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참 좋은 교육

방학을 맞은 하나님의 교회 학생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은 아마 학생캠프일 겁니다. 성경 교육, 인성 교육, 봉사활동, 체험학습 등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환경정화입니다. 정화활동을 통해 육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깨닫는 바가 많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방학에는 대구 비산4동 일대에서 거리환경 개선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누군가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다른 누군가는 그 쓰레기를 주워야 합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라는 말 그대로지요.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은 자신이 버리지 않았어도 수고하고 땀을 흘립니다. 아마 힘은 들어도 봉사활동 끝에 얻는 보람이 커서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같은 이유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매번 하게 되는 다짐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겠다’입니다. 그러니 이보다 더 좋은 청소년 교육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영적인 깨달음도 놓칠 수 없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하나님의 희생이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죄는…

한국 대구 배사니아

연합과 연합으로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찾은 보석 같은 하늘 가족 이야기를 전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희를 반갑게 맞아준 안나는 어머니 하나님에 대한 진리 말씀에 감동받아 계속 말씀을 살펴보길 원했습니다. 일찌감치 우리를 “내 자매(my sister)”라 부르더니, 성경 공부를 마칠 때마다 “천국 가는 길을 찾고 싶었는데 지금 그 길로 가는 것 같다”, “이제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다” 등등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지요. 말씀을 살피면 살필수록 믿음이 굳건해지고 하나님과도 한층 가까워진 안나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권했습니다. 곧바로 응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자신이 다니던 교회와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린 다음에 받겠다며 침례를 미뤘습니다. 언제라는 기약도 없이 “곧!”이라고만 하는 모습이 조금 답답했지만 결연한 표정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 후 안나의 오빠가 세상을 떠나서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안나의 마음이 어떨지 걱정돼 안부 문자를…

한국 인천 정효경

선물

어릴 때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생신 등 특별한 날에 선물을 준비했다. 어른들이 준 심부름 값이나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이 전부였던 나는 선물을 사기에 부족한 돈은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부모님 선물을 사려고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기는 했지만 엄마는 선물을 해드리려는 내 마음만으로도 기뻐했다. 영적으로도 비슷한 것 같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기쁨을 드리려고 복음에 동참한다고는 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비록 하나님의 은혜만 바라는 여린 믿음이지만 감히 하늘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잃어버린 하늘 가족 찾아서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기쁨 드리는, 선물 같은 자녀가 되겠노라고.

한국 성남 이성재

반지의 가치

한 젊은이가 현자를 찾아가 사람들이 자기를 별 볼 일 없이 여기는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현자는 반지를 하나 주며 시장에 가서 팔되, 최소 금화 한 냥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지를 좋은 값에 팔아 오면 가르침을 주겠노라고 약속했지요. 시장에 나간 젊은이는 반지를 살 만한 사람을 찾아다녔지만, ‘최소 금화 한 냥’이라는 말에 모두들 고개를 저으며 비웃었습니다. 많이 쳐주는 이도 고작 은화 몇 닢이 전부였습니다. 결국 반지를 파는 데 실패한 젊은이는 잔뜩 풀이 죽은 채 현자에게 돌아왔습니다. 현자는 이번에는 먼 마을에 있는 보석상에게 가서 반지의 값이 얼마인지 알아 오라고 했습니다. 젊은이가 보석상을 찾아가 반지를 내밀자, 보석상은 반지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고심하더니 금화 칠십 냥을 제시했습니다. 깜짝 놀란 젊은이는 한달음에 달려가 현자에게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현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네도 이 반지와 같네. 보는…

성장통

초등학생 아들이 어느 날 다리가 아프다고 울상이었습니다. 마사지를 해주자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며칠 안 가 발목을 굽히지도 못할 정도로 괴로워했습니다. 아침이 되면 병원에 가기로 하고 밤새 찜질하고 주물러 주었습니다. 통증으로 뒤척이는 아들을 안고 큰 병이 아니길 기도하는 사이 날이 밝았습니다. 다음 날 아들은 언제 아팠냐는 듯 다시 멀쩡해졌습니다. 아들이 겪은 건 다름 아닌 성장통이었습니다. 뼈가 자라는 속도를 근육이 따라오지 못해서 발생한 통증인데 이 시기가 지나면 키가 쑥 자라 있을 거라더군요. 제가 믿음의 성장통을 겪을 때도 하늘 어머니께서 제 영혼을 위해 밤새워 기도하시며 가슴 졸이셨겠지요.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으로 힘든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여기까지 왔건만, 그저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믿음이 성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아들이 성장통을 겪는 동안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자녀의 아픔을 함께하시는 하늘 어머니 사랑을.

