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 나무를 심듯

호주 시드니, 류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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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목일처럼 호주에도 나무 심는 날이 있습니다. 땅이 넓어 공원과 식물이 흔한 호주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저희 시드니 시온 식구들도 2018년 나무 심는 날을 맞이하여 정부 사업에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봉사 당일, 공원에 도착하니 공원 관리인들이 그날 심어야 할 묘목과 나무를 심는 데 필요한 도구까지 준비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무를 심을 구덩이도 미리 파둔 상태여서 작업은 간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를 심는 일이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가 나무를 어떻게 심느냐에 따라 나무가 잘 자랄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심는 방법은 까다로웠습니다. 구덩이의 깊이가 적당한지 살펴야 했고, 뿌리를 덮은 흙이 비바람에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히 다져졌는지도 확인해야 했습니다. 나무를 심고 난 후에는 묘목이 뿌리를 내리는 동안 마르지 않도록 물도 충분히 주어야 했고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단순히 성경 지식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영혼을 살리는 데 진정한 의미가 있으니까요. 제가 심은 말씀의 씨앗이, 듣는 이들의 가슴 깊숙이 뿌리내려 튼튼한 나무로 자라나도록 온 마음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