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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9일

시련의 텃밭에서 피어난 사랑의 꽃

한국 창원, 박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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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 일. 허리 치료를 받으며 병원에서 보내야 했던 나날입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통증 때문에 누워서 꼼짝도 할 수 없었던 제게 그 시간은 멈춘 듯 더디게 흘렀습니다. 퇴원을 하더라도 오랫동안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에 한숨만 나왔습니다.

입원하기 전부터 제 마음은 약해져 있었습니다. 3년 전, 사랑하는 가족을 준비도 없이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는 슬픔을 쉬 떨쳐내지 못했지요. 그나마 영혼 세계의 이치를 깨달았기에, 보이지 않는 손길로 격려해주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는데…. 또다시 인생의 여정에 들이닥친 폭풍 같은 시련을 온몸으로 겪으며 몸이 아파서 울고 마음이 아파서 울고,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바스러질 것 같은 제 영혼을 지탱해준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였습니다. 병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으로나마 듣는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수 그 자체였습니다. 링거 수액이 혈관을 타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구석구석 흘러 들어가 영양분을 공급하듯, 말씀에 담긴 아버지 어머니의 음성은 지친 제 심령에 성령의 힘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하늘의 죄인들을 살리시려 측량할 수 없는 희생의 무게를 견디시며 생명수를 공급해주시는 하늘 어버이의 은혜를 생각해서라도 이 고난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롬 8장 26절

나보다 더 마음 아파하실 아버지와 지금도 나를 위해 기도의 제단을 쌓으실 어머니를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친히 본보여주신 것처럼 밤낮으로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연약한 자녀를 도우소서. 시련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누운 채로 소리 없이 울음을 삼키며 기도하고 있으면 간호사가 와서 양 볼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습니다. 그 눈물의 기도가 하늘에 상달됐는지, 조금씩 차도가 생기면서 어느 순간부터 앉아서 밥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스스로 앉을 수 있고 내 힘으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너무도 감사해서 또다시 눈물이 나왔습니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시온에 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이 기도 또한 들어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만큼 간절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가 있는 시온, 내 영혼의 집, 아버지 어머니의 포근한 품이 어찌나 그리운지요. 시온에 가서 기도하고 찬송하고 말씀을 들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때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와서 말씀을 전해주며 위로해주는 식구들에게 수고를 그만 끼쳐야 한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을 꿨습니다. 온통 주위가 밝은 빛으로 물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 어머니께서 환히 웃으시며 힘내서 얼른 일어나라고 다독여주시는 것입니다. 꿈이었지만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모처럼 기분 좋게 잠에서 깨어난 제게, 같은 병실을 쓰며 언니 동생 하는 사이로 가까워진 환자가 궁금한 듯 물었습니다. 자면서 어머니를 몇 번이나 부르던데 혹시 엄마 꿈을 꾸었느냐고요.

그 언니에게 제가 가장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분, 하늘 어머니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예전의 저처럼 독실한 불교 신자였지만 성경에 어머니 하나님이 기록돼 있음을 확인한 언니는 자신도 하나님의 교회에 같이 다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어디서든 한 영혼을 살리고 싶은 바람이야 있었지만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형편에 다른 누군가를 구원으로 인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죄송했습니다. 내 아픈 것만 알았지 옆에서 영생 얻길 바라는 영혼은 알아보지 못하는 저를 보고 하나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워하셨을까 싶어서였습니다.

얼마 뒤, 치료를 마치고 먼저 퇴원하는 언니에게 나중에 건강한 모습으로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약속을 지키려는 간절한 마음은 더욱 절절한 기도로 이어졌고,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 또한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건강이 놀라우리만치 빠르게 회복되어 마침내 퇴원하게 된 것입니다. 허리 보호 기구를 착용해야 겨우 걸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혼자서는 밥숟가락조차 들어 올리기 힘들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가히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벅찬 가슴을 억누르며 오랜만에 언니를 만나 시온으로 향했습니다. 발걸음에는 날개가 돋친 것 같았습니다. 이게 얼마 만인지! 시온에 들어서니 식구들은 예의 그 따뜻한 미소로 저희를 반겨주었고, 그간 느꼈던 괴로움과 설움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이제야 우리 집에 왔구나. 아버지 어머니, 저 왔어요. 이렇게 건강해져서, 잃었던 자매도 찾아서 함께 왔어요’ 하고 눈물을 흘리며 속으로 읊조리듯 말했습니다.

언니는 병원에서처럼 성경 말씀에 잠잠히 귀를 기울이고는 새 생명의 예식에 참예했고, 이후 저와 함께 지금까지 즐겁게 믿음 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천국 소망 속에 부지런히 하늘 축복을 쌓고 있는 언니를 보노라면 길고도 끔찍했던 지난날의 기억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고, 아직 남아 있는 아픔의 흔적조차 자랑스럽게 여겨집니다. 제가 아무리 아프고 괴로웠다 한들 죽음의 고통까지 견디신 하나님의 희생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더구나 하나님께서는 오직 혼자서 그 모든 순간을 참아내셔야 했습니다.

제 곁에는 언제나 하나님께서 함께하셨습니다. 고난으로 뒤덮인 인생인 줄 알았지만 실은 은혜의 삶이었고, 힘들었던 순간은 한 걸음 도약해서 축복을 부여잡을 수 있도록 내 앞에 놓아주신 발판이었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처럼 요즘도 자주 눈물이 납니다. 항상 힘이 되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해서, 아버지 어머니께 힘이 되어드리지 못하는 제 모습이 죄송해서요.

이 짧고 부족한 글로나마 하늘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먼 길을 달려와 이것저것 챙겨주고 위로해준 시온 식구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을 때, 식구들을 통해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고 그 사랑을 받았습니다.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사랑 덕분입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형제자매의 사랑. 그러고 보니 진리를 영접하게 된 계기도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을 보고 어머니 사랑에 감동해서였습니다. 사랑의 근본이요 실체이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 품 안에 거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제 주위에도 사랑을 갈구하는 영혼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부지런히 찾아봐야지요. 비록 지금까지는 걱정만 끼쳐드렸지만 앞으로는 힘 닿는 데까지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해서 아버지 어머니께 웃음만 드리는 자녀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눈물로 감사와 간구의 기도를 올립니다. 이 기도 또한 아버지 어머니께서 넉넉히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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