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설득의 세 가지 요소

아리스토텔레스는 타인을 설득하려면 로고스(logos, 지식), 파토스(pathos, 감정), 에토스(ethos, 품성)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로고스’는 명확한 증거와 논리를 말합니다. 사람은 이성적인 존재이므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아침밥을 먹어야 건강하다”는 주장에 그 이유를 말하지 못하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파토스’는 듣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뜻합니다. 같은 말도 기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므로 말을 할 때는 듣는 사람의 감정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친구와 다투고 속상해하는 아이에게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지”라는 훈계의 말보다 “친구와 다퉈 속상하겠구나” 하며 공감하는 말이 마음을 열게 합니다. ‘에토스’는 말하는 사람의 성품에 기인한 신뢰, 호감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의 말을 잘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색시가 고우면 처갓집 말뚝 보고 절한다’는 속담과 일맥상통하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 가지 요소 중 ‘에토스’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논리적인 근거도 신뢰와 덕망이 깔려 있을 때…

주꾸미의 모정

어부들은 피뿔고둥 껍데기를 줄줄이 엮어 일정 기간 바다 밑에 내려놓았다가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 주꾸미를 잡습니다. 주꾸미가 피뿔고둥 껍데기를 집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피뿔고둥 껍데기는 단단하고 입구가 넓어 주꾸미가 들어가 살기에 제격일 뿐 아니라, 알을 낳아 보호하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주꾸미가 알을 낳으면 밥알처럼 생긴 수백 개의 알들은 고둥 껍데기 안쪽에 촘촘히 붙어 부화를 기다립니다. 주꾸미는 알이 부화할 때까지 그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습니다. 알이 부화하려면 약 55일이 걸리는데, 주꾸미는 그동안 껍데기 안으로 물을 순환시켜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빨판으로 알들을 닦으며 애지중지 보살핍니다. 다른 물고기들이 다리를 잘라 먹으려 달려들어도, 주꾸미는 제 몸을 내어줄지언정 도망하는 법이 없습니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살길을 찾아 떠납니다. 그때쯤이면 주꾸미는 기력이 다해 생을 마감합니다. 이토록 가슴 먹먹한 모정(母情)을, 텅 빈 피뿔고둥 껍데기만이 그 자리에 남아 위로해…

아름다운 말 습관

대학생봉사단 아세즈(ASEZ)에서 언어폭력 금지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캠페인 주제가 새삼스러웠습니다. 언어폭력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책, 도덕 교과서, 공익광고 등 여러 매체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당연한 상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세즈 홈페이지에서 관련 카드 뉴스와 동영상을 보며 적잖이 놀랐습니다. 험한 욕설이나 비난만 언어폭력에 속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함부로 과장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남을 깎아내리는, 제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말이 일상 속 언어폭력의 테두리 안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격려하는 말의 예시도 꼼꼼히 살폈습니다. 그중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말’도 보였습니다. 따뜻한 응원의 말뿐 아니라 겸허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말도 상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제 말이 타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어 당황한 적도 많았습니다. 무책임한 태도가 언어폭력을 낳는다는 점을…

한국 대구, 손채은

원망과 이해

아버지를 원망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학창 시절 아버지와 다투고 집을 나간 뒤로 아버지를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결혼해 가정을 꾸린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얻었습니다. 자신은 결코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루는 오랜 스승을 만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버지는 매우 고지식한 분이세요. 어릴 때 조금만 잘못해도 불호령이 떨어졌죠. 곁에 다가가기조차 두려웠어요. 육 남매 모두 무슨 일이 있으면 어머니만 찾았어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도 고생 많이 하셨죠.” 잠잠히 듣고 있던 스승이 진지한 어투로 말했습니다. “도리에 안 맞는 일이겠지만, 어디 한번 아버지가 자네 아들이라 가정하고 말해보겠나?” 남자는 당황스러웠지만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스승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제 아들은요, 마음은 안 그런데 표현이 참 서툴러요. 그래서 오해도 많이 사요. 가족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늘 주위만 맴돌죠. 외롭고 힘들어도 내색 한번 안 해요. 강하게만…

디지털 기기와 거리두기!

