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레에도 하나님의 나라가

짐바브웨 하라레, 에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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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시온이 건설되던 2018년, 저희 짐바브웨 하라레 시온 식구들도 새로운 지역으로 복음 개척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세운 계획은 처음부터 난항을 겪어야 했습니다. 단기선교지로 정한 무타레 지역에서 선교 기간에 머물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타레에 시온을 세울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멈추지 않으면서 마땅한 장소를 계속 물색했습니다.

그러다 무타레에 거주하는 한 자매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시온에서 진리를 영접한 뒤 고향인 무타레로 돌아와 일하고 있던 자매님은 지난 일 년간 소식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지요. 그런데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다시 연락했더니 연결이 된 것입니다.

순간 옛적에 다윗왕이 블레셋을 칠 당시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전쟁에 앞서 “블레셋을 칠까요?” 하고 여쭙는 다윗에게 하나님은 “가라. 내가 단정코 블레셋 사람을 네 손에 붙이리라”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힘을 얻은 다윗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 싸워 승리를 거두었지요. 수화기 너머 자매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희도 영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무타레를 우리에게 붙이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자매님에게 신세 지기 미안했지만 고맙게도 자매님은 단기선교 기간에 우리를 접대하게 되어 행복하다며 기꺼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단기선교를 기점으로 무타레에서 깨어난 한 영혼이 든든한 복음의 동역자로 나서주기까지 하니 저희 또한 행복했습니다.

드디어 하라레에서 출발, 4시간을 지나 무타레에 도착했습니다. 반드시 복음을 전해야 하는 곳이라는 것 외에 무타레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지만 상관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길을 열어놓으셨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7명의 단기선교단원이 무타레에 머문 기간은 6일. 일주일도 안 되는 터라 해가 떠 있는 시간은 몽땅 말씀을 전하는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언제 또 무타레에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분일초를 아껴가며 부지런히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 결과 11명의 하늘 형제자매를 찾았고 7명은 안식일 예배를 함께 드렸습니다.

단기선교를 진행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은 장면들이 있습니다. 처음에 직장 때문에 예배를 드리기가 어렵다던 한 형제님이 기어이 시간을 내서 오셨을 때입니다. 형제님을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다리던 저희는 약속대로 형제님이 정류장에 도착하자 서로 끌어안고 환호했습니다. 형제가 집으로 돌아오길 한마음으로 바라고, 돌아온 형제를 전심으로 기뻐하며 맞아주는 저희 모두가 진짜 가족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시온에서는 더 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한 분이 그날 침례를 받았는데 3일 전에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식구가 다가가더니 꼭 껴안으면서 “다시 태어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하는 겁니다. 두 분이 “마침내 어머니를 찾았다”며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에 저희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동시에 이 영혼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렸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러셨듯 갓 태어난 영의 형제자매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가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최근 치과 치료 학교를 졸업한 한 형제님이 무타레에 직장을 구하고 식구들을 돌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복음을 위해 용기를 내준 형제님이 고마웠고 자녀들을 세세히 돌보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십니다. 그것도 활짝 열린 대로를요. 하나님께서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저희에게 주셨으니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렵니다. 아직 복음이 전파되지 못한 지역으로 또다시 달려가서 시온이 건설되는 일에 힘을 보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