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숲의 질서

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나뭇가지들이 서로 닿을세라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수관기피(Crown shyness)’라고 합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가지마다의 간격이 일정해 필시 어떤 이유가 있을 듯해 보입니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설이 있습니다. 나무가 잎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햇빛의 양은 한정적인데 가지들이 겹치게 되면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서로 침범하지 않도록 자란다는 게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나뭇가지들이 서로 부딪치면 상처가 생기거나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성장을 멈춘다고 합니다. 병충해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키 큰 나무 아래 작은 식물들까지 햇빛을 골고루 얻을 수 있도록 틈을 내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숲은 생태계의 보고라 불립니다. 숲을 이루는 주요 자원은 나무이지요. 다양한…

헛되지 않을 수고

누군가 나의 수고를 알아준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하나님 안에서의 수고는 하나도 헛된 것이 없다는 말씀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 고전 15장 58절 교회에서 하는 작은 봉사, 식구를 위한 희생과 수고를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하나님께서 아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헛되지 않은 수고의 끝에 크나큰 축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으로 말입니다.

한국 부산 박세영

인내와 기다림

‘인내’는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딘다’는 뜻입니다. 화를 가라앉히거나, 운동을 하거나, 아이가 생떼를 부릴 때, 졸음을 참아야 할 때 흔히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편, ‘기다림’은 ‘어떤 사람이나 때가 오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안친 쌀이 밥이 되기를, 약속한 친구가 오기를, 화분에 꽃이 피기를, 담근 포도주가 발효되기를 바랄 때는 기다림이 필요하지요. 인내는 고통이 따른다는 점에, 기다림은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는 믿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장차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참된 기다림에는 인내가 수반됩니다. 농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결실만을 바라면 그의 기다림은 환상에 불과할 뿐, 씨앗을 심고 때에 따라 물을 주는 수고를 들여야만 실체가 존재하는 참된 기다림이라 할 수 있지요.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의 인내는 그저 고통스럽기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의 성취를 확신하는 참된 기다림 속의 인내는 고통만 아니라…

깨어 있으라

“그러나 그날과 그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주의하라 깨어 있으라 그때가 언제인지 알지 못함이니라 ⋯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혹 저물 때엘는지, 밤중엘는지, 닭 울 때엘는지, 새벽엘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 그가 홀연히 와서 너희의 자는 것을 보지 않도록 하라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이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 하시니라” 막 13장 32~37절 이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파트 복도가 떠나가라 울리는 굉음에 화들짝 놀라 현관문을 열었다. 화재 경보였다. 집이 꼭대기 층이라 연기가 올라오는지 아래쪽을 살피다가 경비실에 전화를 걸었더니 “점검 중”이라는 태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다행이라는 생각도 잠시, 현관문을 열었을 때 앞집이나 아래층에서 전혀 인기척이 없던 것이 생각났다. 부재중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이 익숙한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잠들어 경보를 못 들은 것인지…

한국 김해 박혜영

보이지 않는 사랑

형형색색의 산호로 꾸며진 어항을 촬영한 영상을 보았다. 그 속에 사는 가시복어, 옐로탱, 만화영화 주인공 흰동가리와 파란 줄무늬 임페럴엔젤 같은 해수어가 살고 있었는데 마치 바닷속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아름다웠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를 어떻게 어항에서 키우는지 호기심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니 담수어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고 복잡했다. 우선 기본적으로 어항이 필요하고 해수어 전용 여과재로 거른 물을 펌프로 공급해주는 섬프(sump)어항이 따로 필요했다. 물의 염도를 맞추는 염도계, 수중 히터, 온도계, 조명, 파도를 만드는 수류 모터, 산소 발생기, 해수염 등을 세팅한 후 물고기가 적응할 수 있는 물 상태가 되기까지 몇 주, 길게는 두 달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후 물고기를 넣고 나면 먹이를 잘 먹는지 반응을 살피면서 염도, 수질, 온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백점병, 박테리아 감염, 흡충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바다와 똑같은 환경과 조건을…

러시아 모스크바 강요나

기본적 귀인 오류

A는 근무 시간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B를 보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TV 보는 거 좋아한다더니, 어젯밤에도 TV 보느라 늦게 잤군.’ 그러나 B는 사실 새벽에 아이가 아파 응급실에 다녀오느라 잠을 못 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원인을 추론하는 것을 ‘귀인’이라 합니다. 타인의 행동을 귀인할 때 환경과 상황 같은 외부적 요인은 간과하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동기 등 내부적 요인으로 판단하는 심리 현상을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 합니다. A도 근무 중 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라도 자신이 할 때는 ‘사무실에 산소가 부족해서’, ‘업무 과다로 체력이 떨어져서’ 등 상황을 탓하며 합리화했지요. 이 같은 오류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게 되고, 자신에게만 관대한 사람이 됩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거야’라고 생각하면 오류에서 벗어나 좀…

