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자 굴에 던져지게 될 것을 알고도
다리오왕이 바벨론을 치리하던 시기, 왕의 총애를 받는 다니엘을 시기한 신하들이 왕을 충동하여, 왕 외에 다른 신에게 기도하면 사자 굴에 던져 넣는 법을 세우게 한다. 왕은 조서에 어인을 찍어 금령을 내린다. “다니엘이 이 조서에 어인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그 방의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열린 창에서 전에 행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단 6장 10절 자신의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니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명령을 어기면 사자 굴에 던져지게 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저런 상황에서 다니엘처럼 행할 수 있을까! ‘알고도’라는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맴돌았다.
한국 진주 강순봉
분위기를 바꾼 말
분주하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엄마가 참기름을 넣으려다 실수로 찌개에 식초를 넣고 말았다. 아차 싶었지만 다 만든 음식을 차마 버릴 수 없어 그냥 식탁에 올렸다. 고등학생 큰딸이 찌개를 한 입 떠먹더니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엄마, 찌개 맛이 왜 이래요?” 중학생 둘째 딸도 기다렸다는 듯 투덜거렸다. “맛이 이상해서 못 먹겠어요.” 엄마는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만히 두 딸을 지켜보던 아빠가 말했다. “어디 맛을 좀 볼까? 음⋯ 조금 시큼하기는 해도 먹을 만하네. 음식 맛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보니 엄마한테 무슨 걱정거리가 있나 보다. 너희들 그게 뭔지 엄마한테 여쭤보지 않겠니?” 순간 딸들의 얼굴이 빨개졌다. 딸들은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따뜻한 말로 식탁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관심’과 ‘간섭’ 사이
“여보, 나 동창회 갈 때 입을 건데 둘 중 어느 옷이 더 나아요?” “어디 보자. 원피스는 좀 화려하고, 정장은 딱딱해 보이는데?” “이것들 말고는 딱히 입을 만한 게 없어요.” “이 재킷 어때? 튀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딱 좋네.” “거기에 어울리는 치마가 없어요.” “이 체크무늬 치마 입으면 되잖아.” “에이, 색이 안 맞잖아요.” “그럼 이 바지는?”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대체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관둬요.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저번에는 관심 안 가져준다고 서운해하더니, 이제는 관심을 가져도 문제네.” 남편도 아내도 못마땅한 상황. 가정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일이다. 평온했던 분위기는 왜 깨지고 말았을까? 서로의 마음을 잇는 ‘관심’ 1924년, 미국 시카고의 호손 공장에서 작업장 조명의 밝기와 생산성의 관계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연구 팀은 작업 환경이 밝으면 생산성이 올라가고, 어두우면 내려갈 거라…
노력의 힘
뉴욕 빈민가에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카디자 윌리엄스는 엄마와 함께 노숙인 쉼터와 무료 급식소, 거리를 전전하며 성장했다. 길거리를 공부방으로 삼은 그녀는 한 달에 5권의 책을 읽고 뉴욕에서 발간되는 신문은 모조리 정독했다. 그녀는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고 싶어 했다. 노숙자가 무슨 대학이냐는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카디자는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거처가 일정치 않다 보니 학교를 다니는 동안 열 번도 넘게 이사를 해야 했고, 졸업반이 가까울 무렵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1시가 되어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꿋꿋하게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그녀는 몸 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난한 노숙인의 삶이 꿈을 향한 도전에 어떤 변명이나 방햇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 전역의 20여 개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은 카디자는 하버드대학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하면서 당당히 꿈을 이뤘다.
