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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닐을 걷어내며

한국 광주, 이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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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 장마로 피해를 입은 농가가 많습니다. 피해 농가를 돕기 위해 광주 지역 식구들이 봉사 계획을 세웠습니다. 황룡강이 범람해서 인근 농경지와 비닐하우스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터라 서둘러 복구 작업에 나섰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저희는 조를 나눠 밭과 비닐하우스로 흩어졌습니다. 저는 비닐하우스 내부를 치우는 작업에 배정됐습니다. 비닐하우스를 가득 채웠던 물이 빠지면서, 애써 키웠을 농작물은 떠밀려가고 폐비닐과 철근만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주인 부부는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찾아와줘 감사하다며 안도했습니다.

군데군데 남은 쇠 핀을 뽑고 폐비닐을 걷어내 밖으로 날랐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은 시간이 갈수록 온도가 높아져 땀방울이 구슬처럼 흘러내렸습니다. 하지만 복구 작업을 얼른 마쳐야 농민들이 다시 일어설 힘이 날 거란 생각에 잠시도 쉴 수 없었습니다. 함께한 식구들도 더위에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부지런히 일했습니다. 그 덕에 예정보다 일찍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작별 인사를 나눌 때, 주인 내외는 “우리끼리 했다면 얼마가 걸렸을지 모르는 일을 여러분이 도와줘서 빨리 끝냈습니다. 이제 뭐라도 다시 심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큰 시련을 겪고도 낙담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주인 내외를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깨끗한 마음 밭에 기쁨과 감사, 배려를 심어 아름답게 경작하면 천국 소망이 돋아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