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섬기게 하소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이나 물건, 상황 등에 익숙해지면 소중함을 종종 망각합니다. 어느 날 피아노를 치려고 새노래 책장을 넘기다가 책에 적힌 성경 구절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 2장 3절 따뜻한 미소와 목소리로 시온 식구들을 대했던 적이 몇 번이었나 생각해 보니 손가락으로 꼽기도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속상하거나 힘든 상황이 생기면 의도치 않게 시온 식구들에게 툴툴거리고 가시가 잔뜩 박힌 말투로 상처 주기도 했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는 더없이 소중한 자녀이고, 저에게도 둘도 없는 형제자매인데 말입니다. 익숙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소중한 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저를 사랑하고 섬겨주시듯 저도 형제자매를 내 몸같이 귀하게 여기고 섬기겠습니다.

한국 평택 장지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깨끗하게

방학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아세즈(ASEZ, 하나님의교회 대학생봉사단) 거리정화 봉사활동을 전개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아세즈 회원뿐 아니라 지역 환경단체 대표, 켄터베리대와 아라 기술전문대의 아세즈 회원들과 함께해서 더 뜻깊었습니다. 봉사활동을 진행한 곳은 에이번강과 주변 산책로였습니다. 관계자들은 이곳이, 시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곳이라 생활 쓰레기로 쉽게 지저분해지는 장소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하천과 산책로를 정화하고 시민들의 환경 의식을 개선하자는 목표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바람도 많이 불었지만 회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너나없이 열심히 쓰레기를 수거했습니다. 강변과 산책로 주위에는 각종 플라스틱, 비닐 등 자잘한 생활 쓰레기가 많았고 다리 밑에는 누군가 몰래 버린 듯한 폐타이어도 보였습니다. 크고 작은 폐금속도 꽤 있어 무게가 나가는 쓰레기는 서너 명이 힘을 모아 수거했습니다. 저희의 모습을 본 행인들은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인사하며 격려했습니다. 몇몇은 청소를 돕기도 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1시간 반가량 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한국 서울 강륜기

지교회 방문기

네팔은 만년설이 뒤덮인 히말라야산맥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의 장엄한 경관이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그러나 저는 네팔을, 비옥한 복음의 땅이 펼쳐진 곳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은혜로 네팔 전역에 교회가 세워졌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형제자매가 하늘 영광을 사모하며 열정적으로 복음의 길을 걸어가고 있으니까요. 네팔 도심에는 본교회가, 산지나 소규모 마을에는 주로 작은 규모의 지교회가 자리해 있습니다. 각 교회에서 지교회까지 가는 데 짧게는 몇 시간, 더러는 며칠이 걸리기도 합니다. 산이나 언덕을 넘어 지교회 식구들을 만나러 갈 때면 적막 속에 들리는 발소리에 하나님께서 동행하심을 느낍니다. 얼마 전에는 세 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지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길을 나서는데 길이 상당히 거칠다는 식구의 말을 듣고 안전하게 도착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포장 공사를 준비 중인 도로에는 흙먼지가 자욱해서 앞길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량이라도 지나가면 거대한 먼지구름이 저희 일행을…

네팔 다막 / 지완 Jiwan Tamang

천국 가는 길

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일입니다. 일하는 곳에서 집까지 자동차로 초행이었던 저를 위해 엄마는 본인 차를 회사로 끌고 와 제 차 앞에서 퇴근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무사히 집에 도착한 후, 차에서 내리는 저에게 엄마가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뒤에 바짝 붙어서 왔어? 부딪히면 어쩌려고.” “다른 차가 중간에 끼어들까 봐 그랬지.” 말 그대로 엄마를 놓칠까 불안해 추격하듯 엄마 차를 바짝 쫓았었습니다. “어이구, 다른 차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도 엄마가 조금 느리게 가거나 속도 조절을 해서 너에게 맞춰줄 건데 뭘 그렇게 걱정해.” 맞는 말이었습니다. 엄마는 운전을 잘하니까 내가 잘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지, 엄마가 제게 맞춰서 이끌어줄 거라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하늘 어머니를 따라가는 천국 길이 생각났습니다. 사실 저는 연약한 믿음으로 인해 어머니를 끝까지 따르지 못할까 봐 늘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를 통해 하늘 어머니의…

한국 강릉 이수빈

콩코드 오류

콩코드 여객기는 영국과 프랑스가 협력하여 만든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로, 파리에서 뉴욕까지 7시간 걸리는 거리를 3시간 45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개발비와 더불어 비싼 연료비, 100명 내외로 제한된 승객 수, 소음공해와 대기오염 등 단점이 많아 개발 초기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데다, 이미 막대한 비용을 들였기에 개발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결과는 우려한 대로였습니다. 콩코드 여객기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운항을 중단하게 되었고,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생겨난 말이 ‘콩코드 오류(Concorde fallacy)’입니다.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그동안 들인 비용과 노력, 시간이 아까워 피해를 보면서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것을 이릅니다. 이미 선택한 일이라도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여겨질 땐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미련없이 내려놓는 것, 포기가 아니라 용기가 아닐까요.

