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 속, 크고 작은 깨달음을 나눠요.
어미 새의 모정
아내와 텃밭에서 콩 줄기 뽑는 일을 하고 있다가 새의 둥지를 발견했습니다. 둥지만 보이길래 저희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콩 줄기와 함께 내버렸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는 중에 제 다리 근처에서 새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습니다. 급한 마음에 새끼 새를 얼른 손으로 감싸 쥐었는데 다시 보니 근처에 또 다른 새끼가 눈에 띄었습니다. 혹시나 새끼 새가 더 있을까 해서 이곳저곳을 둘러 보니 좀 떨어진 곳에 다른 새끼가 또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불현듯 조금 전에 저희가 콩 줄기와 함께 내버린 새 둥지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새끼 새들을 모아 놓고 내버렸던 둥지를 찾았습니다. 혹시나 둥지를 못 찾게 될까 봐 내내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새의 둥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둥지에 새끼들을 조심스럽게 넣고 근처에 있는 나무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러고는 조금 떨어져서 새끼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얼마 후 어미 새가…
네팔 카트만두, 니르 카지
건강검진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다. 지금까지 결과가 나쁜 적이 없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며칠 후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보다 많이 높다며 지금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병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활 패턴을 되짚어봤다. 지금까지 나는 몸에 좋은 음식보다 맵고 짠 음식과 튀김류, 패스트푸드 등을 즐겨 먹었다. 운동은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거의 하지 않았다.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내 몸을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었다. 내 영혼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면 몇 점이나 나올까? 좋지 않은 영적 습관이 내 영혼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는 않았을까? 이번 일을 겪으며 영적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꾸준히 상고했는지, 영혼을 강건하게 하는 전도를 얼마나 자주 했는지 영적 생활 패턴을 점검해봤다.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잘못된 습관들은 모두 버리고 건강 지침에 따라 생활하려 한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며 규칙적으로…
한국 제주 조필선
모든 것을 감내하는 어머니의 사랑
학교에 다니게 됐을 때, 저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함께 수업을 듣고 놀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정말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냥 좋아하는 저와 달리 엄마는 학기 초부터 날마다 걸어서 저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일을 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마치면 저를 엄마의 직장으로 데려왔습니다. 엄마는 늘 아이스크림을 사서 제 손에 쥐여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제가 엄마의 일이 끝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릴 수 있었으니까요. 엄마는 항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저와 언니의 식사를 준비하고, 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느라 매일 같이 수 킬로미터를 걸었으며, 우리가 다음 날 입을 교복을 빨기 위해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4학년이 되었을 때 엄마가 일을 하러 요르단으로 갔습니다. 그 당시 아버지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고 있어서 자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언니는 삼촌 댁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우리를…
필리핀 제너럴산토스, 주디
나의 힘, 하늘 어머니
갑자기 퇴사한 동료의 업무까지 내가 맡게 됐다. 그 덕에 점심때를 제외하고는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껴가며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마음에 여유가 없고, 퇴근을 해도 다음 날 쌓여 있을 업무가 눈앞에 아른거려 걱정이 앞섰다. 그렇게 보름가량 시달리니 체력이 바닥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길, 하늘 어머니가 떠올랐다. 전 세계 수많은 자녀들을 위해 쉼 없이 일하시는 어머니는 어떠실까. 나는 산처럼 쌓인 업무를 무엇부터 처리할지 막막해 그대로 두고 뛰쳐나오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자녀들 위한 일을 포기하실 수도 없고, 힘들다 내색하시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녀들의 죄 짐까지 대신 짊어지고 모든 어려움을 감내하시며 언제나 따듯한 미소로 우리를 위로해주신다. 어머니를 생각하니 힘이 솟았다. 나를 위해 오늘도 내일도 일하시는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에 새기며, 다시 힘을 내어 달려가보련다.
