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말씀

성경과 과학

과학보다 앞선 ‘창조주의 기록’을 들여다봅니다.

손의 재발견

영국의 외과의사 찰스 벨은 이것을 ‘하나의 도구로서 모든 완벽함의 극치를 이룬 것’이라고 경탄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눈에 보이는 뇌의 일부’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인 조지프는 ‘정신의 칼날’로 극찬했다.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손이다. 사실 손은 우리와 매우 가까이 있기에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신체 중 하나다. 그러나 당장 벙어리장갑만 껴도 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거의 대부분의 활동에 필요한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지 못해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손이 사라진 세상 손이 사라진 세상은 불편한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사람에게 손이 없다면 음률이 있는 음악과 야구, 농구와 같이 손을 이용하는 분야가 사라질 것이다. 섬세한 동작을 필요로 하는 도구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옷에서 단추와 지퍼가 사라지고 반지도 없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인류가 이룩한 현재의 문명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류의…

공기의 무게, 대기압

“비가 오려나, 무릎이 쑤시네.” 무릎이 아프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어김없이 비가 온다.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지면 기분이 우울해진다거나 온몸이 쑤시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니다.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누군가 ‘나 오늘 저기압이야’라고 말한다면 지금 그 사람의 몸은 기상 변화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을 누르는 기압이 줄어들면 관절 내 압력이 높아진다. 높아진 압력이 무릎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한, 기압이 낮아지면 구름이 많아지고 하늘이 어두워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햇빛을 덜 받게 된다. 그러면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 ‘세로토닌’은 감소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 ‘멜라토닌’이 증가한다. 그래서 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에 빠지는 것이다. 이처럼 날씨에 따른 급격한 신체 변화를 ‘기상병’이라고 하는데, 이는 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우리의 기분과 몸 상태까지 좌우하는 대기압은 과연 무엇일까? 대기압은 쉽게 말해 공기의 압력으로,…

놀라운 식물의 감각

이따금 신문에 ‘식물국회’라는 말이 등장한다.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높은 사회적 비용만 드는 국회의 모습을 비꼬는 말이다. 혼수상태에 빠져 장기간 의식이 없는 환자를 ‘식물인간’이라 하기도 한다.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를 식물에 비유한 것이다. 우리의 생각처럼 식물이 정말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신경초로 불리기도 하는 ‘미모사’는 그런 우리의 편견을 깬다. 잎을 건드리면 재빨리 오므라드는 미모사는 흡사 촉각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움직임의 비밀은 잎자루 아랫부분에 있는 엽침에 있다. 엽침에 위치하는 세포들은 수분을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세포벽이 압박을 받아 평소에는 잎이 꼿꼿하게 펴져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접촉을 느끼면 세포의 물이 빠져나가면서 잎들이 접히게 된다. 이런 미모사의 반응은 벌레들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 행동이다. 지난 1999년, 중국 쿤밍 꽃박람회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무초(舞草)’는 더욱 특별한 능력을 갖췄다. 화려하지도, 특별한 향기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엄마와 아기를 하나로 이어주는 탯줄과 태반

한때 불결한 것으로 여겨져 감염성 폐기물로 전락했던 탯줄과 태반이 의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탯줄과 태반에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탯줄에서 얻은 혈액인 제대혈에는 피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뼈, 근육, 장기를 만드는 간엽줄기세포가 있어 질병 치료를 위해 연구 중이며 이미 상용화된 기술도 있다. 2000년 당시, 미국에 사는 여섯 살짜리 소녀 몰리는 ‘팬코니 빈혈증’이라는 치명적인 유전병을 앓고 있었다. 유일한 치료법은 조혈모세포 이식이었지만 몰리에게 맞는 기증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이용된 것이 제대혈이다. 몰리의 제대혈은 이미 버려진 지 오래돼 몰리의 부모는 몰리를 살릴 동생을 낳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태어난 몰리의 남동생, 아담의 제대혈은 기적적으로 몰리를 살렸고 가족에게 행복을 선물했다. 이처럼 제대혈은 병을 치료할 수도 있고 줄기세포 배양으로 남에게 생명을 줄 수도 있다. 제대혈에서 얻은 줄기세포는…