확실한 증거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치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 의인을 위하여 죽는 자가 쉽지 않고 선인을 위하여 용감히 죽는 자가 혹 있거니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 5장 6~8절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목적 없이 살면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저의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저를 살리시려 당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신 참사랑도 알게 하셨지요. 그 사랑의 증거가 제 안에 있는 한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 기쁨만 드리는 삶을 살려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를 찾고 보살피는 일에 열심 내면서요.

필리핀 케손시티 사라

하로동선(夏爐冬扇)

푹푹 찌는 여름날 어떤 사람이 친구로부터 화로를 선물 받았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화로라니, 그는 선물이 마뜩지 않았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자 이번에는 친구가 부채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선물이 마음에 드느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는 답답해하며 말했다. “이 사람아, 겨울에 부채가 웬 말인가? 선물을 하려면 여름에 부채를 하고 겨울에 화로를 해야지.” 그런데 다른 친구는 위와 똑같은 선물을 받고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자네가 준 선물 요긴하게 쓰고 있다네. 화로는 여름 장마에 옷 말리는 데 쓰고, 부채는 겨울에 불 지필 때 꼭 필요하거든.” ‘여름에 화로, 겨울에 부채’라는 뜻의 ‘하로동선’은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물건을 가리킨다. 그러나 하로동선 격인 상황이라도 지혜를 발휘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철옹성 같던 외삼촌의 마음이 열리다

늦둥이인 엄마에게는 오빠 세 분이 있습니다. 한 분은 아주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한 분은 90세, 한 분은 엄마와 네 살 터울인 막내 외삼촌입니다. 막내 외삼촌은 5번이나 암 수술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이 많은 막내 외삼촌은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습니다. 평생 교직에 몸담고 정직한 인품으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오셨고, 자부심과 자존심이 강한 편입니다. 16년 전쯤 언니와 함께 외삼촌한테 진리를 전했을 때, 자신은 종교를 믿지 않는다며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종교 이야기를 하면 다시는 너희 집에 오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지요. 옥천고앤컴연수원에서 열린 가족초청잔치에도 함께했으나 하나님을 믿지 않겠다는 의지는 여전했습니다. 단호한 외삼촌의 태도에 영적으로는 아예 대화 자체가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외삼촌에게 말씀 전하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성별이 달라도 나이 차가 크지 않은 외삼촌과 매우…

한국 부산 박금령

좋은 습관 들이기 꿀팁

3주간 해외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짧은 기간이라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생활했습니다. 첫 일주일은 전도만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루 종일 전도한 적이 없었기에 저녁이면 발바닥이 몹시 아팠습니다. 자녀를 찾아 일평생 걷고 걸으신 하늘 아버지께서는 얼마나 발이 아프셨을까 싶었습니다. 너무 피곤한 날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져 자기 바빴는데, 이런 일상은 오랜 고민이었던 제 생활 습관을 바꿔놓았습니다. 단기선교를 나가기 전에는 휴대폰을 보다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건강을 비롯해 여러모로 안 좋은 걸 알면서도 한번 몸에 밴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교 기간엔 복음을 전하는 데 에너지를 다 쏟은 탓에 잠자리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볼 생각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숨 돌릴 틈 없던 일정이 오히려 좋지 못한 습관을 고쳐주고, 하나님 뜻만 따르도록 해준 것입니다. 귀국 후에도 저는 여전히 전도인의 소임을 다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 대구 김수정

푹 익은 김치처럼

한국인의 대표 음식 ‘김치’.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도 꼽히는 김치는 명실상부 최고의 발효식품입니다. 잘 익었을 경우 한 젓가락에만 약 50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 있으며, 김치 유산균은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만큼 생명력이 강합니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았던 사스와 조류독감도 김치 유산균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도 충분할 듯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건강에 좋은 김치를 담그려면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땅에서 뽑힐 때 죽고, 반으로 갈라지면서 또 죽고, 소금에 절여지면서 다시 죽고, 고춧가루와 젓갈에 버무려지면서 죽고,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히면서 죽고, 이렇게 다섯 번 죽어야만 제대로 된 맛을 낸다고 합니다. 혹자는 풋내 나는 겉절이 인생이 아닌, 푹 익은 김치처럼 농익은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질, 고집, 편견을 매일 죽이면서 살아야 한다고요. 거기에 발효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

