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과학
과학보다 앞선 ‘창조주의 기록’을 들여다봅니다.
느림과 반복의 가치, 되새김질
해가 설핏 넘어가는 늦은 오후, 커다란 가마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마른 짚에 쌀겨, 콩깍지, 깻묵 등을 함께 넣어 푹 끓이다가 솥뚜껑을 덮고 한참 뜸을 들인다. 솔솔 나는 쇠죽 냄새에 배고픔 담긴 소의 ‘음매’ 소리가 들린다. 한 바가지 퍼다가 구유에 부어주면 커다란 눈을 끔벅이던 소는 긴 혀를 날름거리며 여물을 맛나게 먹는다. 느리지만 우직하게 밭을 갈던 소는 허기진 배를 허겁지겁 채우고는 외양간에 드러누워 두 눈을 감고 느긋하게 되새김질한다. 위가 4개의 방으로 나뉜 반추동물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시골 풍경이지만 과거 농촌에서는 ‘사람 끼니는 굶겨도 소는 안 굶긴다’는 말이 있을 만큼 소를 귀히 여겼다. 장정 대여섯 명 이상의 일을 해내는 생산력의 원천이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살아온 여러 가축 가운데 왜 하필 소가 농사일을 돕게 된 것일까? 과거 서양에서는 말을 농사에 이용하기도 했으나 소에…
안성맞춤 옷, 피부
더운 여름, 해수욕장을 찾은 선아 씨. 뜨거운 햇살에 눈이 부시고 땀이 주르륵 흐르지만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와 백사장을 보니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다. 파도에 발이라도 적시고 싶은 마음에 맨발로 백사장에 들어선 선아 씨는 발목까지 부딪는 시원한 바닷물의 촉감에 어린아이처럼 즐겁다. 백사장을 거닐다 조개껍데기에 발바닥을 찔려 따끔했지만 작은 생채기를 보고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선아 씨가 이러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은 피부가 가진 다양한 기능 때문이다.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 피부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뚜렷하게 보이는 기관이다. 모두 펼치면 넓이가 약 1.5∼2제곱미터에 이르고, 무게는 체중의 약 8퍼센트를 차지한다. 1제곱센티미터의 손톱만 한 크기의 피부에는 3백만여 개의 세포와 100여 개의 땀샘, 15개의 피지선, 1미터 정도의 모세혈관이 존재한다. 몸을 둘러싼 가죽 정도로 여겨지기 쉬우나 피부는 화상 등으로 3분의 1 이상 잃을…
귀소본능
고전소설 ‘흥부전’은 철새의 이동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담고 있다. 흥부전은 둥지에서 땅으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 새끼 제비를 마음씨 착한 흥부가 고쳐주자, 가을에 먼 길을 떠났던 그 제비가 이듬해 봄에 돌아와 금은보화가 가득 담긴 박이 열리는 씨앗을 물어다 준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동물이 자신의 서식지 또는 산란하던 곳에서 멀리 떠났다가 다시 그 장소로 돌아오는 성질을 귀소본능(歸巢本能) 또는 회귀본능(回歸本能)이라고 한다. 흥부전에서처럼 제비는 놀라운 귀소본능을 지니고 있는 새이다. 몇 해 전에 어느 조류 전문가가 제비의 귀소능력을 실험하기 위해 제비 열 마리의 다리에 인식표가 새겨진 가락지를 부착했다. 이듬해 봄, 열 마리 가운데 여섯 마리가 원래 둥지에 정확하게 돌아와 전문가를 놀라게 했다. 철새들은 새끼를 낳아 기르는 곳(번식지)과 겨울을 나는 곳(월동지)이 다르다. 철새는 매번 새 번식지나 월동지를 찾지 않고 늘 같은 경로로 이동하며 놀라운 귀소성을 보인다. 제비,…
더불어 사는 지혜, 공생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물과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생물들이 맺는 관계는 서로 이익을 주는 공생 관계도 있고, 한쪽은 이익이지만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는 기생 관계도 있다.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과 식물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신비한 자연의 이치이다. 다른 종의 생물들끼리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사는 것을 ‘공생(共生)’이라 한다. 여기에는 서로 이익을 주고받으며 사는 상리공생과, 한쪽은 이익을 얻지만 다른 쪽은 이익도 손해도 없는 편리공생이 있다. 이익을 주고받는 상리공생 다른 동물과 같이 사는 동거동물의 경우 주로 상리공생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바닷속에서는 이런 관계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닷속에 사는 말미잘은 화려해서 한 떨기 꽃 같다. 그렇지만 화려함에 반해서 함부로 다가갔다가는 혼쭐이 난다. 말미잘의 촉수에는 독을 지닌 ‘자포’가 있어서 침입자나 먹잇감에게 독침을 발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는 특수화된…
빛과 만물
