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차를 얻어 탄 여행자

이스라엘의 한 여행자가 길을 걷다 지쳐, 지나가는 마차를 세워 태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부는 흔쾌히 여행자를 태워주었습니다. 여행자는 마부에게 예루살렘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삼십 분 걸립니다.” 여행자는 잠시 잠을 청할 요량에 눈을 감았습니다. 얼마 후 잠에서 깨어난 여행자는 마부에게 예루살렘까지 얼마나 남았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여기서 한 시간 걸립니다.” 마부의 대답에 여행자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삼십 분이 걸린다고 했는데 왜 지금은 한 시간이 걸리느냐고 따져 묻자, 마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마차는 예루살렘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요.”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여행자는 목적지로부터 더 멀어졌지만 마부를 탓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는 방향을 묻지도 않고 마차에 올라탄 자신의 잘못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상으로 전해진 생명수 말씀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가정을 돌보느라 복음에 소홀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예배만 간신히 드리다 보니 신앙 안에서 기쁨을 찾지 못하고 일상에 지쳐갔습니다. 퇴보하는 듯한 믿음에 답답했지만 뭔가 바꿔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습니다. 아프신 친정엄마와 함께 살면서 부담감이 더 커졌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고생하느냐는 원망과 불평이 쏟아졌고,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워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었습니다. 견딜 수 없이 힘든 날은 밤중에 몰래 베란다에서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기도 했습니다. 정신 차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어찌할 줄은 모르던 저를 일으켜 세운 것은 하나님의 교회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영상 내용이 은혜로워, 시들시들한 제 영혼을 위해 틈나는 대로 시청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각오와 달리 처음에는 동영상 설교 하나 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기경하지 않아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음 밭은 생명수 말씀을 깊이…

한국 서울 안희연

그리움

아이들이 타 지역에 살아 몇 달에 한 번씩 얼굴을 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먼 곳에 취직해 분가하면서, 아이들은 한 달에 한 번은 집에 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달에 한 번은커녕 몇 달 만에 얼굴을 봐도 집에서 밥 한 끼 먹고 서둘러 일어서기 바빴습니다. 오랜만에 아이들이 집에 온 날, 반갑고 기쁠 줄만 알았는데 왠지 마음 한구석이 휑했습니다. 또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주 앉아 같이 밥을 먹는데도 그리웠습니다. ‘눈앞에 있어도 그립다니⋯.’ 해외 식구들을 바라보시는 하늘 어머니의 눈빛이 떠올랐습니다. 안타깝고, 애달프고, 보고 있어도 그리움이 뚝뚝 떨어지던 눈빛. 얼마 만의 상봉인데 또 헤어져야 하니 얼마나 가슴이 에이셨을까요. 집을 나서는 아이들에게 차 조심하고 건강 잘 챙기라고 당부했습니다. 잘 지낼 테니 걱정 말고 엄마 건강을 챙기라는 아이들의 당부에 저도 마음속으로 어머니께 다짐했습니다. 저도 지치지 않고 천국…

한국 대구 박진미

일렬로 헤엄치는 이유

강이나 호수에서 오리 가족이 헤엄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어미 오리가 선두에서 헤엄치면 새끼 오리들은 그 뒤를 줄지어 따라갑니다. 단순히 질서 있게 어미를 따르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연구진은, 어미 오리가 헤엄치면서 일으키는 물결이 뒤따르는 새끼 오리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오리가 받는 물의 압력은 수면이 잔잔할 때와 일렁일 때 다소 차이가 있는데, 새끼 오리가 어미를 일렬로 따라가면 잔잔한 수면에서 헤엄칠 때보다 저항이 감소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커집니다. 어미 오리가 일으킨 물결은 새끼 오리들이 만들어내는 물결과 더해져 맨 마지막에 있는 오리에게까지 전달되지요. 특히, 새끼 오리 중에서도 제일 앞에 있는 오리는 어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그 새끼 오리가 만들어내는 물결 역시 앞서가는 어미 오리에게 영향을 미쳐, 미미하게나마 저항을 감소시켜 줍니다. 이처럼 새끼 오리들이 어미 오리를…

