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은 7천 가지가 넘는다. 그 수많은 표정 가운데 가장 젊고 아름답게 보이며 자신과 타인의 기분을 가장 좋게 하는 표정은 단연 웃는 얼굴이다. 얼굴을 찡그리면 눈꼬리와 입꼬리가 아래로 처지고 눈썹과 미간은 좁아지며 안색이 어두워 보인다. 그러나 사람이 웃게 되면 눈꼬리와 입꼬리, 볼 근육은 위로 올라가고 눈썹과 눈두덩이, 미간은 바깥쪽으로 펴지면서 화색이 돌고 얼굴이 환해진다. 웃을 때와 찡그릴 때의 안면 근육이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국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중국 속담에도 ‘웃을 줄 모르는 사람은 가게를 열지 말라’고 했다. 이 외에도, 웃음은 두 사람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다(빅터 보르게), 인류에게 참으로 효과적인 무기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웃음이다(마크 트웨인), 웃음은 살 수도 없고 빌릴 수도 없고 도둑질할 수도 없다(데일 카네기), 우리가 잃어버린 날은 웃지 않았던 날이다(샹포르), 만일 그가 여전히 웃을 수 있다면 그는 가난하지 않다(레이먼드 히치콕)…. 몇 가지 명언만 보아도 웃음의 위력은 대단하다.
웃음의 긍정적인 측면은 이미 과학적, 의학적, 심리학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여러모로 봐도 안 웃으면 손해 보는 쪽은 자신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 웃음을 짓고 있는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보다 턱없이 짧다. 하루에 대략 5분 동안 웃는 사람이 80년을 산다고 가정할 때, 일생 동안 웃는 시간을 모두 합해도 고작 100여 일 남짓밖에 안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도화지를 지니고 산다. 바로 얼굴이다. 얼굴은 내 것이나 스스로 쳐다볼 수 없고, 마음과 생각은 눈으로 볼 수 없으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고로 얼굴은 마음의 모습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는 도화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새하얀 도화지 위에 정성 들여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얼굴이라는 도화지에 가장 멋있고 아름다운 그림, 웃는 얼굴을 그려 넣을 때다.
웃는 얼굴은 대화를 풍성하게 한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있는 사람에게는 선뜻 말 걸기가 꺼려진다. 그러나 웃는 얼굴을 한 사람에게는 말을 걸고 싶어진다. 날마다 보는 가족 역시 뚱한 표정으로 있으면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나? 괜히 말 걸었다가 나한테 불똥이 튈 수 있으니 건들지 말자’ 하는 생각에 거리를 두게 만들지만 편안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어떤 말이라도 걸게 된다.

웃는 얼굴은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좋은 감정까지도 불러일으킨다. 때로는 기분 좋게 웃는 얼굴이 열 마디 말보다 친근함을 준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굳은 얼굴로 하면 상대방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식의 대화가 잦아지면 상대방의 마음도 점점 닫히고 만다.
가정에 대화가 많이 없다면 평소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웃음이 사라지면 대화도 사라진다. 가족을 웃는 얼굴로 대하면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해 대화를 풍성하게 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 동안 행복도 더 많이 느끼게 될 것이다.
웃는 얼굴은 성공으로 인도한다
병석에 누워 있는 어머니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코미디 연기를 시작한 짐 캐리. 그는 아픈 어머니와 실직한 아버지 아래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집이 없어 노숙까지 했지만 그는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고 코미디 쇼를 전전하던 끝에 마침내 코미디 영화계의 간판스타가 되었다. 훗날 그는 웃음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웃음으로 성공한 배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또 있다. 새로운 영화의 여주인공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영화사를 찾아간 어느 무명 배우. 오디션에 탈락했다는 말을 듣고 얼굴을 찡그리는 대신 활짝 웃으며 돌아서는 그녀를 감독이 불러 세웠다. 결과는 합격.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역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비비언 리의 이야기다.
칼과 방패로 싸우던 옛날, 전쟁터의 장군들은 웃음을 무기로 사용했다. 큰 소리로 “하하하!” 호방한 웃음을 터트림으로써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승화시켜 상대방의 기를 꺾어놓은 것이다. 긴장하면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는데, 그럴 때 웃으면 다시 안정을 찾게 된다.