본다는 것은 눈으로 물체의 형태와 색을 인식하는 과정이다. 이는 옛적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기심 거리였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눈에서 빛이 나와 물체를 볼 수 있다”고 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체 안에 색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빛이 물체에 닿았을 때 변형되어 색을 띤 채 우리 눈에 들어온다”고도 하였다. 16세기 이후에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물체에 반사된 빛이 눈에 들어와 물체를 인식하게 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물체를 인식하는 데 있어서 빛은 절대적이다. 빛이 없으면 우리 눈은 물체의 형태도 색도 인식할 수 없다. 빛을 통해 드러나는 만물 물이 담긴 유리컵의 빨대는 꺾여 보이고 물속에서 본 다리는 유난히 짧은 데다 굵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빛이 굴절하기 때문이다. 빛은 일반적으로 직진하는 성질을 가지는데 어떤 물질을 통과하는지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를…
지구의 살갗, 흙
2013년 8월 1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전송해 온 화성 영상을 공개했다. 태양계의 어떤 행성보다도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지니고 있어 ‘제2의 지구’로, 인간이 정착해 살아갈 최적의 후보지로 꼽히는 화성. 그러나 영상 속 화성의 풍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푸른 지구의 모습과는 달리, 끝없이 펼쳐진 돌무더기 사이로 먼지가 흩날리는 황무지일 뿐이었다. 살아있는 흙의 탄생 지구가 생명을 품은 아름다운 별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흙이 지구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표토’는 지구 토양의 상층부 30센티미터 정도에 존재하는 흙을 일컫는다. 반면, 화성에는 표면을 덮고 있는 표토가 없다. 흙이 없는 화성에는 먼지만 잔뜩 있다. 사람들은 ‘흙’ 하면 모래와 자갈 같은 ‘바위 부스러기’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흙에서 모래와 자갈 같은 고형물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45퍼센트 정도로 절반에 못 미친다. 공기와 수분이 각각…
생명의 소재, 단백질
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시계를 손으로 더듬어 끄고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향한다. 이를 닦은 뒤 다양한 용기에 담긴 세제를 이용해 씻고서는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린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친 후 옷을 입고 가방과 휴대폰을 챙겨 집을 나선다. 출근을 준비하는 잠깐 사이에 쓰인 물건들만 봐도 대부분이 플라스틱 소재로 되어 있다. 시계에서 시작해서 칫솔, 세제 용기, 헤어드라이어, 식기, 조리도구, 기능성 섬유, 가방, 휴대폰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보기 어려웠을 물건들이다. 21세기를 가히 ‘플라스틱 시대’로 규정할 만하다. 최첨단을 달리는 수많은 제품들이 플라스틱(합성수지),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 합성 고분자1 물질로 만들어졌다면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는 과연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을까? 1. 고분자: 분자량이 1만이 넘는 큰 분자를 말하는 것으로, 보통 원자 100개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속적으로 늘어선 수십에서 수백 개의 단량체가 합성되어 긴 고분자 사슬을 이룬다. 단백질로 구성된…
차원 이야기
예상 범주에서 벗어나거나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가리켜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저급한 행동이나 생각은 ‘차원이 낮다’, 수준이 높은 행동이나 생각에는 ‘차원이 높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 차원이라는 뜻은 사물을 바라보거나 생각하는 입장, 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상이나 학문의 수준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다른 차원이라는 말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인문학적인 뜻의 차원 외에 2차원 평면이나 3차원 공간을 말할 때 쓰는 수리물리학적인 의미의 차원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차원을 인식하는 면에 있어서 우리는 ‘차원이 낮다’고 할 수 있다. 2차원 세계에서는 3차원 세계를 바로 알 수 없듯 우리가 바라보는 3차원 세계에서는 더 높은 고차원의 세계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우주는 몇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차원과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이 우주에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적극적이고 지능적인 식물의 수분 전략
