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비 오는 날

장대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에 밖에 나갔다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겠지만, 저는 비 오는 날이 참 좋습니다. 문득 ‘비 오는 날이 왜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기억의 초점이 과거로 돌아가 초등학생 때에 머물렀습니다. 농사일을 하시는 부모님은 저희가 먹을 아침밥을 차려놓고 이른 새벽 논과 밭으로 나가곤 하셨습니다. 하루는 아침밥을…

한국 서울 윤주영

관솔, 썩지 않는 소나무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듯이, 소나무는 죽어서 ‘관솔’을 남깁니다. 소나무는 강한 바람에 부러지거나 베이면 ‘송진’이라는 끈끈한 액체를 내뿜습니다. 마치 사람 몸에 상처가 생기면 피가 나고 딱지가 앉은 뒤 새살이 돋는 것처럼, 송진은 소나무가 다친 데를 치유하고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분비하는 물질입니다. 죽은 소나무에 송진이 배여 굳은 부분이…

새노래 시집

한 집사님이 큰 글씨로 된 새노래 책을 보기에 이유를 물었습니다. 큰글 새노래 책은 악보 없이 가사만 있어서 작은 글씨가 불편한 어르신이나, 아직 악보를 못 보는 어린아이들이 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난스럽게 던진 질문에 집사님의 감동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해외선교에 참여했을 때, 현지 언어가 서툴렀던 집사님은 큰글 새노래 책을 가져가 예배 시간에 한글…

한국 성남 임지연

아침을 깨우는 모닝커피처럼

우리 집 아침은 새노래와 함께 시작됩니다. 잠이 덜 깬 몽롱한 상태에서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이 정신을 깨우는 것처럼 이른 아침에 듣는 새노래의 아름다운 선율은 제 영혼의 기운을 북돋습니다. 요즘 남편은 출근 준비를 하며 새노래를 흥얼거립니다. 바쁜 아침에 듣는 새노래가 남편에게도 커피 한 잔의 여유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제 삶의 공백을 가득…

한국 광주 김은희

사업가와 어부

한 사업가가 작은 바닷가 마을로 휴가를 갔습니다. 선착장을 거닐다 어부를 만난 그는, 물고기가 얼마 없어 홀쭉한 그물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어부는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할 만큼만 물고기를 잡는다며 허허 웃었습니다. 그러자 사업가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왜 물고기를 더 잡지 않죠? 물고기를 많이 잡아 시장에 팔면 돈을 더 벌 수 있고,…

‘사랑은 성내지 아니하고’

살다 보면 화날 만한 일들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약속 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차가 막혀 꼼짝 못 한다거나 새 신발을 신은 날 하필 비가 오는 등, 처한 상황으로 인해 화가 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노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화가 나면 혈관이 팽창하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눈은 힘이 들어가 부릅뜨게 되고, 호흡이 가빠지며…

소년과 아버지

한 소년이 죄를 지어 재판장에 섰습니다. 소년의 보호자인 아버지도 그 자리에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아버지의 태도가 여느 보호자들과 사뭇 달랐습니다. 아들이 저지른 일은 자신과 상관없다며,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지요. 그 모습을 본 판사는 소년을 아버지 앞에 무릎 꿇게 한 뒤 말했습니다. “○○ 군, 아버지한테 사랑한다고 열 번 말한다.…

선한 행실의 의미

봉사활동 날짜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됐습니다. 봉사에 참여할 만한 인원이 많지 않아 활동에 차질이 있을까 염려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행사 당일, 예상보다 많은 식구들이 모였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식구들은 열정을 가지고 봉사에 임했습니다. 하라레 공원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동안 많은 행인들이 오갔습니다. 대체 어디서 나왔기에 뙤약볕 아래에서 저렇게 밝은 표정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느냐며 다가와서…

짐바브웨 하라레교회

한 끼 vs 이만 끼

아버지에게 밥을 지어드린 날이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늦은 퇴근으로 점심 식사도 못한 아버지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에 얼른 쌀을 씻어 안쳤습니다. “네 덕분에 한 끼 안 굶었네. 고마워.” 식사를 마친 아버지의 한마디에 뿌듯하면서도 문득 비교가 됐습니다. ‘나는 아버지 덕분에 몇 끼를 안 굶었을까?’ 살아온 날을 세어보니 족히 2만 끼는 넘을 듯싶었습니다. 그동안…

한국 서울 주영호

더위를 이기는 나무

나뭇잎은 뙤약볕에 타거나 시들지 않습니다. 한여름이면 나무는 가지마다 달린 무성한 잎들로 사람과 동물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지요. 연약한 나뭇잎이 뜨거운 햇볕에도 초록빛 싱그러움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일까요? 나무는 뿌리로 흡수한 수분을 물관을 따라 위로 올려보냅니다. 줄기와 가지를 거쳐 잎까지 도달한 수분은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 증발하는데, 이를 ‘증산작용’이라 합니다. 증산작용은 땅속…