남녀노소 누구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회사 업무나 학교 공부에 필수품이 되어버린 컴퓨터, 거실 벽면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TV. 이들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디지털 기기가 우리 생활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에 과의존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요. 가족과 식사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TV나 스마트폰으로 시선이 향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디지털 기기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이달에는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두고 그 대신 가족과 함께 소소한 활동을 해보세요. ‘디지털 기기와 거리두기’를 실천하면 가족과의 거리는 좀 더 가까워질 거예요! Tip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 정하기 디지털 기기의 사용 금지 구역 정하기 불필요한 스마트폰 알림 해제하기 스마트폰 보관함 만들기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 하기 예) 독서, 다과, 요리, 산책, 운동, 청소…

절차탁마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습니까?” “괜찮은 사람이다. 하지만 가난하면서도 삶을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禮)를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에 ‘군자는 자르고 갈고 쪼고 다듬는다’고 했는데,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한 것인지요?” “그렇다. 내 이제는 너와 을 논할 수 있겠구나!” 공자와 그의 제자 자공이 나눈 대화입니다. 공자는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 것도 어렵지만 그보다 높은 경지는 가난하면서도 삶을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겸손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르고(切) 갈고(磋) 쪼고(琢) 가는(磨), ‘절차탁마’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가르칩니다. 상아, 옥, 돌 등을 갈고 다듬어 모양과 빛을 내듯, 학문과 인격도 부단히 갈고닦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처음부터 작품인 존재는 없습니다. 날 때부터 훌륭한 사람도 없지요. 그렇기에 절차탁마가 필요한 것이겠지요.

섬기는 사랑으로 터를 닦아

간절히 기도하며 애쓴 끝에 복음의 결실을 얻었다는 시온의 향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오랫동안 애태웠을 식구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긴 세월 마음 문을 열지 않았던 가족이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는 사연은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저 또한 많은 사람을 하나님의 사랑 안으로 인도하고 싶은 소망이 나날이 커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 행사가 있어서 시댁에 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라는 생각에 가족들에게 진리를 제대로 전해 보자고 남편에게 권하니 “나도 그럴 생각이었는데, 같이 기도하고 해봐요”라는 겁니다. 이심전심이었지요. 그동안 친인척들에게 말씀을 전하기는 했지만 종교 얘기로 분위기가 서먹해질까 봐 눈치만 보다가 돌아온 날도 있었고, 각자 신앙이 있어서 새겨듣지 않을 거라는 지레짐작으로 간단하게나마 전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도 했습니다. 그 세월이 어느덧 10년입니다. 더 이상 우물쭈물하지 말자고 단단히 결심하고 시댁으로 향했습니다. 쾌청한 날씨에 마음도 설렜습니다. 모임 당일, 시댁에…

한국 용인, 고수정

진실한 믿음

1859년 6월, 프랑스 출신 곡예사 샤를 블론딘(Charles Blondin)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묘기에 도전했습니다.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 위를 외줄타기로 건너는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흥미진진한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그는 높이 48미터 로프 위에서 장대로 균형을 잡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폭포를 건너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외줄 위에서 물구나무서기, 눈 가리고 건너기 등 다른 묘기도 선보였습니다.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그가 물었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사람을 등에 업고 폭포를 건널 수 있다고 믿습니까?” 관중은 “할 수 있다”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누가 등에 업히겠느냐고 물었을 때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자원하는 사람이 없자 블론딘은 한 남자를 지목했습니다. 그는 블론딘의 친구이자 매니저인 해리 콜코드(Harry Colcord)였습니다. 콜코드는 주저하지 않고 블론딘의 등에 업혔습니다. 관중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콜코드를 등에 업은 블론딘은 더욱 신중한 모습으로 외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도피성 수감자

