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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지 못하는 아이

한국 성남, 장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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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동네 공터. 아이들은 그곳에서 배고픈 줄도 모르고 뛰놀다가, 어두컴컴해지면 오손도손 모여 별을 세고 별자리도 함께 찾아보며 즐거워했다. 오직 한 아이, 나를 제외하고 말이다.

“너, 저렇게 많은 별들이 정말 하나도 안 보여?”

“저기를 이으면 북두칠성이잖아. 학교에서 배운 대로 국자 모양.”

“….”

친구들이 어스름한 하늘 위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물어볼 때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까만 밤하늘에 보석을 뿌려놓은 듯 아름답게 빛난다는 별들이 내게는 그저 상상으로만 그려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나는 왜 별을 못 보는 걸까?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엄마의 말에 편식도 고치고, 수업 시간에 들은 야맹증이 아닐까 해서 비타민 섭취도 꾸준히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여전히 별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밤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면서 별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서서히 잊혔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둠이 몰려오면 집도, 나무도,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병원에 가서야 내가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망막 세포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나빠지고 점차 시야가 좁아지다가 자칫하면 실명할 수 있다는 난치성 질환. 덤벙거리는 성격 탓에 잘 넘어지는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사실은 보지 못해서 넘어지는 거였다니.

병명을 듣고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만큼 눈이 소중하다는 말이겠지.

‘그러면 나는 백 냥밖에 안 남은 인생인가?’

허탈했지만 그렇다고 아주 참담하지는 않았다. 비록 육신의 상태는 절망적일지라도 나에게는 희망이 있다. 영혼의 눈은 건강하니까. 눈앞의 사물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 영혼에게 꼭 필요한 진리를 보지 못하는 것이 더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감추인 보화와 같은 진리의 빛을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인가.

절망이 아닌 감사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저기 어딘가에 별들이 예쁘게 빛나고 있겠지.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별처럼 나를 영원토록 빛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해주셨다. 넓은 하늘 위로 수많은 별 세계를 왕래할 나의 모습을 설렘으로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