수면 내시경 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했다. 예전에 남편이 일반 내시경을 하고 힘들었다고 해서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수면 내시경을 선택했다. 수면마취제를 맞고 1초, 2초, 3초. 기억이 끊겼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검사가 끝난 뒤였다. 아무 고통 없이 내시경 검사를 받게 해주신 하나님께 절로 감사가 나왔다. 병실에서 쉬고 있는데 담당 의사가 회진을 왔다.…

한국 순천 김현임

“일주일간 TV 없이 살아보기”

TV, 컴퓨터, 스마트폰, 게임기 등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가정이 점점 삭막해져가고 있습니다.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준다는 이점 뒤에 가족 간 대화 단절이라는 커다란 오점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우리에게 친숙한 TV. 혹시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TV를 보는 시간이 더 길지는 않나요? 이달에는 단 일주일 만이라도 TV에서 해방되어…

보물찾기

이번 거리정화는 김해 장유 지역의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율하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곳은 식당을 비롯한 여러 가게가 즐비해 지속적인 정화활동이 필요한 지역이었습니다. 정화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식구들의 손에 들린 수거 봉투가 가득 찼습니다. 쓰레기가 눈에 띄면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너도나도 신나게 달려가서 주워 담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요!…

한국 김해 이지원

마음의 준비

새로 구한 직장에서 새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며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이곳에서 진리를 사모하는 영혼을 꼭 만나게 해주시기를요. 이직한 곳은 저를 포함해 여직원이 세 명인 작은 회사였습니다. 그중 한 명은 저와 나이가 비슷한 데다 업무도 같아 금세 서로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가까워진 동료가 하늘 가족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시흥 조은비

영혼의 느낌, 영감(靈感)

“유레카!”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왕의 금관이 순금으로만 만들어졌는지 밝혀낼 방법을 찾은 뒤 외친 말입니다. 그는 목욕하던 중 자기 몸의 부피만큼 물이 넘치는 데서 영감을 얻어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고도 하는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느낌을 받아 무언가를 성취할 때 “영감을 얻다” 혹은 “영감이 떠오르다”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영감이란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한국 수원 김민성

좋은 땅

씨앗이 자라 풍성한 열매를 맺으려면 좋은 땅을 만나야 합니다. 씨앗은 한번 뿌리를 내리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기에, 어떤 땅에 심기느냐가 성장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식물에 있어 ‘좋은 땅’이란 과연 어떤 땅일까요? 땅이 척박하다거나 비옥하다고 말하는 기준은 ‘흙’에 있습니다. 좋은 흙은 배수와 통기성이 뛰어나 물과 산소가 잘 드나들고,…

수감자의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

저는 경찰국에서 수감자들과 관련된 문의 전화를 받는 업무를 합니다. 하루는 한 수감자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 아들은 치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들을 치료해 주세요.” 아들이 아파서 치료가 필요한데 안 해주고 있다며 어머니는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경찰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겠다는 그녀의 말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저는 죄를 짓고 처벌을…

미국 NY 브롱크스 캐러나

아들을 구한 노인

한 가난한 농부가 아들 집에 갔다가, 아들에게 받은 돈 삼백 냥을 허리에 차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고개를 넘다 큰 바위를 발견한 그는, 거기 앉아서 한참 쉬었다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가다 보니 허리춤이 허전했습니다. 바위 위에 풀어놓은 전대를 그대로 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되돌아갔더니 어떤 노인이 전대를 안고 서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움직이는 성경입니다

오랜 친구를 통해 진리를 듣고 하나님을 영접한 자매님이 있습니다. 자매님을 인도한 친구는 식당에서 일하며 일주일에 한 번 쉬는데, 그때마다 자매님의 말씀 공부를 돕고 있습니다. 자매님은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가게를 운영합니다. 따듯한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는 자매님을 위해 저희는 된장찌개와 잡채 등 맛난 음식에 사랑을 가득 담은…

한국 의정부 김향순

엄마의 쉼표

외할머니가 고관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엄마는 한 달간 병간호를 해드리려 집을 비웠습니다. 할머니의 건강도 염려되었지만 엄마도 걱정이었습니다. 식사는 잘 챙겨 드시는지, 잠자리는 불편하지 않은지 틈틈이 전화를 걸어 할머니와 엄마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엄마의 부재로 생긴 또 다른 고민은 청소와 빨래, 아빠의 식사를 챙기는 일이 모두 제 차지가 되었다는 겁니다. 손도 느리고 평소…

한국 광주 심차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