지식에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이 있는 반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도 있습니다. 전자를 ‘형식지’, 후자를 ‘암묵지’라 하는데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빙하의 아랫부분이 수면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처럼 표면적으로 명시할 수 없는, 체화된 지식이 바로 암묵지입니다. 운전을 하려면 운전하는 방법이 적힌 책을 읽는 것보다 직접 운전대를 잡아봐야 하고, 음식을 만들려면 요리책을 열심히 보는 것보다 직접 요리를 해봐야 합니다. 이렇듯 경험으로 체득한 손맛, 솜씨, 노하우 등이 암묵지에 해당합니다. 사랑도 일종의 암묵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흔히들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되어봐야 안다’고 하지요. 직접 자식을 낳고 길러봐야 부모님의 수고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희생하셨는지, 또 그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고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베풀고도 한마디 감사의 인사에 감격해하실 부모님께 오늘 안부 전화 한 통 드려보는 건 어떨까요.

죄인 위한 기도

최초의 순교자였던 스데반의 행적을 처음 접하고 적잖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모인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기도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말하되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한대 저희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일심으로 그에게 달려들어 성 밖에 내치고 돌로 칠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 저희가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가로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가로되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 행 7장 55~60절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스데반의 모습은, 당신을 해하려 했던 자녀들을 위해 죽기까지 희생하시고 기도해 주신 그리스도의 모습과 같다는 것을요. 자녀들이…

한국 대구 성유진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역사

레아 자매님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합니다. 어머니 하나님에 대해 전하고 있다는 저희의 말을 들은 자매님은 “어머니 하나님요?” 하고 되물었습니다. 지쳐 보이던 자매님의 눈빛에는 뭔가 모를 간절함이 서려 있었습니다. 늦은 시각 길에서 만났기에 근처에 희미한 빛뿐이었지만 계속해서 성경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자매님에게 그 자리에서 어머니 하나님과 유월절 진리를 전했습니다. 학교 일로 기진맥진하던 자매님은 시간이 흐를수록 생기를 되찾고 눈빛을 반짝였습니다. 당시 하나님께서 전도축제에 내려주신 축복이 자매님에게도 닿았나 봅니다. 자매님은 목마른 사람이 물을 들이켜듯 막힘없이 진리를 받아들이고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엄마를 일찍 떠나보내서인지 자매님은 특히 영혼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젊은 시절에 죽음을 맞고 어떤 사람은 노년까지 사는지, 인생의 본질과 하나님의 경영이 오랫동안 궁금했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자매님의 물음에 성경으로 하나하나 답했습니다. 이 땅은 영적 죄인들이 거하는 도피성이요, 영원한 삶은…

필리핀 바콜로드 / 제네비브 Genevieve Joaquin

가장 정다운 말

몇 년 전, 모 언론사에서 305명을 상대로 ‘가장 정다운 말’이 무엇인지 조사한 바 있습니다. 조사 결과 4위는 “밥은 먹었니”, “참 대견하다”, “일찍 자” 등이었고, 3위는 “수고했어”, 2위는 “어디 아프니”였습니다. 30퍼센트의 공감대를 얻어 1위로 선정된 말은 바로 “힘내”였다고 하는데요, 연령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이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정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보아 누구나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한때 광고에 나와 많은 아빠들에게 힘을 준 노랫말처럼, 가족에게 힘내라는 말 한마디가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부모님께, 자녀에게, 아내와 남편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정다운 말을 건네는 사이 행복은 어느새 가까이 와 있을 것입니다.

미로에서 빠져나오기

청년들과 함께 부산시민공원에 갔습니다. 자연 친화적이고 다양한 테마로 조성된 공원은 구경거리도 많고 놀 거리도 풍부했습니다. 공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걷다가 재미난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미로 정원이었습니다. 키 작은 동백나무들이 벽을 이루며 사방으로 복잡한 길을 내고 있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청년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지요. 저희는 곧바로 미로 정원에 들어섰습니다. 빨리 미로를 빠져나오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정하고, 출발점에 있는 미로 정원의 지도를 꼼꼼히 살펴본 뒤 출발했습니다. 미로 속에 들어간 직후에는 지도를 떠올리며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 지도가 점점 희미해지면서 길이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길인가? 저 길인가?’ 이리저리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출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왔던 길을 계속 돌기도 여러 번, 막다른 길에 들어서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따라갔다가 함정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미로 속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을 때,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한국 부산 류미경

허드슨 강의 기적

2009년 1월,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지 얼마 안된 비행기가 폭발음을 내며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새와 부딪쳐 엔진이 고장 난 것입니다. 비행기는 추락하기 시작했고,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릭 엘리어스는 충격에 대비하라는 조종사의 말에 자신의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세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하나는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일들에 대한 후회, 또 하나는 그동안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자신의 이기심과 고집으로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절실했던 한 가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비행기는 조종사의 기지로 공항 근처의 허드슨 강에 불시착해 탑승자 155명 모두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하는 릭 엘리어스가 묻습니다. “오늘 당신이 타고 있는 비행기에 이와 똑같은 일이…