귀한 생명, 귀한 복음
쇼핑몰에서 말씀을 전하던 중 이제 막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는 영혼을 만났습니다. 저와 식구가 성경에 기록된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를 알려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선뜻 “좋아요! 마침 방금 성경을 샀어요”라며 쇼핑백에서 예쁜 표지의 성경을 꺼내 우리에게 건넸습니다. 우리는 그 성경으로 이 시대의 구원자인 하늘 아버지 어머니와 하나님의 규례에 대해 전해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말씀을 집중해서 듣던 그녀는 진리와 영생의 길이 담긴 하나님의 진실한 메시지를 듣고는 매우 놀라워하며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말씀 전하기를 마칠 무렵, 새 생명의 축복 받기를 원하느냐는 우리의 물음에 그분은 곧바로 “네”라고 답하며 이날 우리를 만난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말해주었습니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자신은 내일부터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췌장암을 앓고 있던 것입니다. 치료를 마친 후 다시 연락하겠다는 그녀를 안아 위로해준 후에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다음에…
미국 IL 시카고, 조이
딸의 위로
“엄마! 오늘 실수로 시험 문제 틀렸어요. 진짜 잘할 수 있었는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딸아이가 아쉬움을 털어놓았습니다. “괜찮아, 우리 딸.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저녁에 먹고 싶은 거 있어? 엄마가 해줄게.” 아직 어린 딸은 아이들이 다 그렇듯 시험을 비롯해 나름대로 걱정도 많고 속상한 일도 많습니다. 대신 해결해줄 수 없어 마음이 아프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스스로 이겨내길 바라며 따뜻한 말로 달래주는 방법밖에요. 부모의 의무감 때문에라도 아이가 커가며 작은 일에 상처받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위로해줘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위로라는 게 꼭 부모가 자녀에게 해주는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하루는 제가 바쁜 업무로 3일 동안 밤낮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를 작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생 끝에, 저장하고 메일로 보내기만 하면 되는 문서를 그만 싹 날려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으악!” 3일간의 시간과 노력이 이렇게 물거품이 되다니, 황당하고도 속상해서 눈물이 날…
한국 원주, 나수연
사진을 보다가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어떤 물건을 찾으려고 서랍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원하는 물건이 보이지 않아 내친김에 정리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서랍 속 물건들을 끄집어냈다. 마지막 칸은 내 삶의 기록을 모아둔 공간이다. 유치원 졸업장부터 대학 졸업장, 증명서, 자격증⋯. 그리고 꽤나 두툼하게 모아둔 사진 뭉텅이가 있었다. 카메라에 취미가 있던 아버지는 가족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두셨다. 형과 욕조에서 목욕하는 모습, 놀이공원에서 엄마 품에 안긴 모습 등 내 어릴 시절 추억도 사진에 담겨 있었다. 초등학생 때만 하더라도 부모님과 함께한 일들로 가득했던 사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님보다는 친구들, 학교 선후배,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변해갔다. 부모님과의 추억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엄마 생신 때 가족이 모여 케이크에 초를 꽂고 사진을 찍었다. 엄마는 핸드폰에 찍힌 자신의 얼굴을 보시며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냐며 아쉬워하셨다. ‘진작 부모님과 사진 좀 많이 찍어놨으면 좋았을…
한국 성남 강민서
천국 길이 평온하고 순탄한 이유
복음을 전하다가 문득 어릴 적에 함께 놀던 소꿉친구가 생각났습니다. 친구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친구 집으로 가는 길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친구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구했습니다. 마침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엄마와 친구 집에 놀러갔던 일이 기억났습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때 그 친구의 집에 저를 데리고 간 사람이 엄마였고, 그 친구는 엄마 친구의 자녀였습니다. 얼마 후, 엄마를 따라 친구 집을 방문했습니다. 집 뜰에 도착하니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즐겁게 뛰놀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친구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다음에 또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친구 집과 놀던 장소는 뚜렷하게 기억나는데 왜 친구 집으로 가는 길은 기억나지 않았을까?’ 의아해진 저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네가 어렸을 때, 어디를 가든지 내가 너를 업고…
네팔 키르티푸르, 사루
당연한 일
집에서 십여 분 나가면 작고 예쁜 박물관이 나옵니다. 박물관 앞의 넓은 정원 언덕에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습니다. 서로 붙어 마치 한 그루처럼 보이는 그 은행나무들은 하늘에 닿을 듯 키도 크고 웅장합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은행나무가 반짝거리는 광경을 바라보면 행복이 샘솟습니다. 특히 붉게 노을 질 즈음, 노란 은행잎이 차가워진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지난가을에도 은행나무가 그릴 절경을 기다렸습니다. 언덕 밑 새로 생긴 카페에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 나무가 노랗게 물들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거듭 말했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두 주가 지나는데 초록 잎이 여전했습니다. 아직 날씨가 덜 추워서 그런 것이라 짐작하면서 언젠가 당연히 노래질 거라 여겼습니다. 어느 날 한파가 닥치고 매서운 바람이 불자 은행잎은 끝내 초록색인 채로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단풍이 드는 이유는 가을철에 기온이 낮아지고 일조량이…