중요한 일은 직접

나는 운전기사 일을 하고 있다.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단기로 운행을 나간다. 오늘은 ○○은행 지점장님을 모시고 지방의 한 공장을 다녀왔다. 지점장님은 목적지에 갈 때까지 말씀이 없었고 초조해하셨다. 도착해서는 “10분도 안 걸릴 듯하니 곧바로 돌아갈 준비를 해주세요” 하고 내리셨다. 정말 몇 분 만에 차에 다시 오른 지점장님은 기쁜 얼굴로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일이 잘 풀렸다며 기분 좋게 통화를 이어갔다. 알고 보니 사전에 약속됐던 내용이라 도장만 받으면 되는 것이었다. 직원들을 시켜도 될 일을, 도장 하나 받으러 직접 왔나 싶었는데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나 보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대신하지 않으시고 자녀를 구원하러 직접 오셨다. 하나님께 자녀 구원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리라. 하나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린다.

한국 서울 오대엽

무죄 추정의 원칙

‘무죄 추정의 원칙’이란, 법원에서 확정적으로 형을 선고받기 전까지는 무죄로 간주한다는 뜻의 법률 용어입니다. 프랑스 혁명 때 생겨난 이 원칙이 근대 헌법에 수용되기 전까지는 범인으로 혐의를 받으면 자신의 무죄를 스스로 입증해야만 했습니다. 유죄를 전제로 하다 보니 무고한 사람이 누명을 쓰는 경우가 빈번했지요. 그처럼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 세워진 법이 무죄 추정의 원칙입니다. ‘열 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이 고초를 겪게 하지 말라’, ‘무고한 자를 비난하느니 죄 있는 자를 풀어주는 것이 낫다’라는 격언도 여기서 파생되었지요. 위 원칙은 비단 수사할 때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심증만 가지고 함부로 추측하고 판단하게 되면 무고한 사람을 나쁜 사람 혹은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맙니다. 미움과 편견으로 눈이 가려 진실을 보지 못하는 불상사가 초래되기도…

옷장 정리

“어휴! 옷 정리 좀 해야겠네.” 다음 날 입을 옷을 고르려고 옷장을 열었는데 옷들이 서로 엉켜 엉망이었다. 이삿날이 가까워서 정리를 미뤘더니 옷장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그래, 정리하자!” 심호흡을 하고 옷장의 옷들을 모두 꺼냈다. 평소 입을 옷이 없다고 했더니만 꺼내놓으니 옷이 산더미였다.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뒤엉킨 옷들을 하나씩 정리했다. ‘이 옷이 여기 있었네.’ 안 입은 지 오래된 옷들을 발견하고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다. 당시에는 잘 입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버리지 못하고 계속 넣어두었는데 지금 보니 스타일도 촌스럽고 색도 바래 더 이상 입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당장 입을 옷은 옷걸이에 걸고 철 지난 옷은 계절별로 나눠 박스에 차곡차곡 개어 넣었다. 깔끔해진 옷장을 보니 이제는 옷을 찾느라 정신없이 뒤질 일은 없겠다 싶어 속이 다 후련했다. 버릴 옷을…