천연 태양광 발전 시스템, 광합성

태양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대부분의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우주 공간에 방출한다. 태양이 사방으로 방출하는 빛 가운데 지구에 도달하는 양은 22억분의 1에 그친다. 그중에서도 30퍼센트는 다시 우주로 반사되고 70퍼센트만이 흡수된다. 그래도 전 세계 사람들이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은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에너지의 1시간분에 불과하다. 모든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빛에너지를 곧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유기물 형태로 전환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일부 미생물을 제외하고 지구상에서 빛에너지를 유기물에 저장할 수 있는 생물은 식물이 유일하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식물을 먹거나, 이 식물을 먹이로 하는 다른 동물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다시 말하자면, 태양은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근원이며, 생명체에 필수적인 모든 에너지는 식물들이 광합성으로 만든 유기물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10마이크로미터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세포소기관, 엽록체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현상 중 가장 경이롭고 중요한…

생명으로부터 시작되는 생명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곤충을 관찰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던 한 외톨이 소녀.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돌 같기도 하고 씨앗 같기도 한 딱딱한 물체를 발견한 소녀는 그 물체의 변화를 한 계절 동안 관찰하며 그림으로 그렸다. 봄이 되자 그 물체는 하늘하늘한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번데기가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된 것이다. 마술 같은 곤충의 탈바꿈을 처음으로 목격한 소녀는 바로 17세기 독일의 화가이자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인 메리안이다. 지금이야 알에서 나온 징그러운 애벌레가 조금 있으면 아름다운 나비로 변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몇백 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애벌레는 더러운 쓰레기에서 생겨난 ‘악마의 소산’이고, 나비는 봄에 하늘에서 뚝 떨어져 가을에 사라지는 작은 새로 여겼다. 알, 애벌레, 번데기와 나비를 서로 다른 생물로 이해했던 것이다. 얼마 전까지 꿈틀거리며 기어다니던 애벌레가 하늘을 나는 나비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것은…

곤충에게 배우는 지혜, 집단 지능

개미 떼가 과자 부스러기를 물고 질서 정연하게 행군한다. 마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움직이는 듯 개미 행렬이 시작점과 도착점을 신속히 연결한다. 일사불란한 개미 떼의 움직임에 개미 몸집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과자들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개미 한 마리만 놓고 보면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이다가 그저 앞을 가로막는 것을 어설프게 비켜 갈 뿐 그리 영리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개미들이 한데 모이면 단숨에 먹이를 모으는 능력을 보여주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뛰어난 수학자, 개미 다수의 개체가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지적 능력을 집단 지능1 이라고 하는데, 이는 개체의 지적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집단 지능에 대한 연구는 미국의 곤충학자 휠러가 개미들의 사회적 활동을 관찰하면서 시작됐다. 이제 뛰어난 수학 능력을 보여주는 개미들을 만나보자. 1. 집단 지능(Collective Intelligence): 사회과학에서는 ‘집단 지성’ 또는 ‘협업…

생명의 설계도, DNA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생명을 창조할 때 사용한 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내려준 가장 신성하고 성스러운 선물에 깃든 복잡성과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경외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2000년 6월 26일, 인간 게놈 지도 초안이 발표됐다. 클린턴 대통령은 20세기의 마지막 10년 동안 과학계 최대의 이슈였던 인간 게놈 프로젝트 초안의 완성을 선언하며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많은 사람들에게 경외심마저 느끼게 했던 인간 유전자의 비밀을 파헤쳐보자. 유전자, 비밀의 열쇠 ‘게놈genome’이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가 합쳐진 말로, 한 생물이 갖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한다. 즉, 인류의 인간 게놈 초안 완성은 우리 몸의 완전한 청사진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새로운 의약품을 쉽게 개발하고, 미래의 질병을 예측하며, 유전자 치료로 난치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등 인간 게놈 정보가 생명과학 분야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비움의 지혜, 아포프토시스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다. 한여름에 푸름을 자랑하며 울창한 숲을 만들던 나무들도 하나둘 잎의 색을 바꾼다. 단풍은 온 힘을 다해 마지막 절경을 선물하고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 우리가 보기에는 떨어지는 낙엽이 무척이나 쓸쓸해 보이지만 나무에게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 과정의 하나다. 날씨가 추워지면 나무는 충분한 물과 영양분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나뭇잎을 떨어뜨려 이듬해 봄을 준비한다. 낙엽이 자리를 비워주기에 봄이 되면 새싹이 새로 돋아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작용이 우리 몸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세포의 예정된 죽음, ‘아포프토시스apoptosis’다. 아포프토시스는 식물의 푸른 잎이 말라 떨어지거나 꽃잎이 떨어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다. 나무가 새잎을 움트고 꽃을 피울 봄을 준비하기 위해 제 잎을 스스로 떨어뜨리듯, 개체 전체를 위해 세포 스스로 사멸의 길을 택하는 세포의 예정사(豫定死)를 아포프토시스라 한다. 아포프토시스와 구별되는,…