철컹. 둔탁한 철문이 열리는 소리. 한 다큐멘터리에서 여자 교도소 수감자들의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과연 그들의 생활은 어떨까. 내 시선은 화면에 집중되었다. 하루 30분의 운동 시간. 유일하게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수감자들은 웃고 이야기하며 운동을 하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 햇볕을 쬐기도 했다. 죄수복을 입고 있지 않았다면 수감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지극히 평범해 보였다. 한 수감자가 카메라를 보며 방송에 얼굴이 나가는지 물었다. 걱정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집에만 돌려 보내주면 얼굴이 나가도 상관없어요.” 밝게 웃는 웃음소리가 왠지 서글프게 들렸다. 새벽 4시. 교도소의 하루를 여는 이들은 취사를 담당하는 수감자들이었다. 640여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손길은 쉴 틈 없이 분주했다. 힘들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40킬로그램짜리 쌀가마니를 들고 나르는 중노동이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밥을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식사 시간이 되자 각각의…

한국 울산, 조은영

보이지 않는 차이

1990년대, 세계적인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 박사는 베를린의 음악 아카데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의 목적은 바이올린 연주에 뛰어난 학생들의 실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연구 팀은 학생들을 연주 실력에 따라 최우수, 우수, 보통 그룹으로 나눈 뒤, 음악 관련 활동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그룹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덟 살 즈음에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정해진 일과에 따른 음악 관련 활동 시간도 비슷했습니다. 통계상으로는 뚜렷한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실력 차이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있었습니다. 최우수 그룹 학생들은 혼자서 연습하는 시간이 보통 그룹 학생들보다 평균 3배가량 많았습니다. 개인 시간을 활용한 연습량이 실력 차이를 크게 만든 것입니다. 연습은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인데, 이러한 일은 힘들고 따분합니다. 그러나 잘하고 싶은 일을 잘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시온에서 걷는 행복한 사모의 길

저는 기독교 가정에서 맏이로 태어났습니다. 제 부모님은 사무엘 선지자의 어머니처럼 하나님께 첫 번째 자녀를 드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신학교에 보냈고, 제가 목사가 되어 일평생 하나님을 섬기기를 원했습니다. 그렇게 길러진 저의 꿈도 하나님께 봉사하는 목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인도에서 목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종교인이고,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존경과 섬김을 받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협회에 가입하면 신학교 강의 등으로 많은 수입이 보장된 직업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보다 하나님을 섬기겠다는 열망이 강하긴 했으나,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신학대학을 다닌다는 자부심, 지식으로 인한 교만도 제 마음 가운데 은연중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목사가 되기 위해 순탄한 수순을 밟아가며 학위 과정을 거의 마치고 마지막 시험을 앞둔 순간, 제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무렵 진리를 영접한 부모님이 전화를 걸어와 하늘 아버지 어머니에 대해 알려준 것입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신학교에서…

인도 타네, 안젤라

가이드 러너

신체장애 선수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패럴림픽(Paralympic)’. 하지만 비장애인으로서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가이드 러너(Guide Runner)’입니다. 시각장애 선수가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입니다. 알파인스키의 경우, 가이드 러너는 뒤따라오는 선수에게 무선 헤드셋으로 코스 상황, 방향, 적절한 속도 등 질주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끊임없이 알려줍니다. 선수와 일정 거리를 벗어나거나 신체를 접촉하면 실격이므로 뒤에 오는 선수를 수시로 확인하며 속도를 맞춰야 하지요. 가이드 러너의 도움을 받은 선수가 메달을 따면 가이드 러너도 함께 메달을 받게 됩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선수가 미끄러운 비탈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것은 엄청난 도전입니다. 선수는 가이드 러너를 굳게 신뢰하고, 가이드 러너는 선수를 세심하게 배려하며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새하얀 눈길 위를 나란히 활강하는 두 사람이 아름다운 까닭입니다.