아들의 깜짝 방문

어릴 때는 애교 많고 엄마만 찾던 아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무덤덤해지고 엄마보다 친구를 더 찾더군요. 어느덧 성인이 되어 독립한 후로는 얼굴조차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자식이 장성하면 부모를 떠나 독립하는 게 당연하지만 왠지 모를 허전함이 마음에 생겼습니다. 집에 와도 볼일만 보고 금방 가는 아들을 보며 ‘직업 특성상 그럴 수 있지’ 하면서도 함께하고픈 마음 때문인지 괜히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자식 사랑은 외사랑이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날씨 탓에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더니 아들이 물었습니다. “엄마,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왜?” “엄마 목소리가 왠지 힘없이 들려서, 어디 아프신가 해서요.” “환절기라 목이 잠겨서 그렇지.” “건강 잘 챙기셔요.” 아들이 관심 가져주니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일하느라 한창 바쁠 시간에 아들이 연락도 없이 집에 왔습니다. “아들, 무슨 일 있니? 어디 아파? 사람들이 속상하게 하니?”…

한국 평택 / 성덕

한 방울의 물을 위해

아프리카 대륙의 남서부 해안과 맞닿은 나미브 사막(Namib Desert). ‘나미브’는 나마족 말로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뜻입니다. 그곳에 서식하는 딱정벌레는 안개가 끼는 날이면 가파른 모래언덕을 기어오릅니다. 몸길이 2cm 남짓한 딱정벌레에게 모래언덕은 거대한 산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아침 해가 떠올라 안개를 걷어내기 전 언덕 꼭대기에 당도해야 하기에 딱정벌레는 쉬지 않고 오릅니다. 모래언덕 꼭대기에서 딱정벌레가 하는 일은 물구나무서기입니다. 안개가 밀려오는 쪽으로 몸을 거꾸로 세운 자세로 가만히 있는데, 이는 딱정벌레가 물을 구하는 행동입니다. 안개 속 수분 입자가 딱정벌레의 등껍질에 난 오돌토돌한 돌기에 달라붙어 물방울이 맺히고, 맺힌 물방울이 점점 커지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려 딱정벌레의 입으로 들어가지요. 물기라고는 미풍에 실려 오는 안개가 전부인 메마르고 뜨거운 사막에서, 한 방울의 물을 얻기 위해 딱정벌레는 이처럼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 보석 같은 한 방울 물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갑니다.

작은 자가 천을 이루고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루리라

아르헨티나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모든 교회가 연합해 지교회 및 개척지로 단기선교를 갑니다. 제가 아르헨티나에 도착했을 때가 단기선교 기간이었습니다. 저도 단기선교단에 합류해 헤네랄산마르틴에서 버스로 14시간 걸리는 멘도사주(州)의 지교회로 갔습니다. 멘도사에서 어떤 영혼들을 만나게 될지, 언어 실력이 부족한데 괜찮을지, 식구들은 어떨지⋯ 약간의 걱정과 부푼 기대를 안고 도착한 지교회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습니다. 조금 당황했지만 그것도 잠시, 작은 가정집에서 지교회를 운영하며 열정적으로 복음에 임하는 관리자 부부의 모습에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마침 절기 기간이라 하나님의 규례를 소중히 지키는 식구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 또한 감동이었습니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간에 새벽 예배를 지키기 위해 1시간 가까이 걸어서 시온에 오는 식구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 외에도 서로 배려하고 안부를 챙기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사랑이 가득한 시온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 작은 자가 천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아르헨티나 산미겔 / 김수이

이로운 수치심

수치심은 어떤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을 때 드는 감정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잘못이나 실수 그 자체로 인한 감정이라기보다는,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자신을 결함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반응에 따라 수치심을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애나 렘키 스탠퍼드 의대 정신과 교수는 이를 ‘파괴적인 수치심’과 ‘이로운 수치심’으로 구분했습니다. 파괴적인 수치심은 자신을 열등한 존재로 여겨 우울과 절망에 빠지거나 반발심을 유발하는 감정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잘못에 대한 핀잔과 비난을 받을 때 일어납니다. 한편 이로운 수치심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다시 범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포함된 감정입니다. 잘못에 대한 꾸지람을 듣되,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받을 때 발생하지요. 옳지 않은 언행을 자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수치심은 반드시 필요한 감정입니다.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면 자신의 부적절한 행위에 무감각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비판과 비난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화초가 살아난 이유