한국 부산 서진희

아버지 생신 준비

삼 남매가 아버지의 생신 잔치를 계획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환갑을 맞으신 만큼 특별하게 준비하려고 머리 모아 고민했습니다. 상의 끝에, 아버지를 모시고 여행을 떠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며 즐거운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할 일을 분담했습니다. 첫째가 여행지에서 묵을 숙소를 검색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버지가 전화해 “요즘 잠을 통 못 자서 병원에 가보려고 하는데 어느 병원에 가야 할지 모르겠구나” 하자, 첫째가 말했습니다. “제가 지금 바빠서요. 나중에 알아볼게요.” 둘째가 유명한 식당을 예약하려고 할 때였습니다. 아버지가 전화해 “장아찌가 맛있게 익었는데 좀 나눠주련? 너 장아찌 좋아하잖아” 하자, 둘째가 말했습니다. “필요하면 사 먹을게요. 보내지 마세요.” 셋째가 아버지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을 때였습니다. 아버지가 전화해 “네가 재작년에 사준 신발 밑창이 떨어졌는데 버리기는 아깝고 수선하고 싶구나. 신발 산 곳에 수선을 맡겨줄 수 있겠니?” 했습니다. 그러자 셋째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다른 말씀은 몰라도 유월절은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절실히 찾거나 성경에 큰 관심이 있지는 않았던 터라 깨달음은 더뎠습니다. 믿음 좋아 보이는 식구들이 내심 부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아버지 어머니 하나님이 계시는구나’ 하고 마음으로 깨달아졌을 때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기뻤습니다. 넘치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던 제 눈에 한 구절이 들어왔습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삼 1장 2절 영혼의 부모님이신 하나님께서 제게 보내주신 편지 같았습니다. 믿음이 부족한 자녀일지라도 잘되고 강건하기만을 바라며 응원해 주신 하늘 부모님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지치고 힘겨울 때마다 이 구절을 되새기며 다짐합니다. 어려움을 잘 이겨내서, 늘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자녀가 되겠다고요.

한국 인천 김은영

회개

나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나님께 올릴 기도를 편지로 적곤 한다. 여느 날처럼 편지를 쓰려다 문득 지금껏 썼던 내용이 궁금해져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열었다. 과거 편지들을 읽다 보니 그때의 감정이 생각나 웃음이 나기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편지의 내용이 뭔가 비슷했다. 심지어 몇 년 전 쓴 편지와 요즘에 쓴 편지의 회개 내용이 같았다. 같은 실수를 몇 년째 되풀이하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회개는 ‘잘못을 뉘우치고 고침’이라는 뜻이다. 지금껏 뉘우치긴 했지만 고치진 못했으니 온전한 회개가 아니다. 이제부터는 하루하루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고치는 습관을 가져보련다. 하나님께 쓰는 편지에 기쁜 소식이 한아름 담길 수 있도록.

한국 평택 이재욱

지구력 사냥

인간은 무기를 만들어 사용하기 전 빠르고 힘센 짐승을 어떻게 사냥했을까요? 사냥법 중에서도 별다른 도구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단순한 방식이 있습니다. 무리에서 낙오된 초식동물 한 마리를 끈질기게 쫓아가는 것입니다. 사냥꾼은 며칠이 걸리든 몇 킬로미터가 되든 사냥감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쫓아갑니다. 사냥감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으면 배설물이나 뜯어먹은 나뭇잎 등 도주하면서 남긴 흔적을 보고 끝까지 추적하지요. 이러한 사냥법을 ‘지구력 사냥’ 혹은 ‘추적 사냥’이라고 합니다. 짐승은 단시간에 빨리 달릴 수 있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커서 빨리 지칩니다. 인간은 달리는 속도 면에서 짐승보다 떨어지지만 그 대신 오래 달릴 수 있어 장거리에 유리하지요. 빠르고 힘센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오랫동안 버티며 견디는 힘 ‘지구력’ 덕분입니다. 개인차는 있으나 지구력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능력입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서열

“아들! 아빠 목이 너무 마른데, 물 한 잔만 떠다 줄 수 있니?” 퇴근 후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큰아들에게 부탁했다. 큰아들은 잠깐 고민하더니 옆에 있는 막내에게 말했다. “아빠한테 물 한 잔 가져다드려.” 막내는 형을 힐끗 보곤 주방에 있는 엄마를 찾았다. “엄마! 아빠가 목마르⋯.” 아내는 막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큰딸을 불렀다. “딸, 엄마 지금 바쁘니까 아빠 물 좀 가져다드려.” 그러자 큰딸이 말했다. “아빠가 떠다 드세요.” 내게서 나간 부탁은 돌고 돌아 다시 내게로 왔다. 그날 나는 우리 집 서열 중 가장 아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서글퍼지는 하루였다. 며칠 뒤, 퇴근길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나 지금 퇴근하는데 점심밥 좀 차려줄래요?” 아내는 큰딸에게 식사준비를 미리 부탁하고 볼일을 보러 나갔다고 했다. 큰딸이 과연 내 밥을 차려줄까, 의문을 품으며 집에 들어섰다. 그런데 딸아이가 삼겹살을 굽고…

