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랑 수기
잔잔하면서도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빠와 찍은 사진
아빠와 찍은 사진을 공모한다기에 나도 응모해야겠다 싶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집은 한쪽 벽을 사진으로 장식할 만큼 사진이 많다. 집에 도착해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찾으려고 서랍과 사진첩을 샅샅이 뒤졌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란…
한국 성남 박윤정
가스 밸브 잠그기
아내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종종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는다. 몇 번 얘기해도 고쳐지지 않아, 쪽지에 ‘사용 후 가스 밸브 확인해 주세요’라고 적어 밸브 아래에 붙여두었다. 다음 날, 라면을 끓여 먹고 침대에서 쉬고 있는데 주방에 있던 아내가 나를 불렀다. “여보! 왜 가스…
한국 성남 최석휘
기차표의 추억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본가에 가려고 기차표 예매사이트에 접속했다. 명절 기차표는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정해진 시간보다 미리 접속해 대기해야 한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도한 끝에 가까스로 예매에 성공했다. 이후, 부모님께 도착 시각을 알려드리려 승차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런데 아뿔싸! 기차 출발…
한국 서울 김혜선
온수처럼 따뜻한 마음
코로나19 여파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살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집 근처에 있는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늦은 시각이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고등학생 딸아이가 그 시간에 욕실을 쓰더군요. 왜 하필 제가 들어오는 시간에 씻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한국 김해 정남숙
물음표 편지
얼마 전, 이메일을 정리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메일이 몇 통 있었습니다. 발신자는 동생이었습니다. 제가 해외에 있을 때 현지 사정으로 전화가 잘 되지 않자 엄마가 동생에게 부탁해 보낸 메일이었지요. 메일을 열어보니 특별한 내용은 없고 온통 질문만 가득했습니다. 「잘 도착했니?」 「시차 적응은 잘하고…
한국 화성 최예주
비 오는 날
장대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에 밖에 나갔다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겠지만, 저는 비 오는 날이 참 좋습니다. 문득 ‘비 오는 날이 왜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기억의 초점이 과거로 돌아가 초등학생 때에 머물렀습니다. 농사일을 하시는 부모님은 저희가 먹을…
한국 서울 윤주영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어린 나이에 종갓집에 시집와 시부모 봉양에 시동생들 뒷바라지에 5남매 낳아 기르며 고된 농사일까지. 엄마는 정말이지 일복을 타고난 사람이었습니다. 거기에 살림살이는 점점 기울어져 가고, 큰언니 수술과 더불어 아빠의 건강도 나빠져 엄마는 공장 일까지 해야 했습니다. 밤이 되어 집에 돌아오면 밀린 집안일…
한국 인천 김순호
따뜻한 하루
갑자기 등에 담이 오는 바람에 꼼짝도 못하고 말하기도 힘든 날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통증이 더해, 설거지와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방에서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을 자려고 해도 쉽게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등이 아프니 똑바로 눕기도, 옆으로 눕기도 힘들고, 기침에 열까지…
한국 인천 서현주
37년 만의 고백
엄마는 곱디고운 스물네 살에 버스 한 대 다니지 않는 외딴 시골에 시집와, 시부모님 모시며 시동생과 자식 삼 남매 뒷바라지를 하셨습니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형수로서 그 역할에만 충실하여 살다 보니 자신의 이름은 잊은 지 오래되셨지요. 그런 엄마가 어느덧 61번째 생신을 맞으셨습니다.…
한국 구미 박영경
남편의 기도
제가 진리를 영접하기 전, 저희 가정은 대화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난 후 저희 가정에는 많은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우울했던 저의 삶을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바꿔주신 후부터 남편은 변화된 저를 보고 비록 더딘 믿음이지만 하나님이 계심을, 그리고 그분이 아버지 어머니이심을…
한국 의정부 오혜인
사랑하면 쉬운 양보
“엄마가 바라는 것은 공부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둘이서 잘 지내는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아이들이 싸울 때마다 하는 말입니다. 초등학생인 딸과 아들은 꾸지람을 듣는 순간은 반성하는 것 같지만 돌아서면 또다시 싸우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둘이 잘 지내게 할 수…
한국 대구 권순혜
남편의 아침
아침잠이 많다 보니 출근하는 남편의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준 날이 많았습니다. 어쩌다 잠을 설쳐 일찍 일어나는 날에도 남편은 회사에서 주는 샌드위치를 먹으면 된다며 식사보다는 저의 컨디션을 더 염려했습니다. 하루는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침에 빈속으로 출근하면 얼마나 속이 허할까?’ 그날…
한국 화성 김윤옥
노력으로 변화되는 가정
퇴근하고 돌아오면 늘 피곤에 찌든 저의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아내는 “어서 오세요. 오늘 많이 힘들었죠?” “와! 남편이다. 보고 싶었어요” 하고 반기며 미소 띤 얼굴로 저를 맞아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뚝뚝하게 “네” 하고 내뱉은 한마디가 전부였죠. 아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매일같이 웃으면서…
한국 김포 백광운
무엇을 줄까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깬 다섯 살 딸아이가 눈을 비비며 다가왔습니다. “아빠! 회사 가는 거야?” “응, 아빠 회사 가려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딸아이에게 저는 서랍 속에 있던 작은 비스킷을 내밀었습니다. “윤지야! 아침 먹고 나서 이 과자 먹어.”…
한국 대전 여인원
부모의 기쁨과 행복은
저희 가족은 편찮으신 시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위스콘신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병이 있다는 걸 감추어 오신 시어머니가 이제 돌아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어 조금이나마 함께할 기회를 갖고자 급작스럽게 떠나는 길이었습니다. 시어머니 걱정도 많이 되고, 어린 세 딸들을 긴…
미국 WA 시애틀 크리스티
한 사람이 힘들고 아플 때
얼마 전, 배가 점점 아프다가 고열이 나더니 나중에는 구토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지요.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하나를 받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군요. 하지만 뚜렷한 병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슨 병인지 알 수가 없으니 입원실로 갈…
한국 김제 김상선
날마다 특별한 날
어느 화요일이었습니다. 늘 하던 대로 남편 출근을 도와준 뒤 아이들이 등교 준비를 하는 동안 방에 잠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 제 앞에 아이 둘이 나란히 손을 잡고 다가와서는 동시에 말했습니다.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평소 안 하던 말을 하니, 무슨 일인가…
한국 의정부 조윤주
붕어빵 아빠와 딸
“엄마! 왜 나는 엄마 안 닮았어?” “무슨 소리! 엄마 딸인데 왜 엄마를 안 닮아?” “거짓말! 오늘도 동네 아줌마가 ‘딸들이 다 엄마를 닮아 이쁘네요’ 하면서 언니들한테는 엄마 닮았다 하고 나 보고는 ‘아이고, 막내는 아빠를 닮았나 보네요’ 했잖아. 그래서 엄마랑 언니들이 다…
한국 전주 고수정
찹쌀도넛 두 개
교회에서 학생부 모임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집에 계신 엄마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나 모임 끝나서 집에 가고 있어.” “응. 서현아, 근데….” “응?” “엄마 찹쌀도넛이 너무 먹고 싶다.” 저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고 가방을 뒤졌습니다. 가방에서는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한국 서울 김서현
내게 힘이 되는 사람
근래에 개인적으로 준비할 일이 있어 며칠을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잠은 잠대로 못 자고, 집안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8시쯤 집에 돌아왔다. 집에 들어오니 불이 켜져 있고, 식탁에는 마트 전단지가 활짝 펼쳐져 있었다. 웃음이 나왔다. 퇴근하고 먼저…
한국 화성 안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