시온 식구에게 작은 화분을 선물 받았다. 사실 나는 집에 화초를 잘 두지 않았다. 나한테만 오면 금방 시들어버려 속상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식구가 일러준 대로 시간과 양을 잘 맞춰 물을 줬는데도 화초는 얼마 못 가 시들해졌다. ‘역시 난 안 돼, 식물에는 소질이 없어’라고 생각했다. 얼마 뒤 친정엄마가 잘 자란 화초를 분갈이했다며 하나씩 가져가라고 했다. 내가 썩 내켜하지 않자 엄마는 “이거 가만 놔둬도 잘 자라니까 신경 안 써도 돼”라고 안심시켰다. 그 말만 믿고 거실 창가 쪽에 놓고 정말 신경을 안 썼다. 열흘쯤 지나 엄마 집에서 가져온 화분을 보니 커다란 잎 두 개가 누렇게 색이 변해 있었다. 슬쩍 건드리자 힘없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순간 아차 싶었다. 반면, 식구가 선물해준 화초는 새잎을 네 개나 달고 반짝반짝 생기를 내뿜고 있었다. 비결은 ‘관심’이었다. 점점 시들어가는 화초를 보며…

한국 수원 한희옥

소소한 대화, 결코 소소하지 않다!

대화에는 ‘용건 있는 대화’와 ‘용건 없는 대화’가 있다. 용건 있는 대화는 전자기기가 고장 나 서비스 센터에 전화한다거나, 매장 직원에게 물건이 얼마인지 물어본다거나, 직장 상사에게 매출을 올릴 방안을 제시하는 등 어떠한 정보를 얻거나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말 그대로 목적과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사람이 꼭 필요한 말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오랜만에 먼 친척을 만났을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과 맞닥뜨렸을 때, 회사 휴게실에서 타 부서 동료와 마주쳤을 때⋯. 용건이 없다는 이유로 입을 꾹 닫고 있으면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그런 자리가 불편해 피하고만 싶어질 것이다. 가족이라도 필요한 말만 하다 보면 한자리에 있어도 딱히 할 말이 없어 데면데면하게 된다. 그럴 때 누군가 사소한 말 한마디를 건네며 대화를 시도하면 적막했던 분위기는 한결 유연해진다. 이렇게 특별한 용건 없이 가볍게 나누는 대화를 영미권에서는 ‘스몰 토크(Small Talk)’라…

고래의 노래

지구상 가장 큰 동물인 고래는 노래를 즐겨 부릅니다. 고래가 내는 소리를 ‘노래’라 표현하는 이유는 음과 박자, 리듬이 반복적인 패턴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실 고래의 노래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복잡한 체계의 음성언어입니다. 돌고래의 경우 대략 700개의 단어가 있고, 그것들을 조합해 의사를 전달합니다. 한국 사람과 미국 사람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듯 고래 역시 종이나 집단 혹은 서식하는 지역에 따라 내는 소리가 다릅니다. 이를테면 한국 해역의 범고래와 미국 해역의 범고래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셈이지요. 그런데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던 고래들이 한곳에서 만나면 특이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2010년 푸에르토리코대 연구진은, 큰돌고래와 기아나돌고래가 서식지의 접점 지대인 코스타리카 근해에서 마주치면 발성 방식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각각 내던 고유의 소리 대신 전혀 다른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다른 종의 고래들이 서로 공통의 언어를 찾으려는 행위일…

그리운 내 고향

어린 시절 저희 집은 19명이나 되는 대가족이었습니다. 그만큼 집터가 넓어 추억도 많습니다. 마당 한편 작은 비닐하우스에는 각종 식물을, 우물 옆에는 닭, 오리, 토끼를 길렀고 대문 어귀부터 둘러진 과수들에서 철마다 석류, 앵두, 보리수, 단감, 살구, 알밤 등을 따 먹으며 자랐습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면 아주 오래된 정자나무와 방죽 둑으로 둘러막은 못이 반겼습니다. 시내는 굽이굽이 이어져 저수지까지 흘러들어 갔습니다. 동네 앞동산과 뒷동산은 제 놀이터였습니다. 뒷길로 쭉 걸어가면 산이 나오는데 그 절벽 밑 방죽 옆에 앉아 이런저런 고민을 털곤 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 엄마가 되면서 고향 마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아이가 잠들기 전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속 배경으로 불러왔습니다. 엄마의 고향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이는 그곳에 무척 가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 핑계로 휴일에 날을 잡고 고향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아이가 건물들이 현대식으로…

한국 이천 최한미

끝까지 달리면

2023년 5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동남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5000m 결승전이 열렸습니다. 앞다투어 달리던 선수들이 결승선을 모두 통과하고 트랙 위에는 단 한 명의 선수만이 남았습니다. 바로 캄보디아 국가대표 보우 삼낭(Bou Samnang) 선수였습니다. 삼낭 선수는 경기 당일 코치가 출전을 만류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제 무대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후위로 뒤처진 삼낭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습니다. 결국 홀로 남아 레이스를 이어가는데, 설상가상으로 하늘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미 순위가 가려진 데다 쏟아지는 비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그녀는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삼낭 선수의 기록은 22분 54초. 1위와는 약 6분 차이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끝까지 달린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삼낭 선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느리거나 빠르거나 관계 없이, 누구나 인생에서 똑같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이렇게까지