이웃에게 안전과 행복을
볼티모어교회 식구들이 크라운스빌 경찰공제조합의 공용 강당에 모였습니다. 약속 시각보다 일찍 도착한 식구들은 준비한 짐들을 다 풀고 본격적인 공사(?)에 나섰습니다. 이곳에서, 밤낮으로 수고하는 지역 경찰들에게 감사의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밋밋하고 텅 빈 공간이 식구들의 손길이 닿으니 우아한 예식장처럼 아름답게 변했습니다. 행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경찰 공무원들로 장내가 북적였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온 분도 있고, 근무를 서다가 쉬는 시간에 강당을 찾은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는가 싶더니 그와 동시에 무전을 받은 경찰 7~8명이 쏜살같이 뛰어나갔습니다. 당황한 저희와는 달리 경찰들은 익숙한 일인 듯 아무렇지 않아 했습니다. 잠깐의 여유를 가질 새도 없이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보며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관할 경찰청장을 비롯해 행사에 참여한 경찰들은 교회 소개 영상 등을 진지하게 시청하고, 식구들이 정성스레 차린 음식을 먹으며 어린아이처럼 웃기도 했습니다. 특히 학생부 형제님들이…
미국 MD 볼티모어교회
이는 우리의 하나님이시라
저는 하나님을 찾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서는 부모님을 따라 절이나 신사에 다니며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부처나 신들에게 합장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일에 의문이 생겨 더 이상 가지 않았습니다. 본가를 떠나 독립하던 해, 하나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추운 날씨에 한 시간 넘게 말씀을 살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진리는 바로 유월절입니다. 유월절을 가지고 오신 안상홍님께서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경의 모든 예언을 이루신 분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날에 말하기를 이는 우리의 하나님이시라 우리가 그를 기다렸으니 그가 우리를 구원하시리로다 이는 여호와시라 우리가 그를 기다렸으니 우리는 그 구원을 기뻐하며 즐거워하리라 할 것이며” 사 25장 9절 하나님 안에 거하면서 늘 감사하지만, 이 말씀을 볼 때마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께서 계시는 교회야. 하나님을 만난 건 기적이지’ 하는 생각에 가슴이 더욱 설렙니다. 부족한 저에게…
일본 후쿠오카 유키 大山 祐生 (Oyama Yuki)
한 줌의 씨앗으로
1979년, 인도 아삼 주에 큰 홍수가 났다. 홍수가 난 지역은 온통 폐허가 되고 말았다. 파잉이라는 한 십 대 소년이 황폐하게 된 땅에 나무를 심을 것을 제안했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파잉은 혼자서 대나무 씨앗 한 움큼을 심었다. 그로부터 30여 년 뒤, 한 줌의 대나무 씨앗은 각종 야생 동물들과 식물들이 군락을 이룬 거대한 숲으로 변했다.
하늘 본향을 사모하며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증거하였으니 이같이 말하는 자들은 본향 찾는 것을 나타냄이라 저희가 나온 바 본향을 생각하였더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려니와 저희가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 히 11장 13~16절 신문기자로 일하던 저는 직업 특성상 다방면의 사람들과 대면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중 감옥에 갇힌 사람들과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습니다. 감옥 생활이 어떤지, 감옥에서 풀려나면 무엇을 할지 물었는데 대답을 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수감자 대다수가 감옥 생활이 괜찮고, 풀려나도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들며, 밖에 나가도 당장 할 일이 없어 제때 끼니를 때울 수 없기에 생활이 힘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감옥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망적인지 알게 됐습니다. 감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는 일체…
인도 BR 파트나 미라 Mira M.C.
우리 가족의 ‘숨은 장점 찾기’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한집에서 허물없이 지내노라면 다소 부족한 점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상대방의 부족한 점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불평이 잦아지지요.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을 더 크게 보면 감사가 나옵니다. 이달에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장점을 오십 가지만 찾아보세요.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면 그동안 몰랐던 부분까지 발견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분이 얼마나 좋은 사람과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될 거예요. Tip 가족의 숨은 장점 찾기 Tip 가족을 관심 있게 지켜본다. 단점이 보일 땐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가족의 장점을 찾을 때마다 노트에 쓴다. 장점을 쓸 때에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쓴다. 찾아낸 장점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가족의 장점을 써서 냉장고에 붙여 놓는다. 가족 이외에도 친구나 이웃의 장점을 쓰거나 이야기해 본다.