한국 성남 장성민

잔이 가득 차면

한 고을에 새로운 군수가 부임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장원 급제하여 군수가 된 그는 우쭐한 마음에 그곳에서 가장 지혜롭고 명망 있는 현인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어르신이 생각하시기에, 고을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덕목이 무엇이라 보십니까?” “나쁜 일을 멀리하고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것이지요.” “그건 어린아이라도 아는 이치 아닙니까? 저를 무시하시는 게로군요!” 군수는 버럭 화를 냈습니다. 현인은 그를 진정시키며 차를 대접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찻물이 넘쳐흐르는데도 따르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르신, 잔이 가득 찼습니다. 그만 따르시지요.” 군수의 말에 현인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잔이 가득 차면 더 이상 담을 수 없다는 걸 아시면서, 마음에 자기 생각이 가득하면 아무것도 들어갈 수 없음은 어찌 모르십니까? 마음을 비우지 않고 오셨으니, 저의 말씀이 군수님의 마음에 들어가지 못한 것 뿐입니다.”

시야를 넓히면 보이는 축복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제 모습이 그랬습니다. 하나님의 일에 즐거이 헌신하는 ‘새벽이슬’로 예언된 청년이지만 그저 예배와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는 것이 저의 최선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전 세계 복음 완성의 비전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좁았던 시야를 넓히니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진리가 전해지지 않은 곳에 복음의 깃발을 꽂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이 생겼습니다. 소망을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 장소는 필리핀 루손섬 남단의 소르소곤이라는 도시였습니다. 작은 예배소에서 관리자 내외분을 돕는 동안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걸으신 길을 조금이나마 체험했습니다. 말씀을 전하러 산속 깊숙이 들어가거나 바다 위 나무다리를 건너는 등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렵게 찾은 영혼들에게 말씀의 양식을 먹이기 위해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여러 번 산과 강을 넘나들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뒤 복음에 확실한 보탬이 되고…

한국 서울 김정화

생명을 품은 흙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비유적으로 ‘흙수저’라고 합니다. 하지만 흙의 가치를 제대로 안다면 그 말에 쉽게 동의할 수 없을 것입니다. 흙이란, 풍화작용으로 바위가 부서져 생긴 가루와 동식물의 사체에서 유래한 유기물이 섞인 물질입니다. 유기물은 동식물의 생명체를 이루는 화합물을 의미합니다. 한 줌의 순수한 흙에는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해 식물의 생장을 돕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오곡백과를 결실하는 농작물도, 섬유를 뽑아내는 작물도, 건축 재료가 되어주는 나무도, 흙에서 나서 흙이 주는 영양분으로 자라지요. 고로 흙은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이자, 인류를 먹이고, 입히며, 살 곳을 마련해 주는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지를 ‘만물의 어머니’라고 일컫는 이유도 대지를 카펫처럼 덮고 있는 흙 위에서 생명이 나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천한 듯 지천으로 깔려 사람과 동물에게 무심코 밟히는 탓에 가난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흙.…

아빠라는 이름의 무게

고구마 밭농사를 도우러 외가에 갔다. 외할아버지는 자식에게 직접 농사한 음식을 나눠주고 싶다며 매년 밭뙈기에 고구마를 심으셨다. 생전 자식들의 손을 빌리지 않던 할아버지인데 허리 수술을 하는 바람에 도와달라고 전화를 하셨다. 엄마가 고구마 모종을 심으면 내가 뒤를 따라가며 모종에 물을 주었다.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비닐 속 작은 구멍에 물을 주려 구부정한 자세로 물뿌리개를 들고 다녔더니 허리와 팔이 끊어질 것 같았다. 금방 끝낼 거라는 자신감은 사라지고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만 남았다. 이 힘든 걸 할아버지 혼자 하셨다니!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새삼 느끼며, 아빠의 희생의 크기를 헤아려보았다. 홀로 타지에서 고생하는 아빠가 짊어진 무게도 결코 적지 않겠지. 아빠에게 전화로라도 꼭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야겠다.