면접이나 업무상 협상하는 자리에 나갈 때 옷차림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웃는 얼굴부터 장착하자. 웃는 얼굴을 하면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가 되어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된다.
웃는 얼굴은 행복을 불러온다
1988년 독일의 심리학자 프리츠 스트랙 박사는 피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똑같은 만화책을 읽게 했다. 단, 만화책을 읽을 때 한 그룹은 연필을 세워 끝부분을 입술로 물게 했고, 다른 그룹은 연필의 중간 부분을 치아로 물게 했다. 연필을 입에 무는 방식을 달리해 뾰로통한 얼굴과 웃는 얼굴을 만들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러자 연필을 치아로 물어 자신도 모르게 웃는 표정을 지었던 그룹이 만화책을 더 재미있었다고 평가했고, 내용도 더 잘 기억했다.

얼굴 표정 연구의 권위자인 폴 에크만 박사는 “사람이 특정한 감정 표현을 흉내 내면 몸도 거기에 따른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말하자면,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눈가에 주름을 잡으면서 웃는 얼굴을 만들면 뇌는 실제 웃는 것으로 판단해 행복한 화학물질을 분비한다는 뜻이다.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할 때 억지로라도 웃는 얼굴을 만들어보자. 정 어려우면 소리 내지 않고 알파벳 ‘e’라고 말해보자. 웃는 얼굴이 생활화된 사람은 대체로 삶의 태도도 긍정적이다.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면 얼굴이 저절로 즐거운 표정을 짓듯, 표정을 바꾸면 마음도 바뀐다. 웃는 얼굴은 행복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행복의 시작이기도 하다.
가족에게 늘 웃는 얼굴을 보여주자
자녀의 웃는 얼굴은 부모에게 큰 기쁨이다. 아기의 눈을 마주 보고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소리를 내며 아기를 웃기려 애쓰는 부모는 어쩌다 아기가 방긋 웃기라도 하면 기뻐 어쩔 줄 몰라 한다.
부모의 웃는 얼굴 역시 자녀에게 기쁨과 위안을 준다. 춘추전국시대 노래자(老萊子)는 70세의 나이에 알록달록한 색동옷을 입고 노부모 앞에서 온갖 재롱을 부리며 자빠지는 시늉까지 하면서 부모를 웃게 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웃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으로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웃게 해주려면 내가 먼저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웃어야 한다. 가족에게 생글생글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선물을 주는 셈이다. 좋은 부모는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부모이고, 효도하는 자녀는 부모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자녀다.
서로를 즐겁게 해주려 노력하며 함께 웃고 기뻐할 때 가족 간의 유대감도 돈독해진다. 한바탕 웃고 나면 크게 보이던 문제도 작게 여겨지거나 아예 사라지곤 한다. 삶의 여정이 평탄치 않을 때 자녀의 웃는 얼굴을 대하면 부모의 마음에 어느새 그늘이 사라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행복이 늘 따라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학교에 갈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책을 읽을 때에도 행복은 아이 주변을 항상 맴돌았다. 하루는 아이가 의아한 듯 행복에게 물었다. “왜 자꾸 날 따라다니는 거니?” 행복이 대답했다. “너의 웃는 얼굴이 좋아.”
배꼽 잡고 웃게 만드는 유머, 정해진 시간에 방송되는 코미디 프로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든 웃는 얼굴을 만들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웃음은 전염되는 특징이 있어서 한 사람의 웃음으로 열 사람도 웃게 할 수 있다. 내가 웃으면 나를 비추는 거울도, 바라보는 가족도 웃는다. 마음까지 밝아지고, 어떤 어려움이 와도 극복할 힘이 솟는다.
웃음은 감사의 직접적인 표현이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배어난다. 사진을 찍을 때에만 “김치”, “치즈” 하며 웃는 얼굴을 남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에 찍힌 내 모습에도,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는 내 삶의 비디오에도 웃는 얼굴을 남겨보자. 지금 이 순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