봄바람에 그윽한 향기를 퍼트리는 아까시나무, 산천에 흐드러지게 핀 분홍빛 철쭉 그리고 발그레하게 핀 한 떨기 장미까지⋯. 탐스럽게 핀 화려한 꽃송이들이 늦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알록달록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은 과연 누굴 위한 것일까? 이끼나 고사리같이 꽃이 없는 민꽃식물도 있지만 대부분의 식물은 꽃을 피워 씨를 맺고 세상에 자손을 남긴다. 씨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술에서 만들어진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닿는 꽃가루받이(수분, pollination)가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이동할 수 없는 식물은 곤충, 새, 물, 바람 등의 도움을 받는다. 화려한 꽃과 달콤한 꿀 꽃을 피우는 식물 다섯 가운데 둘은 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을 매개로 수분하는 ‘충매화’다. 곤충의 몸에 묻은 꽃가루는 다른 꽃의 암술머리로 전해져 새 생명의 씨앗이 된다. 곤충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 메신저가 되는 것이다. 특히, 충매화는 화려한 꽃잎이나 꽃받침을 가졌다. 그 모습에 많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표현, 웃음과 눈물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11세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제어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라는 다섯 감정이 낯선 환경에서 힘들어하는 라일리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모험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늘 활기찬 기쁨이만큼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는 슬픔이도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간은 수십 가지 이상의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감정의 동물이다.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감정을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기쁨과 슬픔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기쁨과 슬픔이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표현하는 웃음과 눈물. 단맛과 쓴맛으로 버무려진 인생살이에서 웃음과 눈물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웃음과 눈물이란? 웃음은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복합적인 감정으로부터 발생하는 기이한 감정 표현이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으나 사람은 평생 50만 번 이상 웃는다고 한다. 어린이는 하루 평균 400번쯤 웃는데, 어른이 되면서 점차 웃음이 사라져 하루 8번 정도를 웃는다고 한다.…
놀라운 동물의 감각
동물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고 듣고 느낄까? 우리의 감각을 바탕으로 동물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지구상의 다양한 동물은 사람과는 다른, 다채로운 방법으로 세상을 감각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에게는 특별한 감각기관이 만들어 낸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동물들의 신기한 감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세상을 더 정확히 느끼는 감각기관 – 시각, 청각, 후각 흔히 눈썰미가 좋은 사람을 가리켜 “매의 눈을 가졌다”고 한다. 실제로 매나 독수리 같은 맹금류는 인간에 비해 4~8배나 멀리 볼 수 있는 날카로운 시각을 가지고 있다. 매는 사람보다 시각세포의 수가 5배나 많고, 황반이 두 개나 있어 넓은 시야로 더 정확히 볼 수 있다. 한 예로 매과의 아메리카황조롱이는 18미터 높이의 나무에 앉아서도 땅을 기는 2밀리미터의 애벌레까지 찾아낸다고 한다. 매의 눈이 아무리 매섭다고 해도 단점은 있다. 해가 떨어지면 거의 장님이 되고 만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향기, 엄마 냄새
갓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는 세상 전부다. 엄마 품만큼 안전한 곳도 없다. 미숙아 사망률이 높던 1978년, 콜롬비아 보고타의 한 병원에서 당시 부족한 인큐베이터를 대신할 방법으로 ‘캥거루 케어 Kangaroo Care’를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갓 태어난 아기를 엄마의 맨살에 밀착해 안아서 따뜻한 체온만이라도 유지해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캥거루가 주머니에 새끼 캥거루를 넣고 다니듯 엄마가 아기를 품에 안아서 돌본다 하여 캥거루 케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캥거루 케어는 ‘엄마 품의 기적’이라고도 불린다. 엄마가 아기를 안아서 엄마의 체온을 느끼고 엄마 냄새를 맡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신생아 사망률을 크게 줄이고 미숙아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엄마 품에서 나는 엄마 냄새에 담긴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엄마는 냄새로도 자녀를 안다 대부분의 포유류 어미는 갓 태어난 새끼를 핥는 행동을 한다. 새끼의 몸에 묻어 있는 양수를 제거해 새끼의 체온이 떨어지지…