한국 대구 박한나

냄새를 맡지 못하면

‘오감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잃어도 괜찮은 감각은 무엇인가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위 질문에 1위를 차지한 답변이 ‘후각’이라고 합니다. 후각은 시각과 청각에 밀려 사람들에게 비교적 경시되는 감각입니다. 그러나 후각 기능을 상실하면 행복과 건강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냄새를 맡지 못하면 먹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릴 수 없습니다. 혀를 통해 인지할 수 있는 맛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네 가지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다양한 풍미는 사실 후각으로 얻어지는 것이지요. 후각이 감지하는 냄새에는 식욕을 돋우거나 기분을 좋게 하는 냄새도 있지만 위험을 알리는 냄새도 있습니다. 음식이 부패하거나 가스 누출, 화재 등이 발생할 때 나는 냄새입니다. 따라서 후각을 잃으면 보이지 않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후각이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과 연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는 오감이…

아버지 걸어가신 길을 따라서

아주 오래전부터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좋은 음반을 모으는 게 취미이자 낙이었죠. 학업에 몰두하던 학창 시절에도, 외로운 유학생 시절에도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과 감동, 희망과 위로를 얻었습니다.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단연 새노래입니다. 엘로힘 하나님을 찬양하는 새노래에는 영혼을 감동케 하는 힘이 있습니다. 수년 동안 하나님의 귀한 말씀을 살피면서도 지식으로만 이해하고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제게 구원의 진리,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준 것 역시 새노래였습니다. 샌디에이고에서 교수직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잠시 미국에 온 모친이 세 살배기 손주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는데 교민이 밝게 인사를 하더랍니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동네에서 한국말이 들려 무척 반가웠다고 하더군요. 낯선 도시에서 사람과 정이 그립던 저희 가족은 그분과 금세 가까워졌습니다. 그분은 여느 교포들처럼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한인 교회가 아니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하나님의 교회, 그것도 차로 서너 시간을 가야…

미국 CA 샌디에이고 민종원

교육이 필요한 이유

부모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아이를 교육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했습니다. 아이가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때, 전문가는 엄마에게 아이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바르게 자라도록,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나하나 가르치게끔 지도했습니다. 한 번에 고쳐지지 않으면 두 번, 세 번 알려주고, 작은 일부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게 했습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 딤후 3장 16~17절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합당한 모습을 갖추도록 양육하는 책입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우리가 믿음 안에서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시며 기록하신 말씀으로 친히 알려주십니다. 오늘도 자녀의 유익을 위해 허락하신 말씀에 귀 기울입니다. 단번에 안 되는 것은 두 번, 세 번 노력하다…

한국 구미 김규리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허공에 설치된 외줄 위에 올라 곡예와 춤, 노래 등을 선보이는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줄타기’. 줄꾼이 밟고 올라서는 줄의 두께는 3cm에 불과합니다. 균형을 잡는 데 쓰는 도구는 손에 쥔 부채 하나가 전부이지요. 외줄 위에 선 줄꾼은 자칫하면 떨어질 듯 휘청거리며 바라보는 이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상황에서도 줄꾼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갑니다. 반동을 이용해 앉았다 일어나기도 하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재주까지 펼치지요. 줄꾼이 외줄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중심을 잃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들릴지언정 쓰러지지 않는 힘이 바로 중심에 있지요. 좌우로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몸짓이 실상은 중심을 지키기 위한 과정인 것입니다. 우리 마음도 줄타기를 하듯 이리저리 흔들리며 갈팡질팡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흔들림은 균형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 불과합니다.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도록 마음의 중심을 지켜낼 때,…

세포의 교훈

세포는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세포 다섯 개를 일렬로 세워야 머리카락 한 올 만큼의 폭이 되지요. 비교적 큰 세포에 속하는 수정란도 0.2mm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미세한 세포에서 생명이 시작되어, 분열과 분화의 과정을 거쳐 인체를 형성합니다. 건강한 성인의 세포 수는 약 37조 개로 추정하는데, 이는 1초에 세포를 10개씩 셀 때 약 12만 년이 걸리는 개수이지요. 세포의 종류는 200여 가지입니다. 면역세포, 지방세포, 혈액세포, 신경세포 등 세포들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두 종류 이상의 조직이 모여 기관을 구성합니다. 세포는 각각의 기관에서 평생 분열하고 사멸하며 맡은 임무를 다합니다. 간혹 세포가 본래의 임무를 잊고 제멋대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그런 세포가 바로 암입니다. 미국의 생물학자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그의 저서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인체는 세포라는 시민들의 협력으로 활동한다. 시민권이 붕괴하면 건강하던 몸에 병이 생긴다.” 인체는 달리 말하면 세포라는 시민들로…