화합(化合)한 원자들

세상은 물질로 가득 차 있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물과 공기, 돌 같은 자연적인 것에서부터 플라스틱과 비닐같이 인공적인 것까지 모두 물질로 이뤄져 있다. 이런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무엇이 될까? 더는 나눌 수 없을 만큼 나누면 비로소 세상의 기본 단위인 원자가 된다.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 한 종류의 원자로만 이루어진 순수한 물질을 원소라고 한다. 우리에게 알려진 원소는 모두 110여 종이며 그중 자연에서 발견되는 원소는 90여 가지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흔히 발견되는 원소는 고작해야 40여 종에 불과하다. 화학결합의 신비 한 테마파크에는 색색의 네모나고 자그마한 블록 조각으로 탄생시킨 마을이 있다. 블록을 쌓아 올려, 랜드마크로 꼽히는 커다란 건축물부터 자동차와 놀이터의 그네까지 만들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물질들도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원소가 결합해서 생긴 화합물이다. 몇 종류의 블록을 쌓아 올려…

‘보이지 않는 손’이 이루는 생태계 평형

킹펭귄 새끼가 자이언트 패트롤큰풀마갈매기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다. 시청자들을 안타까움과 긴장감으로 몰아넣었던 어느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자이언트 패트롤이 부모가 없는 틈을 타 새끼 펭귄들을 공격하자, 새끼 펭귄 한 마리가 촬영팀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달려왔다. 새끼는 벌벌 떨면서 날개로 카메라 다리를 붙잡고 애처롭게 애원하지만 촬영팀은 그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관찰자로서 대자연의 생태계를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이언트 패트롤이 새끼 펭귄들을 공격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둥지에서 기다리는 새끼가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 패트롤 어미가 먹이를 구하지 못하면 새끼는 굶어야 한다. 살고 싶은 펭귄도, 배고픈 자이언트 패트롤도 모두 거친 생태계의 일원이며 그에 따라 먹고 먹히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 보이지 않는 섭리다. 먹고 먹히는 둥그런 먹이사슬 생태계 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은 먹고 먹히는 관계를 맺고 있다. 풀을 먹고 사는 메뚜기는 개구리의 먹이가…

새로운 삶의 시작, 탈바꿈

“너희가 지금은 물속에 사는 하찮은 애벌레에 불과하지만, 장차 어른이 되면 너희 몸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투명한 날개가 나온단다. 그 날개를 가지고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이 꽃 저 꽃으로 자유롭게 여행도 할 수 있단다.” 이야기 속 개구리는 애벌레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여행하며 보았던 아름다운 세상에 대해 들려준다. 그러나 애벌레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연못 속에서만 살았기에 개구리가 들려준 바깥세상에 대해서는 조금도 믿으려 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애벌레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물 밖 수초 위로 올라와서 허물을 벗은 애벌레가 개구리의 말대로 하늘을 날 수 있는 잠자리가 된 것이다. 잠자리는 자신이 살던 연못으로 돌아가 이 사실을 알려주려고 애썼지만 물속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자들』 ‘영적 세계를 바라보자’ 중에서 허물을 벗으며 자라는 곤충 지구 전역에 분포하며 동물계의 4분의 3을 차지할 만큼 종이 다양한 곤충은, 뼈를…