노모의 아름다운 유서

광주에 살던 78세 할머니가 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몫까지 감당하며 홀로 3남 1녀를 키워온 세월이 자그마치 35년. 노모는 4남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라 정작 자신은 돌아볼 새 없었으련만 자식들이 있어 험한 세상 버틸 수 있었노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들에게 덕을 돌렸습니다. 고아한 시를 쓰듯, 수줍은 고백을 하듯, 자식들의 등을 어루만지듯 남몰래 써 내려간 노모의 짧은 유서는 그 어떤 명문(名文)도 비길 바가 못 될 듯합니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어미라 불러주고 /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보는 눈길에 참 행복했네 /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 험한 세상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 병들어 하나님 부르실 때 /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 고맙네 /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 자네들이…

작고 사소한 것, 삶의 나비효과 된다!

‘못 하나가 빠져서 말의 편자가 망가졌네. 편자가 망가지는 바람에 말이 넘어졌네. 말이 넘어지자 말에 타고 있던 장군이 말에서 떨어졌네. 말에서 떨어진 장군이 부상을 당하자 군인들의 사기도 떨어져 그만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네. 전투에서 패하는 바람에 왕국도 빼앗겼다네.’ 위 영국 민요는 작은 못 하나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고 노래한다. 하찮은 못 하나가 어찌 거대한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을까.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나 작고 사소한 일이 연쇄적인 작용을 일으키면 결과적으로 큰일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니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작고 사소한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큰 손익이 달린 문제나 한순간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중요하게 여기지만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해서는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해 무심코 흘려보내곤 한다. 하지만 크고 중대한 일은 대부분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

시온의 주인, 영혼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함께

한낮의 태양보다 뜨거운 복음 열정을 뿜어내는 아프리카 대륙. 학생 때부터 막연히 그려왔던 아프리카 복음의 기회를 청년이 되어 얻었습니다. 단기선교를 가게 된 곳은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꼬박 하루를 날아서 앙골라에 도착했습니다. 루안다에 이르자 거창한 환영식이 저희를 기다렸습니다. 현지 식구들이 행인처럼 태연히 있다가 공항에서 나온 저희를 갑자기 둘러싸더니 환영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입니다. 공연장을 방불케 한 분위기에 아프리카에 왔음을 실감했습니다. 단기선교팀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을 담은 노래 가사에 이어 한국어로 “아버지 감사합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현지 식구들을 껴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처럼 멋진 식구들과 힘을 모아 아버지 어머니께 기쁨 드리는 열매를 맺겠다는 각오로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는 더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앙골라 날씨는 시원했습니다. 한국의 초가을 날씨와 비슷해 활동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날씨 대신 저희를 괴롭힌 것은 매캐한 공기였습니다. 수도인 루안다에는 한국의 대도시만큼 차가…

한국 성남, 장민경

영국의 쉰들러

1988년 2월, 영국 TV쇼에서 앵커가 오래된 노트 한 권을 공개했습니다. 그 안에는 1939년 체코에서 영국으로 입양된 유대인 아이들의 자료가 들어 있었습니다. 노트의 주인은 객석에 있는 니컬러스 윈턴 경. 나치의 유대인 탄압이 한창일 때, 그는 체코의 한 난민캠프에서 부모 잃은 유대인 아이들이 비참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가만있을 수 없었습니다. 서둘러 영국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입양시킬 곳을 찾고 비자를 발급하러 다녔습니다. 많은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며 아이들을 기차에 태워 안전한 가정으로 보내기를 여덟 차례. 그러나 아홉 번째 기차에 탈 예정이었던 250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죄책감으로 괴로웠던 그는 자신이 한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훗날, 그 일은 집 다락방에서 우연히 노트를 발견한 그의 아내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혹시 방청객 중에 니컬러스 윈턴 씨 덕분에 생명을 구한 분이 계신다면 일어나 주시겠어요?”…