용서는 누가 하는 것인가

야근하고 귀가하는 길, 집으로 들어서는 도로변에 경찰차가 서 있고, 취객이 택시 기사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지켜보니 손님이 택시 안에서 토했는데 택시 기사가 손해 배상금을 10만 원이 넘게 요구해 손님이 억울하다며 경찰을 부른 것이었다. 나 역시 택시 기사가 금액을 너무 과하게 부른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택시 기사의 설명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택시 기사는 늦은 밤 취객을 태울 경우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 출발 전 손님에게 “만일 차 안에서 토하면 시트 세척과 내부 청소를 해야 하고 그동안 영업도 못 하니 상태에 따라 손해 배상을 10만 원 이상 청구할 수도 있다. 이것은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으니 가다가 속이 불편하면 꼭 차를 세워달라고 이야기해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당부가 무색하게 염려하던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확인 결과 택시 기사의 말은 사실이었다.…

한국 안양 정재필

순종과 헌신의 현장에서

방학을 맞아 서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로 3주간 단기선교를 떠났습니다. 세계복음 완성에 힘을 보태고자 선교 계획을 세울 때부터 마음은 이미 아크라로 향해 있었지만 출국 준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출국 한 달 전 대사관에 신청한 비자 발급이 내내 지연되어 출국 하루 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으니까요. 혹여나 단기선교 일정이 미뤄질까 조마조마했는데 천만다행으로 가나 정부가 외국인에게 도착비자를 발급해 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해 공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무사히 가나에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도착한 만큼 하나님께서 큰 축복을 부어주시리라 믿고 가나 전도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인구의 70퍼센트 이상이 기독교인인 가나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하나님의 말씀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은지, 구원받길 바라는지 물으면 하나같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반응에 한 말씀이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 쉴 새 없이 진리를 전했습니다. 기독교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가나 사람들은…

한국 인천 강초연

실수와 자책 사이에서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이 있듯 승부는 선수의 실력은 물론 컨디션, 날씨, 경기장의 환경 등 갖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중 하나가 실책, 곧 실수입니다. 경기 도중 실수를 하면 선수는 그것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 심리적인 압박감은 제 실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고, 또 다른 실수를 야기하지요.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선수들이 실수로 인해 위축되는 것을 막고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하는 심리기술로 ‘ASDR 자기암시’를 듭니다. 그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스스로 실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Aware), 그것을 빠르게 중단합니다(Stop). 그리고 ‘이미 한 실수는 되돌릴 수 없다’, ‘아직 경기가 끝난 것도 아니잖아?’라며 부정적 생각을 반박해(Dispute) 긍정적으로 바꾸는(Replace) 것입니다. 이러한 자기암시가 효과를 보려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훈련을 통해 실력을 늘리듯 실수를 극복하는 심리기술 역시 갈고닦아야 할 기량인 것이지요. 삶은 실수의 연속입니다.…

내 마음의 빛, 하나님

과학자들은 쥐가 위협적인 상황에 놓이면 불안을 느끼는 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 세포를 ‘염려세포’라 이름 지었다. 만약 사람에게도 염려세포가 있다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두 배는 더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 ‘만사 염려증’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온갖 것을 과하게 염려하기 때문이다. 끝낸 업무에 혹시 실수는 없는지, 바늘에 살짝 찔린 데 파상풍이 걸리지 않을지 등 남이 들으면 황당해할 걱정도 많이 한다. 마음에 가득한 염려로 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나는 성경을 편다. 신기하게도 성경을 펼치면 근심이 금세 사라지고 안정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두움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 요 12장 46절 염려세포를 발견한 과학자들은 이를 억제하는 방법도 찾아냈다. 바로 염려세포에 빛을 비추는 것. 미로에 갇힌 쥐의 염려세포에 빛을 쪼이자, 염려세포의 활동이 줄고 쥐가 적극적으로 미로를 탐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용인 이선미

토끼 효과

미국 로버트 네렘 박사 연구팀은 고지방 식단이 심장의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토끼들에게 고지방 사료를 먹인 뒤,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다양한 수치를 측정한 것이지요. 예상대로 토끼들의 혈관 지방 수치는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유독 한 그룹의 토끼만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뜻밖의 현상을 접한 연구팀은 여러 요인을 비교해 원인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토끼의 건강에 영향을 준 요인이 해당 그룹을 담당한 연구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별다른 표현 없이 사료만 준 연구원들과 달리, 해당 그룹의 연구원은 사료를 줄 때마다 토끼에게 말을 걸거나 안아주고 등을 쓰다듬었습니다. 연구팀은 토끼들이 그런 애정 표현을 받은 덕분에 고지방 사료를 먹으면서도 건강을 유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실험은 ‘토끼 효과’라는 용어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원의 애정이 토끼의 건강을 지킨 것처럼, 상대의 안녕에 관심을 갖고 유대감을 표현하는 작은 행동들이…