새싹이 푸릇푸릇 돋는 봄이 찾아오면 엄마의 발걸음이 분주해집니다. 봄철에 수확하는 나물들을 자녀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6남매가 가장 좋아하는 파김치도 매년 직접 담가 주십니다. 그동안 파김치를 받아 먹기만 했지 한 번도 도와서 같이 담가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엄마가 백내장 수술을 해 힘에 부쳤는지 같이 김치를 담그자고 제안했습니다. 엄마를 도우려 두 언니와 아침 일찍 엄마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이미 다듬어서 깨끗하게 씻은 파가 거실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엄마는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밝은 미소로 우리를 반겼습니다. 다듬어진 파의 양이 상당해서 물어보니 전날 밭에서 파 두 포대를 뽑아와 새벽까지 한 포대를 다듬었다고 하더군요. “우리 오면 같이 하지, 왜 이렇게까지 해놨어?” “얼른 끝내고 너희들이랑 얘기하면서 놀고 싶어서 그랬지.” 엄마는 저희가 먹을 아침밥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저희는 제철 나물 반찬을 곁들여 맛있는 식사를 하고 차도…

한국 전주 백정화

‘아몬드’야, 진정해!

사람은 누구나 몸에 아몬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뇌 속에 있는 ‘편도체’인데요, 아몬드와 모양과 크기가 유사해 붙여진 별명입니다. 편도체는 감정을 처리하고 반응하는 부위로, 주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활성화됩니다.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그 즉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지요. 따라서 몸과 마음이 건강하려면 편도체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이달에는 자신과 가족의 아몬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세요! 정서가 안정적일 때 건강과 행복이 따른답니다. Tip 편도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식사하기(오메가-3 지방산, 항산화물질, 비타민 B군 권장) 충분히 수면하기 자연 속에서 산책하기 독서‧필기로 뇌에 긍정적인 영향 주기 가족과 정서적으로 교류하기 화나는 감정이 올라올 때, 잠시 멈추고 심호흡하기 기도 및 자아 성찰의 시간 갖기 하루를 마무리하며 감사일기 쓰기

진짜 사랑

엄마의 심부름으로 동생과 함께 길을 나섰다. 동생은 나와 다섯 살 차이가 난다. 벌써 고등학생이 됐지만 내 눈에는 아직도 아기 같아서 “사랑해”라고 자주 말하게 된다. 오늘은 유난히 몸이 피곤한 데다 날씨도 더워서 편한 대로 가벼운 짐만 들고 무거운 것들은 동생에게 주었다. 그러자 동생이 말했다. “사랑한다면서? 말로만 그러고 행동은 사랑하는 것 같지 않아.”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웠다. 정말 진심으로 동생을 사랑하고 아껴주었는지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동생아, 미안해.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는 언니가 될게.

한국 경산 손윤경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복음

학생 시절, 새벽이슬 청년들을 통해 이루어질 세계복음 완성의 비전을 확인하고 그 예언의 현장에 반드시 동참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 아직 새 언약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지역이 많다는 소식에 청년이 되면 아프리카로 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고대하던 20살이 되던 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나라가 빗장을 걸어 잠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지만 “복음은 멈춘 것이 아니라 방향이 바뀐 것”이라는 하늘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IUBA(국제 대학생 성경 아카데미) 활동에 충실하면서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렸습니다. 기다림 끝에 대학 졸업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단기선교를 떠났습니다. 꿈에 그리던 해외복음이었기에 선교단원들과 복음 목표를 반드시 이루자고 다짐한 뒤 벅찬 마음을 안고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차, 저희는 생각과 전혀 다른 현지 분위기에 주춤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공은 공식 언어만 11개인 다민족 국가로, 저마다 문화와 종교가 달라 다양성이 넘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 안산 오수현

외인이었던 자

“그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와졌느니라 ⋯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엡 2장 12~19절 《엘로히스트》 설교를 읽다가 이 말씀에 눈길이 갔습니다. 오랜 세월, 하늘 아버지 어머니뿐만 아니라 하늘 고향도, 함께했을 형제자매도 모두 잊고 아무런 소망 없이 살아가던 저였습니다. 천국과 상관없는 외인으로 이 땅에서 허무하게 살다 갔을 저에게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다시 한번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당신의 거룩한 피를 흘려 ‘하나님의 자녀’로, ‘하늘의 시민’으로, ‘하나님의 권속’으로 삼아주셨습니다.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죄 사함 주시고 사망에서 돌이켜 생명 길로 인도해 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캐나다 토론토 / 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