한국 영주 이은비

고맙다는 말은 참 고마운 말

사람은 외딴곳에서 홀로 의식주를 해결하며 생활하지 않는 이상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삶의 법칙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타인으로부터 크고 작은 도움과 호의를 받는다면, 받은 사람 역시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나의 행복과 평안에 보탬이 된 이에게 보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바로, 고마움의 표현이다. 그런데 때로 어색하고 쑥스럽다는 이유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생각에, 혹은 상대방의 행위를 당연시하여 고맙다는 말을 생략하곤 한다. 고맙다는 표현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인데, 고마움의 표시가 상대방에게 미치는 효과가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카고대학의 심리학자 니컬러스 에플리(Nicholas Epley)에 의하면, 감사 표현을 받는 사람이 느끼는 기쁨과 감동은 표현하는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1 1. “Undervaluing…

커피와 베이글

미국 뉴햄프셔주에 사는 한 대학생이 도넛 가게에서 노숙자를 보았습니다. 무언가를 사 먹으려는 듯 계산대 앞을 서성이는 노숙자는 손에 1달러를 쥐고 있었습니다. 끼니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학생은 커피와 베이글을 주문해 노숙자에게 건넸습니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말동무가 되어주었습니다. 학생의 친절에 마음이 열린 노숙자는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 힘겹게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학생이 강의를 들으러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였습니다. 노숙자는 급히 영수증 뒷면에 무언가를 썼습니다. 그러고는 학생에게 쥐여주며 글씨가 못나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노숙자가 남기고 간 구겨진 영수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오늘 생을 마감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당신 덕분에 그러지 않을 겁니다. 고마워요.」 학생이 노숙자에게 건넨 것은 단순히 커피와 베이글이 아닌, ‘내일’이라는 희망이었습니다.

딸일 때는 몰랐습니다

출산 후에 알았습니다. ‘아기가 배 속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는 말의 의미를요. 만삭일 때는 잠자기도, 외출 한 번 하기도 힘들어서 아기가 빨리 나왔으면 싶었습니다. 아기는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출산 예정일보다 열흘이나 늦게 태어났습니다. 산후조리원을 나와 집에서 시작한 육아는 매운맛이었습니다. 수시로 우는 아기를 달래고 두세 시간마다 수유하느라 무척 피곤했습니다. 먹는 거며 자는 거며 전혀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아기 중심의 삶이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 아기가 뒤척이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울음소리도 아닌 아주 작은 소리였는데 그 기척이 어찌 그리 잘 들리던지요. ‘나, 진짜 엄마가 됐구나.’ 문득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친정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엄마는 병원에서 오래 항암치료를 한 터라 저희 사 남매가 돌아가면서 엄마 곁을 지켰습니다. 항암 약이 독해 수시로 구토를 했던 엄마는 구토 증세가 있으면 새벽이라도 저희를…

한국 안산 김은진

긍정적 평가의 힘

「어려운 상황에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당당히 개척함.」 「마음이 여리고 곧은 성품으로,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남달라 급우 간에 인기가 높음.」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학생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기쁨을 찾는, 마음이 예쁜 학생임.」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교사가 학생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기록하는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을 발췌한 글입니다. 출신 학교를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생활기록부를 발급할 수 있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열람했는데, 이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글을 SNS에 공개하며 소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힘들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는 평생의 응원이 될 것 같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가 많아 큰 힘이 됐다.” “나도 몰랐던 나의 특기와 장점을 알게 되어 읽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이 높아지고 힐링이 됐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멋진 칭찬을 들으면 그것만으로 두 달을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좋은 말, 칭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