땀의 진가(眞價)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 때, 양심에 찔리는 거짓말을 할 때, 청양고추를 한 입 베어 물 때, 심한 열 감기에 걸렸을 때까지 항상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있다. 바로 땀이다. 이처럼 사람은 다양한 땀을 흘리며 살아간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에는 매일 땀과의 크고 작은 결투가 벌어진다. 많은 사람들에게 땀은 반갑지 않은 여름 불청객이자 더럽고 냄새나는 노폐물쯤으로 치부되어버리곤 한다. 그런데 만약 사람이 땀을 흘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땡볕 아래 강아지처럼 입 밖으로 혀를 내민 채 헐떡거리며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땀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존재다. 땀과의 즐거운 동행을 시작해보자. 땀이란 무엇일까? 땀은 전신 피부에 분포된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로, 99퍼센트는 물, 나머지는 나트륨, 염소, 칼륨 등의 이온으로 구성된다. 나트륨과 염소는 신체 내 수분을 적절히 조절해주고 칼륨은 신진대사를 도우며 칼슘과 마그네슘은 근육의…
생명의 양식, 모유(母乳)
‘마두금’이라는 몽골의 전통 악기가 있다. 어미 낙타가 출산의 고통이 너무 커서, 이제 겨우 일어나 다가오는 새끼를 자꾸만 밀쳐낼 때가 있다. 새끼가 사흘 동안 어미의 젖을 먹지 않으면 살길이 없다. 그때 사람이 마두금의 구슬픈 가락을 들려주며 위로하면 어미는 눈물을 흘리며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고 한다.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까지 모체는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과정 또한 결코 쉽지만은 않다. 엄마는 오로지 아기를 위해서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며 게다가 젖몸살로 산모는 다시 한번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맞이한다. 엄마의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기는 천진난만하게 젖을 빤다. 엄마의 젖만큼 아기에게 완전한 음식이 있을까. 그래서 엄마는 힘들더라도 꼭 모유를 먹이고 싶다. 사람들이 섭취하는 식품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식품을 완전식품이라 한다. 완전식품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새들의 자식 사랑(Ⅱ) 각인(刻印)과 육추(育雛)
“삐악삐악.” 한 번쯤 하굣길 학교 앞에서 팔던 노란 병아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결국 한 마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부푼 가슴으로 샛노란 병아리를 잘 키워보려 애쓰지만 병아리는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 후 죽고 만다. 왜 그럴까? 병아리의 부화 온도는 암탉이 알을 품는 온도인 37~38도 정도이고 암탉의 품에서 부화한 병아리의 체온은 40도 이상이다. 알이 부화하고 난 이후에도 암탉은 계속해서 병아리를 품는다. 병아리들이 스스로 체온 조절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엄마가 없는 병아리들이 쉽게 죽어버린 이유다. 이처럼 새끼에게 어미의 역할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인, 어미를 통해 동족을 인지하다 닭이나 오리는 부화한 뒤 곧바로 어미의 뒤를 쫓는다. 조류의 특이한 본능 중 하나인 ‘각인(刻印) 현상’으로 이소성1 조류의 새끼가 알에서 나온 후 처음 본 움직이는…
새들의 자식 사랑(І), 포란(抱卵)
발명왕 에디슨은 어린 시절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였다. 하루는 에디슨이 없어져 집안이 야단이 났다. 부모가 한참을 찾다가 헛간 짚더미 위에서 에디슨을 발견했다. 웅크려 거위 알을 품다 잠들어 버린 것이다. 에디슨의 바람과는 다르게 거위 알은 하나도 부화하지 못했다. 왜 거위 알은 부화하지 못한 것일까? 새끼가 자랄 보금자리, 둥지 알을 품어 깨어나게 하는 것은 새들의 번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둥지를 만드는 일은 알을 품기 위한 첫 과정이다. 사람도 비와 바람을 피할 집이 필요하듯이 새들도 천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하고 곧 알에서 깨어날 새끼를 키울 둥지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새들은 무엇보다 둥지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부모 새는 까다로운 엄선 과정을 거친 장소에 좋은 재료와 자신의 털까지 뽑아 둥지를 만든다. 새들이 만드는 둥지의 모양과 위치는 매우 다양하다. 이소성 조류는 알에서 나오자마자 어미를 알아보고 졸졸 따라다닌다. 새끼가 태어난…
지구의 안전장치, 중력