머리카락 한 올이 말해주는 것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에서 원자 크기1만 한 저장 매체를 개발해 관련 분야의 상을 휩쓸었다. 인류는 마이크로의 세기였던 20세기를 지나, 21세기 들어 미세한 나노 기술의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 나노 단위의 크기. 참고로 1㎚(나노미터)는 m(미터)의 10억분의 일. 한 세기를 걸쳐 연구해 낸 미세 저장 공간의 영역이, 우리의 머리에는 옛날부터 심어져 있었다. 바로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은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자라기 시작한다. 수정 후 7주에 접어들면 피부조직에서 모낭2을 관찰할 수 있다. 10~13주쯤에는 두피에서 털이 나며 20주 정도 되면 머리카락과 함께 눈썹, 솜털이 매우 뚜렷하게 확인된다. 33~37주 동안 솜털은 대부분 빠지고 머리카락은 더욱 뻣뻣해져 완연한 모습을 갖춘다. 2. 머리카락 뿌리 부분을 둘러싸고 영양을 제공하는 피부조직. 많아도 고민, 적어도 고민, 길어도 고민, 짧아도 고민…. 배아 시절부터 일평생을 함께하며 우리에게 수많은 고민을 안기는 머리카락은 왜 존재하며, 어떤…

세상을 담는 창, 눈

노벨 문학상 수상자 ‘주제 사라마구’가 쓴 장편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는 평범한 어느 날 오후, 차를 운전하던 한 남자가 갑자기 눈이 멀어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곧이어 그를 간호한 아내도, 남자가 치료받기 위해 들른 병원의 환자들도, 그를 치료한 안과 의사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원인 불명의 실명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고 사회는 빠른 속도로 붕괴한다. ‘장님 나라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라는 말처럼 본다는 것의 위력을 실감 나게 표현한 소설이다. 우리는 종종 시각의 중요성을 잊곤 한다. 하지만 당장 손으로 눈만 가려보아도 우리가 얼마나 시각에 크게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사람은 감각적 경험의 거의 80퍼센트를 눈에 의존할 만큼 시각을 통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복합적이고 세련된 감각기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인 눈에 대해 살펴보자. 특별하고 섬세한 감각기관, 눈 평균 무게 7그램, 지름 2.4센티미터의 탁구공만 한 사람의 눈은 초점 및…

추억을 담은 향기_후각의 신비

소박하고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에 문득 저녁놀이 붉게 물든 고향 집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투박한 손길로 뚝딱 한 상을 차려내시던 어머니의 손맛과 함께 애틋한 그리움까지 떠오른다.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익숙한 향기에 잊혔던 기억 한 조각이 불현듯 떠오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기억들은 꽤 구체적이며 기억에 담긴 감정까지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강렬한 기억의 매개체로 작용하는 냄새. 후각에는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우리가 냄새를 맡기까지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에 어느새 입에는 군침이 돈다. 음식에서 풍기는 다양한 냄새의 실체는 다름 아닌 공기 속 미량의 화학물질이다. 음식에서 나온 물질 분자가 코안 점막에 접촉하면 후각 수용체가 화학물질을 감지해 뇌로 정보를 보내고, 뇌는 이 정보를 토대로 냄새의 정체를 파악한다.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이뤄진다. 포유류의 경우 냄새를 담당하는 유전자만도 1천여 종에 이르는데, 사람은 이 중 350여…

영원불변한 기준을 찾아서

일요일 오후, 주부 김모 씨는 가족과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 기온이 섭씨 영하 2도라 겉옷을 챙겨 차에 올랐다. 내비게이션이 5㎞ 떨어진 대형마트까지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알린다. 먼저 남편의 구두를 사러 갔다. 남편은 275㎜와 280㎜ 구두를 신어본 뒤 넉넉한 사이즈를 택했다. 식품 코너에서는 저녁거리로 소고기 600g과 할인 중인 1L 우유 두 병, 5㎏짜리 사과 한 상자도 샀다. 기온부터 거리, 무게, 각종 치수….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숫자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이들을 규정하는 ‘단위’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문명의 척도, 단위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문명이 싹트면서 단위의 필요성이 커졌다. 농작지의 넓이를 재고, 수확한 농산물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도량형(度量衡)의 등장은 필연적이었다. 공정한 거래를 하려면 사물의 부피나 무게를 알아야 했고, 의복 등 제품을 만들고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자재의 치수를 정확히 해야 했다. 이에 가장 먼저 등장한…

