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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기

한국 구미, 박은자

1382 읽음

어릴 적 저희 집은 무척이나 가난했습니다. 방 한 칸에 여섯 식구가 누우면 방이 빽빽하게 들어차 돌아누울 공간이 없을 정도였지요. 부모님은 저희 4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남의 밭을 빌려 농사지으셨습니다.

하루는 제가 너무 아파서 엄마에게 학교에 결석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엄마는 집에 혼자 있으면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 아파도 결석하지 말라고 하시며 저를 떠밀 듯 학교로 보내셨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을 걸어 학교에 도착한 저는 아파서 책상에 엎드려 있었고, 그 모습을 보신 선생님은 집에 가는 게 낫겠다며 저를 집으로 보내려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또다시 두 시간을 걸어갈 것을 생각하니 그냥 참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차라리 양호실에서 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상태는 점점 나빠져, 하교 시간이 되어도 일어날 힘이 없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아셨는지 엄마가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학교에 오셨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집주인 아주머니께 전화를 걸었고, 아주머니가 엄마에게 소식을 전해주었던 것입니다. 엄마의 젖은 등에 업혀 집에 돌아온 저는 그 후로 삼 일을 누워 있었습니다. 아픈 딸을 억지로 학교에 보낸 것이 미안했던지, 엄마는 제게 뭐가 먹고 싶으냐고 물으셨지요. 아파서 죽도 못 넘기던 저는 딸기가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딸기는 부자들이나 먹는 비싼 과일이었습니다. 게다가 딸기 철도 아니어서 구하기가 더 힘들 때인데, 엄마는 제 말이 떨어지자마자 딸기를 한가득 사 오셨습니다. 그러고는 언니, 동생들이 없는 틈에 딸기를 몰래 내미시며 얼른 먹으라 하셨습니다. 저는 탐스러운 딸기를 보고는 아픈 것도 잊고 허겁지겁 하나도 남김없이 해치웠습니다. 말이라도 “엄마 하나 드세요”라고 했다면 이렇게 죄송한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흔하디흔한 딸기지만 엄마는 철만 되면 딸기를 한 바구니 사 와서 제 앞에 내미십니다. 제 마음속에 죄송한 기억으로 남은 그 일이 엄마에게도 미안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