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둥병을 앓고 있던 아람 장군 나아만이 선지자 엘리사의 집 문 앞에 이른다. 병을 고치기 위해 찾아온 걸음이다. 하지만 엘리사는 나아만에게 나오지 않고 사자를 통해 말을 전한다.
“너는 가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깨끗해지리라.”
하나님의 선지자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상처 위에 손을 흔들어 병을 고칠 줄 알았던 나아만은 노해서 물러간다.
다른 깨끗한 강물을 놔두고 더러운 요단강에 몸을 담그라는 것도 참을 수 없다. 그러나 종들의 생각은 다르다.
“선지자가 이보다 큰 일을 명했다면 행하지 않았겠습니까. 다만 강물에 씻어 깨끗하게 하라는 것뿐입니다. 노여워만 마시고 행해보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종들의 말에 마음을 돌이킨 나아만이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통해 주신 말씀대로 행하니 그 살이 어린아이의 살처럼 깨끗이 치료된다.
한 나라의 장군에게 얼굴도 비치지 않은 엘리사, 더러운 강에서 몸을 씻으라는 치료법. 사회적 지위에 걸맞지 않은 대우에 자존심이 상한 나아만은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종들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돌이켜 병을 고칠 수 있었다. 만약 종들이 격분한 주인의 비위를 맞추느라 맞장구를 쳤다면 어땠을까. 나아만은 먼 곳까지 찾아간 보람도 없이 헛걸음만 하고 돌아왔을 것이다. 평생을 병에 시달리며 괴로와했을 것은 물론이다.
주변의 부정적인 말과 행동에 휩쓸리지 않고, 감사할 부분을 찾아 말로 일깨우는 것. 하늘 자녀들에게 맡겨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말 한마디가 생명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