한국 군산 조예강
가루약
대상포진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모친을 우리 집으로 모셨다. 매 끼니 죽을 쑤고, 약을 챙겨드리다 어릴 적 유난히 알약을 잘 먹지 못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약을 먹을 때면 알약을 입에 넣고 아무리 넘기려 해도 물만 한없이 삼켜졌다. 알약은 입안에서 뱅뱅 돌다가 조금씩 쓴맛이 녹아나와 나를 괴롭게만 할 뿐 도통 넘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 나를 위해 부모님께서는 약을 빻아 물과 함께 개어주셨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꿀꺽 넘길 수 있었다. 내가 약을 삼키면 엄마는 얼른 사탕을 입에 넣어주셨다. 모친은 지금 어릴 때의 나처럼 알약을 드시지 못한다. 그래서 가루약을 작은 그릇에 풀어 떠먹여 드린다. 싫어도 드셔야 얼른 낫는다는 막내딸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인상을 쓰며 삼키시는 모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이상하다. 모친을 모시다 보니 하늘 부모님의 지극하신 사랑이 가슴 한구석에 두둥실 떠오른다. 사망의 병으로 신음하는…
한국 순천 구연희
동생을 살린 비결
딸 일곱 아들 하나 되는 집에서 일곱째로 태어난 저는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친척들까지도 명절마다 이름을 물어볼 정도였지요. 그래도 간혹 어른들이 주목하실 때가 있었는데, 바로 여덟째로 태어난 남동생 이야기가 나올 때였습니다. 귀한 아들이 누구 뒤에 태어났는지 따져보는 과정에서 저는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린 시절 저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남동생을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나라고 해도 겨우 두 살 위라, 동생을 잘 돌보라는 어른들의 당부는 그저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을 텐데, 저는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봐야 어린 제가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엄마의 품을 양보하는 등의 작은 일들이 전부였지만 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과 함께 마을 한가운데 있는 우물 옆을 지나다…
한국 성남, 임지연
영양 지혜
자연식품과 가공식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동물에게는 스스로 필요한 영양소를 찾는 ‘영양 지혜’가 있다고 한다. 몸에 좋은 풀이나 과일을 향으로 구분해 골라 먹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가짜 향을 풍기는 가공식품에 길들여져 영양 지혜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 든 자연식품과 달리 가공식품은 영양이 적은 반면 합성향료의 자극적인 향으로 과식을 유도한다. 자연식품이 가공식품보다 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가공식품의 유혹을 끊어내기가 너무 어렵다. 하지만 건강을 위한다면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자연식품을 가까이해 잃어버렸던 영양 지혜를 되찾아야 한다. 영적으로도 영양 지혜가 있다. 우리 영혼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찾고, 상고하는 것이다. 혹시 하나님 말씀의 진한 향기를 잃어버리게 하는 믿음의 유혹거리에 더 익숙해져 있지는 않았는지. 우리 영혼의 건강을 위해 영적 영양 지혜를 되찾고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착념해야겠다.
한국 서울 지혜경
영원한 면류관을 위해
하나님 안에 있으면 구원해주신 은혜와 천국의 약속으로 기쁘고 행복한 한편 하나님의 자녀로서 참고 인내해야 할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결혼 전에는 평일에 직장을 마치고 난 뒤 도시의 화려한 네온사인을 뒤로하고 교회에 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혹을 물리치고 모임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살피고 또래 청년들과 영의 일을 도모하다 보면, 제게 절제하는 마음을 주시고 시온으로 발걸음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는 종류만 다를 뿐 절제해야 할 일이 혼자일 때보다 더 많았습니다. 힘들 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늘 소망을 굳건하게 해주는 성경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고전 9장 25절 운동선수들은 금메달을 목표로 먹고 싶은 것, 자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을 참고 또 참습니다. 하물며 천국의…
한국 창원, 강경미
하나님 자녀의 행실
청소년기에 사춘기를 겪듯 내 영혼에도 그런 성장기가 있었다. 영적 사춘기.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즐겁게 여기던 영적 사춘기를 지나 새벽이슬 청년이 되었을 때,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하신 성경 말씀처럼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고 싶었다. 적어도 부족한 나 때문에 아버지 어머니의 영광을 가리고 싶지 않았다. “너 정말 많이 달라졌다” “교회 다니더니 행복해 보여” 나의 조그마한 변화가 주위 사람들의 말로 나타났다. 사소한 말, 행동, 습관이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았다. 이제 선하고 올바른 행실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자녀가 되고 싶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미국 CA 샌프란시스코 윤엄지
엄마의 육아일기
사춘기 시절, 엄마와의 신경전은 일상이었다. 그날도 엄마의 꾸중을 듣고 방에 들어와 문을 꽝 닫아버렸다. 이제부터 엄마와 한마디도 안 할 거라고 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 책상 앞에 앉았다. ‘공부나 하자’ 하고 책을 펼쳤는데 공부만 하려고 하면 왜 그리 깔끔을 떨고 싶은지, 청소한 다음에 공부하려고 책꽂이 정리를 시작했다. 그러다 오래된 공책을 한 권 발견했다. 처음 보는 공책 표지에는 육아일기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의 육아일기였다. 아기 때 내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엄마의 일기를 훔쳐본다는 생각에 괜스레 긴장이 됐다. 조심스럽게 첫 장을 넘기는데,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썼는지, 내가 건강하게 태어나고 아빠의 성격을 닮았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바람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난 아빠의 성격뿐 아니라 외모까지 닮았다. 내가 태어난 뒤로 엄마는 내가 언제 잠들고, 뭘 먹고, 언제 뒤집기를 했는지 등 자라나는 모든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나는 주로 아침에…