엄마의 칠순 잔치

2019년 3월 1일은 엄마의 칠순이었습니다. 기억에 남을 멋진 칠순 잔치를 위해 작전에 돌입한 우리 사 남매는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뒤 생신 전날, 약속한 장소에 모였습니다. 부모님, 큰오빠네 5명, 언니네 4명, 작은오빠네 6명, 그리고 저까지 총 18명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하룻밤을 묵을 계획으로 큰오빠가 숙소를 예약해 둔 터였습니다. 그날,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작은오빠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1부 행사의 막이 올랐습니다. 사회를 맡은 작은오빠는 식순이 적힌 종이를 식구들에게 나눠주고 준비한 마이크를 꺼내 들었습니다. 먼저, 아버지가 대표로 축하 인사를 하셨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묵직하게 와닿았습니다. 이어 다 함께 생신 축하 노래를 부르고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감사패 제작은 제가 맡았는데, 감동적인 문구를 만드느라 고심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기뻐하시니 뿌듯했습니다. 시끌벅적, 왁자지껄 웃고 떠들며 식사한…

한국 서울, 윤주영

아버지를 살린 두 형제

2017년, 한국의 한 60대 남성이 의사로부터 간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유일한 희망은 간 이식 수술뿐이었습니다. 평소 의좋게 지내던 그의 두 아들은 아버지 수술 문제로 의견이 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형은 “수술로 자리를 비워 업무에 공백이 생기면 안 된다”며 동생을 말렸고, 동생은 “어린 자녀를 둘이나 둔 형이 힘든 수술을 받게 할 수는 없다”며 형을 설득했습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두 형제는 누구의 간을 기증하는 것이 나은지, 검사를 받아보고 의사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둘 다 간 크기가 작아 한 사람의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하려면 두 사람 모두 간을 떼어내야 했습니다. 의좋은 형제는 수술대에도 나란히 올랐습니다. 장장 22시간에 걸쳐 큰아들과 작은아들의 간을 함께 이식받은 아버지는 수술이 끝나자마자 펜과 종이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사랑해’라고…

품평을 하려면

다산 정약용이 지인들과 정자에서 담소를 나눌 때였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한 사람이 한탄하듯 말했습니다. “누구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권세를 쥐고 있으니, 분통 터질 일 아니오?” 이에 다산은 “사람은 품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네” 하며 화제를 바꾸었습니다. 얼마 후, 또 다른 사람이 고삐에 매인 말을 보며 말했습니다. “저 말은 짐도 못 지면서 볏짚만 축내고 있군.” 이번에도 다산은 “짐승도 말을 알아듣기 때문에 품평해선 안 되지” 하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누군가 불평하듯 말했습니다. “자네와 얘기할 때는 입을 꿰매든지 해야겠군!” 그 말에 다산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이 자리를 멋지게 만들어주는 저 바위를 보구려. 만일 저 바위의 훌륭함을 품평한다면 굳이 입을 묶어두지 않아도 되지 않겠소?” 이후, 그들이 담소를 나누었던 정자는 ‘품석정(品石亭)’으로 불렸습니다. ‘바위마저도 칭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섬기는 마음

스승과 제자가 먼 길을 떠났습니다. 넓은 세상에 나갈 생각으로 들뜬 제자에게 스승이 물었습니다. “여행의 질서를 위해 우리 중 한 사람은 앞에서 이끌고, 한 사람은 뒤에서 따라야 한다.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 제자는 자신이 스승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밤, 스승과 제자가 큰 나무 아래서 잠을 청하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습니다. 스승은 자신의 겉옷을 벗어 제자에게 덮어주었습니다. 제자가 송구한 마음에 극구 사양하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앞선 사람으로서 따르는 이를 보호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다음 날,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본받고자 오늘은 자신이 앞장서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아침 식사를 위해 물을 구하러 나서자, 스승이 “그것은 내가 할 일이다” 하며 그를 막았습니다. 제자는 어리둥절했습니다. “스승님, 제가 길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스승님을 보살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지, 따르는 자인 내가 자네를 섬겨야지. 어찌 따르는 자가 이끄는 자의 봉사를 받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