인류는 중력의 영향력 아래 살고 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뿐 아니라 모든 물체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힘껏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도 하늘에 닿기는커녕 잠시도 공중에 떠 있지 못하고 도로 땅으로 곤두박질친다. 언제나 중력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우리는 항상 중력에 붙잡혀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무에도, 의자에도, 공기에도 중력은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다. 인류는 오랫동안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783년, 몽골피에 형제가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비행한 것을 시작으로 100여 년 뒤, 라이트 형제에 의해 최초의 동력 비행기가 개발됐다. 100년의 세월이 더 지나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현대 문명은 초음속, 초대형 여객기를 만들어 냈다. 땅에서 발을 뗀 인류는 더 나아가 지구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난 우주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 염원은 로켓을 고안하기에 이르렀고 유인우주선과 국제우주정거장을 탄생시켰다. 중력이란 무엇인가 중력이란 과연…
추위를 이기는 동물들
겨울이 돌아오면 사람들은 살을 에는 칼바람에 외출을 꺼린다.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방한용품을 준비하기도 한다. 겨울에 패딩이나 두꺼운 털옷을 껴입은 사람들이 잔뜩 어깨를 움츠린 채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그런데 바람을 막아줄 집도, 두꺼운 옷도 없는 동물들은 혹독한 추위를 어떻게 견딜까? 지구 상에서 가장 추운 곳은 남극이다. 남극은 전체 면적의 2퍼센트만 흙이 드러나 있고 나머지는 두께 2킬로미터에 이르는 얼음으로 뒤덮인 대륙이다. 남극의 겨울 기온은 평균 영하 56.7도이며, 최대 영하 91.2도까지 내려간다. 때때로 연안에서는 초속 50미터가 넘는 바람이 불기도 한다. 20세기에 들어서야 탐험이 성공하여 겨우 베일을 벗고 있는 남극은 극한의 공간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황량한 하얀 대륙 남극에도 생각보다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다. 남극의 미생물들은 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추위를 견딘다. 물 분자와 결합해 얼음…
달걀에 숨은 비밀
달걀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먹을거리다. 그러나 달걀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하나의 세포이기 때문에 유정란의 경우, 어미 닭이 3주만 정성스럽게 품어주면 마술처럼 그 안에서 병아리가 태어난다. 어떠한 생명의 징후도 보이지 않던 달걀에서 살아있는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생명을 감싸 안은 달걀은 또한 많은 비밀을 잉태하고 있다. 먼저, 달걀의 내부 구조부터 살펴보자. 달걀의 안쪽을 대충 살펴보면 노른자, 흰자, 껍데기로 구분되는 매우 간단한 구조다. 하지만 달걀은 사실 여러 막으로 둘러싸인 꽤 복잡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단단한 껍데기는 주로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석회암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달걀 껍데기를 까려다 보면 거추장스러운 반투명의 얇은 막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겉껍데기 안의 두 층으로 이뤄진 난각막이다. 난각막은 얇고 약해 보이지만 겉껍데기에 내구성을 더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난각막 안에는 묽은 흰자가 있고 된 흰자가 막에 싸인 노른자를 감싸고 있으며…
곤충의 위장술, 의태
한가운데 뚫린 커다란 구멍과 그 사이에 놓인 위태로운 외나무다리.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이 장면은 사실 길 위에 그려진 그림으로 감상자의 눈을 속이는 미술 작품, 트릭아트다. 트릭아트는 빛의 굴절과 반사를 통해 착시 효과를 일으켜 평면의 작품을 입체로 보이게 하는 착시 예술이다. 가까이서 보면 평면 그림이지만 멀리서 보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한다. 그런데 트릭아트처럼 모두의 눈을 속이는 위장술의 달인들이 우리 주변에 숨어 있다. 바로 곤충들이다. 동물들은 자신의 몸을 보호하거나 사냥을 하기 위해 주위의 환경이나 다른 동물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는데, 몸의 색깔이나 형태를 주위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을 ‘카무플라주(은폐적 의태)’라고 한다. 군인들이 적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무늬 있는 군복을 입거나 위장막을 쳐서 주변 환경과 식별하기 어렵게 위장하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의태’ 하면 풀잎에 숨은 메뚜기의 보호색 정도를 떠올리지만 곤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