얀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건전지 끼우는 방법이 적힌 설명서였는데 ‘누가 이런 걸 모를까 봐’ 하면서 뜯어버린 기억이 났습니다. 다시 설명서를 찾아 자세히 읽고 건전지를 똑바로 끼워 넣고서야 휘핑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설명서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다짜고짜 매장에 전화해서 따졌다면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습니다. 천국 갈 수 있는 설명서인 성경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자기 방법으로 구원을 바라면 심판대 앞에서 민망한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아직…
한국 창원 추보라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을 인하여
진리를 깨달은 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수많은 사람 중 왜 나를 택하셨을까?’ 똑똑하지도, 그렇다고 하나님을 열심히 찾지도 않았는데 귀한 축복을 받은 것이 송구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은 연고가 아니라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 여호와께서 다만 너희를 사랑하심을 인하여, 또는 너희 열조에게 하신 맹세를 지키려 하심을 인하여 자기의 권능의 손으로 너희를 인도하여 내시되 ⋯” 신 7장 7~8절 어떤 자격을 갖추어서가 아니라 단지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셔서 택하셨다는 말씀에 가슴이 뜁니다. 부족하기만 한 저를 사랑해 주시는 엘로힘 하나님께 무한히 감사드리며 그 은혜에 보답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 정희종
열매 수확의 기쁨
어린 시절, 산골 마을에서 자란 저에게 놀이터는 주변에 활짝 펼쳐진 논밭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일손을 돕는 것은 가장 재미있는 놀이 중 하나였지요. 농번기에는 호미와 곡괭이를 들고 온 밭을 누비거나 농작물에 약을 치는 부모님 뒤를 졸졸 따라다녔고, 수확 철이 되면 콩과 고추를 따거나 고구마를 캐는 등 한 해 동안 부모님이 정성스레 가꾼 농작물을 거두는 일을 도왔습니다. 힘들기보다는 엄마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일터로 나가실 때면 항상 일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논밭에서 보낸 시간은, 제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도 마음 한편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볕 좋은 가을날,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을 찾았습니다. 농사일이 낯선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어 함께 농작물 수확을 거들었습니다. 고추 따는 시범을 보이자 아이들은 곧잘 따라했습니다. 다행히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과 즐겁게 일을…
한국 김천 박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