‘나’를 비춰 보는 거울 신경

가위바위보를 할 때 자주 비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상대방과 같은 것을 내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하여 영국 런던대 뇌과학 연구팀이 재미있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두 명 모두 눈을 가린 상태와 한 명만 눈을 가린 상태에서 각각 가위바위보를 하게 했더니, 둘 다 눈을 가린 상황에서는 비긴 확률이 33퍼센트로, 수학적 확률과 일치했다. 하지만 한 명만 눈을 가리고 진행하니 비기는 확률이 36퍼센트로 증가했다. 또 계속된 실험에서도 눈을 가리지 않은 사람이 눈을 가린 사람을 따라 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 교실에서 누군가 하품하면 전염이라도 된 것처럼 삽시간에 다른 사람들도 하품한다.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이 턱을 괴면 같이 턱을 괴고, 자세를 바꾸면 나도 모르게 똑같이 자세를 바꾼다. 별로 웃기지 않은 이야기인데 어떤 이의…

협동과 희생으로 세우는 개미 왕국

길을 걷다 발 언저리를 내려다보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생물이 있다. 길거리뿐 아니라 나무껍질 근처, 학교 운동장, 반갑지는 않지만 집 안에서도 볼 수 있는 개미 말이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그마한 곤충이기 때문에 가벼이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이래 봬도 개미는 중생대 백악기부터 유구한 세월 동안 지구에 터를 잡고 살아왔다. 먼 친척급인 장수하늘소, 소똥구리 등은 멸종위기에 처한 것에 반해1 개미는 지구상의 개체 수가 최소 1경 마리로 추산될 정도로 번성했다. 기록된 종만 약 5천 종, 기록되지 않은 종을 더하면 1만 5천 종이라고 하니 몸의 크기가 작다 해서 무시할 존재가 아니다. 에드워드 윌슨 등 생물학자들은 개미를 ‘지구의 정복자’, ‘지구의 지배자’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1. 환경부, 201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변경 현황. 개미들이 이토록 놀랍게 번성한 비결은 무엇일까? 평소 스쳐 지나갔던 개미들의 세계로 함께…

보이지 않는 힘, 바람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바람의 존재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나부끼는 머리카락, 팽그르르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바람의 움직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형체 없는 바람의 위력은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기도 했다. 16세기, 열세에 있던 영국은 무적함대라 불리는 스페인을 상대로 유례없는 대승을 거뒀다. 때마침 불어온 강한 바람과 해류가 영국군이 스페인 군함을 격추하는 데 유리하게 한 것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할 만큼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바람은 대체 무엇일까? 공기의 움직임, 바람 바람은 간단히 말해서 대기의 온도와 기압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공기의 흐름이다. 따뜻해진 공기는 밀도가 작아지며 가벼워져서,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이 들어있는 풍선이 두둥실 떠오르듯 상승한다. 이때 생긴 빈자리를 채우려고 주위의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가 있던 곳으로 움직이는데, 이것을 바람이라고 한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엄마 목소리에 담긴 비밀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던 아기가 처음으로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울먹이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특수 보청기의 도움을 받아 난생처음 듣는 부드러운 엄마의 목소리에 아기는 웃어 보이거나 입술을 비죽이며 울음을 참기도 했다. 과연 아기는 모태 안에서 들었던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태아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19세기 말까지 서양에서는 태아가 아직 청각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25년, 독일의 의사 알브레히트 파이퍼가 자동차 경적 소리에 태아가 반응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태아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발생학적으로도 임신 4주째가 되면 태아에게서 귀가 될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고 24주가 되면 내이1가 완성된다. 신경계도 태아 초기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34주가 되면 신생아에 비견될 만한 청각신경을 갖게 된다. 1. 내이(內耳, inner ear, 속귀): 귀의 가장 안쪽 부분. 듣기를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평형을 감지하는 전정기관, 반고리관으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