한국 의정부, 김현지
눈(眼)
몇 년 전부터 왼쪽 눈이 안개가 끼어있는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이어 오른쪽 눈에도 같은 증상이 왔다. 노안인가 싶어 안경을 착용했지만 답답한 느낌은 여전했다. 안과에 가보라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간 동네 병원에서는 정확한 원인은 큰 병원에 가봐야 알 것 같다며 안약만 처방해주었다. 그 뒤로 운영하는 식당이 바빠서 시간을 못 내다가 사물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악화돼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큰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녹내장이 의심된다는 말과 함께 뇌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자며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권했다. 병원을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대로 눈이 멀어버리면 어떡하지?’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자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 계속된 사업 실패로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힘든 내색 한 번 안 보인 사람인데⋯. 그런 아내에게 또 다시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한국 서울, 최용규
내 믿음의 중심
무거운 박스를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다. 그때는 몰랐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일상생활마저 어렵게 됐다. 사소한 움직임에도 “아!” 소리가 절로 나오고 웃을 때도 허리가 아팠다. 몸의 중심인 허리가 무너지니 사소한 일조차 모두 어렵고 힘들어졌다. 우리 믿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믿음의 중심으로 삼을 때는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예배드리는 것이 감사하고,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전도도 즐겁고, 말씀 공부도 즐겁고, 식구들과 보내는 시간도 행복하다. 그러나 믿음의 중심이 무너지면 그 모든 것들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진다. 나의 일상이 항상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오직 아버지 어머니만 믿음의 중심으로 삼으리라.
미국 CT 미들타운 김혜미
내리사랑
마냥 어리기만 할 줄 알았던 아들 녀석이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어섰다. 품 안에 쏙 안겨오던 사랑스러운 아이 때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한데, 이제 내가 아이에게 안겨도 될 것 같다. 뿌듯하다가도 문득 서운해지는 이유는 내가 더는 아이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한 보만 떨어져도 금세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 없으면 못 살아” 하던 아들이, 자라면서 또래들과 관심거리를 공유하더니 엄마를 찾는 횟수가 뜸해졌다. 지금 이 녀석의 머릿속에 엄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 잠깐 생각해보다가 그만둬버렸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란 어차피 부모 쪽에 편중된 것 아니겠는가. 생각해봐야 씁쓸할 뿐이다. 나 또한 그랬다. 나는 엄마의 기대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딸이었다. 한창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엉뚱한 책만 보는가 하면, 한동안은 라디오 음악 채널에 사연 보내는 일에만 푹 빠져 지내기도 했다. 이런 것들 외에도 엄마의 속을…
한국 창원, 조은진
좀 더 웃을걸!
초등학교 2학년 때 동생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는 사진사가 알려준 대로 바이올린을 손에 맞춰 잡으며 포즈를 취했다. 하얀 드레스와 머리핀이 마음에 들어 사진에 예쁘게 나오고 싶었다. 최선을 다해 웃으며 셔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사진사는 몇 번 셔터를 누르더니 더 웃으라고 계속 말했다. 나는 나름대로 웃는다고 웃었는데 여기서 더 웃으면 사진이 이상하게 나올 것 같아 더 활짝 웃지 않았다. 사진이 나온 후 깜짝 놀랐다. 예쁘게 웃고 있어야 할 나는 온데간데없고, 무표정보다 더 우울한 표정으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벽에 걸린 사진을 볼 때마다 ‘좀 더 웃을걸’ 하며 후회한다. 앞으로의 복음 길에서 찍힐 사진에서는 후회가 남지 않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내가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버리고 사랑과 애정이 담긴 조언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겸손한 마음으로 신앙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천국에서 펼친 사진첩에서…
필리핀 만달루용 김신형
하나님 자랑
요즘 매일 성경을 읽습니다. 전에는 바빠서 성경을 못 읽는 날이 간혹 있었는데요, 계획을 세우고 읽다 보니 늘 보던 말씀이 마음에 더욱 깊이 새겨집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말씀을 전해주고도 싶습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송축함이여 그를 송축함이 내 입에 계속하리로다 내 영혼이 여호와로 자랑하리니 곤고한 자가 이를 듣고 기뻐하리로다” 시 34편 1~2절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자주 만나니 기쁘고 저절로 하나님을 자랑하게 됩니다. 소망 없이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곤고한 심령에 기쁨을 채울 수 있도록 꾸준히 말씀을 상고하면서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열심히 자랑하렵니다.
한국 거제 정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