아빠와 찍은 사진

아빠와 찍은 사진을 공모한다기에 나도 응모해야겠다 싶어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집은 한쪽 벽을 사진으로 장식할 만큼 사진이 많다. 집에 도착해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찾으려고 서랍과 사진첩을 샅샅이 뒤졌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아빠랑 나랑 찍은 사진은 어딨어요? 사진은 많은데 아빠랑 찍은 게 안 보여요!” 그러자 아빠가 말씀하셨다. “아빠는 항상 사진을 찍어줬으니 사진 속에 없지.”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그랬다. 아빠는 카메라에 우리의 모습을 담느라 정작 우리와 함께한 사진을 남기지 못하셨다. 나는 철없이 “치즈” 하며 포즈를 취하기 바빴고, 아빠는 그런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나는 ‘아빠와 함께 사진 찍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아빠 손을 잡고 셀프사진관으로 향한 것이다. 친구들과 가본 적은 있어도 아빠와 간다는 건 생각도…

한국 성남 박윤정

타인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은 죄

1961년 4월 11일, 예루살렘 지방 법원에 50대 독일 남성이 피고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피고석은 방탄유리 부스 속에 마련되었고, 수많은 취재진과 방청객이 재판을 지켜보았습니다. 피고인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으며 정신적인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자, 충실한 공무원이었지요. 그는 줄곧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15가지 죄목으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반인륜 범죄자로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 나치 친위대 장교로서 그가 성실히 수행한 직무는 홀로코스트 곧, 무고한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그저 상사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으나,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고 명령에 맹종한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아이히만의 재판을 취재한 정치이론가 해나 아렌트는 “그를 범죄자로 만든 것은 어리석음이 아닌 무사유”라고 지적했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줄 모르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분간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블베이스처럼

경음악으로 제작된 새노래를 좋아합니다. 성가대 찬양 시간에도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여러 악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선율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느 날, 현악기와 관악기의 익숙한 소리 사이에서 낯선 소리가 들렸습니다. 악기는 물론 성가대의 목소리까지 받쳐주는 낮고 묵직한 소리에 귀를 기울여 소리의 근원을 찾았습니다. 제 귀를 사로잡은 악기는 더블베이스였습니다.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현악기 중에 크기가 가장 크고 가장 낮은 음역을 가진 악기로, 소리가 낮게 깔리는 데다 연주 때 음량이 크지 않아서 그동안 진가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후 더블베이스 소리에 집중하며 음악을 들으니 새노래가 더 웅장하고 깊이 있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복음 완성을 위해 희생하고 애쓰는 시온 식구들이 떠올랐습니다. 또렷하고 큰 소리는 아니어도 낮고 깊은 울림으로 모든 악기의 소리를 품어 안는 더블베이스처럼, 겸손한 자세로 복음에 헌신하며 사랑으로 연합하는 식구들이 있기에 오늘도 아름다운…

한국 성남 장민경

말과 유리

성전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유리창에 단열 필름 붙이는 일을 거든 적이 있다. 그때 알게 된 상식이, 필름을 붙이고 나서 걸레나 극세사로 문지르면 겉보기에는 깨끗하게 보일지 몰라도 필름에 자잘한 상처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전문가는 필름을 깨끗하게 보존하려면 꼭 부드러운 융으로 닦아야 한다며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융을 사용해도 필름에 흠집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여기 융으로 문지른 필름에 흠집 난 거 보이시죠? 이건 필름이 아니라 유리 자체에 상처가 나 있어서 그래요. 이미 유리에 흠이 생긴 상태에서는 아무리 필름을 잘 붙이고 융으로 닦아낸다 해도 소용없어요.”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정말 필름에 선명한 흠집이 나 있었다. 유리에 난 상처는 필름을 붙이자 오히려 도드라져 보였다. ‘애초에 유리에 상처가 안 생기게 조심해야겠구나’ 하다가 문득 말[言]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하세요.”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한국 성남 아영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타격 범위까지 날아드는 시간은 약 0.4초. 그 찰나에 타자는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쳐내야 합니다. 투수가 던진 공은 빠르기도 하지만 진행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노련한 타자라도 제대로 치기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존재하는 야구의 규칙이 바로 ‘파울’입니다. 파울은 타자의 방망이에 맞은 공이 정해진 구역을 벗어난 위치에 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원칙적으로 파울은 스트라이크로 인정되나,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카운트되지 않습니다. 스트라이크 세 개면 아웃이므로, 어떻게든 공을 쳐서 파울볼을 만들어 낸다면 계속 경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에서 파울은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이지만, 야구에서는 타자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의 기회인 셈이지요. 거세게 덤벼드는 공을 최선을 다해 쳐낸다면, 비록 안타는 안 되더라도 다음 공을 칠 기회를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공은 멋진 홈런으로 날아오를지도 모른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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