참기름 떨어진 날

저녁으로 비빔밥을 해 먹으려다 멈칫했다. 참기름이 똑 떨어진 것이다. 들기름으로 대체할까 싶어 냉장고 안을 살펴보니 들기름 역시 바닥이었다. 한 번도 기름이 떨어진 적이 없었기에 당황했다. 엄마에게 급히 문자를 보냈다. 「엄마, 집에 참기름이 똑 떨어졌네요. 참기름이든 들기름이든 좀 보내줘요.」 엄마에게 뭐가 필요하다고 문자를 보내면 어김없이 이틀을 안 넘기고 집으로 택배가 오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주일이 지나도 택배가 도착하지 않았다. 며칠 후, 밤늦게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한테 연락했더니 몸이 안 좋으시단다. “근데 언니, 엄마가 아픈 거 말하지 말랬어. 걱정한다고.” 우선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은 후 바로 엄마에게 연락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안부를 물었다. “날 추운데 건강은 어떠세요? 목소리가 안 좋으시네요. 어디 아프시면 병원 가서 검사라도 해보세요.” “걱정하지 마. 그렇지 않아도 병원 가서⋯.” “병원?” 그 말을 시작으로 꼬치꼬치 물었다. 엄마는 원래 저녁 9시만…

한국 화성 곽정아

겨리와 호리

농경사회에서 소는 막중한 일꾼입니다. 쟁기질을 할 때 소를 이용하면 사람의 힘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소 한 마리가 끄는 쟁기를 ‘호리’, 두 마리가 끄는 쟁기는 ‘겨리’라 합니다. 경기 이남 지방에서는 주로 호리를 사용했지만 땅이 험하고 척박한 강원도나 북쪽 지방에서는 소 한 마리로는 힘에 부쳐 겨리를 사용하곤 했습니다. 겨리질을 할 때 농부가 바라보는 쪽에서 왼쪽의 소를 ‘안소’라 하고 오른쪽의 소를 ‘마라소’라 하는데, 대체로 경험이 많고 힘이 좋은 소를 안소로 세웁니다. 마라소는 안소를 따라서 일을 배우다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안소가 됩니다. 안소와 마라소가 떨어지지 않도록 연결하고 있는 것은 멍에입니다. 두 마리의 소가 한 멍에를 지고 있기에 일을 잘한다고 앞서 갈 수도, 힘들다고 혼자 뒤처질 수도 없습니다. 농부의 인도에 따라 나란히, 속도를 맞춰 가야 합니다. 마치 한 몸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있도록

새 식구와 대화를 나눌 때였습니다. 자녀를 구원하시려 친히 육체를 입으신 하나님께 감사를 돌리던 자매님이 무언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육체로 이 땅에 계시면 하늘에는 안 계실 텐데, 어쩌면 우리 모르게 왔다 갔다 하실 수도 있겠지요? 얼마든지 영의 모습으로 천국에 다녀오실지도 몰라요. 하나님이시니까요!” 자매님의 귀여운 상상력에 웃다가 《하나님의 비밀과 생명수의 샘》의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자매님,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수천수만 가닥으로 나뉘어 여러 집으로 흘러간다고 해서 발전소가 없어질까요? 아니죠. 발전소는 그대로 있죠. 마찬가지예요.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오셨다고 해서 하늘 보좌에 계신 하나님의 본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수천수만 인으로 태어나신다고 해도 본체는 하늘에 그대로 계신 거죠.” 자매님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와, 바로 이해가 돼요! 어떻게 이렇게 설명을 잘하세요?” “안상홍님께서 진리책자에 기록해 주신 내용이에요. 이 땅에 계실 때 친히 기록으로 남겨주셨어요. 우리가…

한국 성남 송연주

향방 있는 달음질

책상을 정리하다가 고3 때 쓰던 학습 플래너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노트에는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말씀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같이 아니하여” 고전 9장 26절 당시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면 늘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와 신앙생활,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됐습니다. 울적한 마음에 성경을 펼쳤다 이 말씀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공부뿐 아니라 기도도 뚜렷한 목표 없이 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그날 이후, ‘하나님과 동행’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목표가 생기니 저절로 기도하게 되고 마음과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대학 선지자가 되겠다는 제 꿈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요즘 저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습니다. ‘하늘 어머니 말씀에 100퍼센트 순종하기’입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자신 있습니다. 목표가 확실하다면 절대 방향을 잃거나 포기하지…

한국 부산 이세은

향방 있는 달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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