아름다운 유배-다산 정약용 이야기Ⅰ
“집에 책이 없느냐. 몸에 재주가 없느냐. 눈이나 귀에 총명이 없느냐. 어찌하여 스스로 포기하려 드는 것이냐.”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쓴 편지 중에서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실학자이자 개혁가 다산 정약용. 그는 22세에 급제하여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으나 그를 아끼던 정조가 죽은 뒤 무려 18년 동안이나 귀양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관료에게 긴 유배 생활은 그야말로 형극의 세월이지만 그는 오히려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 학문 연구에 몰두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유배 생활 중 책과 씨름한 그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한곳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던지 엉덩이가 곪기도 하고, 방바닥에 닿은 복사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뚫려 ‘과골삼천(踝骨三穿)’이라는 고사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통증 때문에 벽에 선반을 만들어 서서 글을 썼더니 오른쪽 팔꿈치에 굳은살이 박여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목민심서, 다산문답, 경세유표 등 그가 남긴 500여 권의 방대한 책이 대부분 유배 중에 저술한 것이며, 그렇게…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필리핀에 온 지도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하나님 은혜와 시온 가족들의 사랑 안에서 제가 외국인이라는 것도 잊을 만큼 무탈하게 적응해 절로 감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제 마음을 식구들에게 온전히 전하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영어를 어려워하는 식구에게는 간단한 현지어를 섞어서 말하거나 환한 미소와 과장된 몸짓으로 사랑과 관심을 전하려 애씁니다. 직장 일을 마치고 시온에 오는 식구에게 어떤 위로를 건넬까, 믿음의 성장이 필요한 식구에게 하늘 아버지 어머니 사랑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사전을 찾아보고, 번역기를 이용해 공부해 봐도 막상 말을 꺼내면 생각처럼 잘되지 않아서 속상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증거하였으니” 히 11장 13절 하나님께서는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로 살아가는 자녀들을 구원하시려 친히 이 땅에 오셨습니다. 하늘의 언어와…
필리핀 라스피냐스 정은서
우둔한 마음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선물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 복음을 전할 시간이 예전만큼 없었습니다. 봉사를 비롯해 하나님 안에서 행하는 모든 것들이 복받는 일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직접 말씀을 전해서 열매를 맺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하루는 모처럼 시간이 나서 한 식구와 진리를 전하러 나갔습니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복음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고 오리라 마음먹고 나선 걸음이라 설렜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전하기는커녕 제 눈은 말씀을 들어줄 것 같은 인상 좋아 보이는 사람만 찾았습니다. 그러다 저만치서 빨강 머리에, 십자가 귀걸이를 치렁치렁하게 한 아가씨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저 사람은 듣지 않을 거야’라고 판단했습니다. 옆에 있던 식구는 달랐습니다. 어느새 아가씨에게 다가가 유월절 만찬 그림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유월절의 떡과 포도주를 먹으면 죄 사함을 받는다고요?” 뜻밖에도 청년은 말씀에 큰…
한국 성남 김윤아
예언의 주인공의 자세
성경의 예언에 따라 세계 무대 위에서 복음에 헌신하는 청년들은 제게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어느덧 청년이 되어 축복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 드디어 그 대열에 설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예언의 주인공’. 이보다 더 축복된 표현이 있을까요. 주인공은 무대에서 빛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한다면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복음의 무대에서 예언의 주인공으로서 별과 같이 빛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포부와 달리 제 모습이 예언의 주인공과는 멀게만 느껴져 때때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해외에 가본 적도 없고, 외국어 능력도 턱없이 부족한 저 자신이 한없이 작아 보였으니까요. 부족한 역량을 탓하며 망설이고 있을 때 제 무릎을 일으켜 세운 것은 언젠가 하늘 어머니께서 청년들에게 읽어주신 성경 말씀이었습니다. “오직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극히 담대히 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한국 인천 박채운
어플루엔자(affluenza)
미국 텍사스 주에서 부잣집 아들인 10대 소년이 음주운전으로 4명을 사망하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소년의 부모는 “아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었지만, 어플루엔자를 심하게 앓고 있어 통제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텍사스 주 법원은 최고 20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10년간의 보호관찰형을 선고하며, 어플루엔자 치료를 받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피해자 가족들은 ‘유전무죄’ 판결이라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어플루엔자’란, 풍요로움을 뜻하는 ‘어플루언트(affluent)’와 유행성 독감을 일컫는 ‘인플루엔자(influenza)’의 합성어입니다.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이 가지기를 원하는 현대인의 탐욕을 표현한 신조어로, ‘부자병’, ‘사치병’으로도 불립니다. 소비지상주의가 만연해짐에 따라 어린 학생들조차 고가의 패딩이나 휴대폰을 선호하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가진 것을 가지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겨내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으며,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라고 조언합니다.
아빠를 닮은 아들
“아들이 아빠를 참 많이 닮았네요.” 아빠의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말이다. 그렇게 좋아할 일인가 싶을 만큼 환하게 웃으신다. 사실 어렸을 때는 엄마랑 판박이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나는 엄마를 닮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언젠가 “아빠랑 아들이 똑같네요”라는 말을 처음 들은 아빠가 집에 가자마자 엄마에게 기분 좋게 자랑했다. 그때부터였지 싶다. 점점 아빠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됐고 “저기 저분이랑 꼭 닮았는데, 혹시 아버지세요?”라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아빠는 내가 당신의 입맛과 성격을 닮은 것도 즐거워하셨다. “니는 우째 안 좋은 것까지 내를 닮았노?” 하시면서도 연신 벙글벙글하셨다. 얼마 전에는 아빠가 청년 시절에 찍은 사진을 보았다. 사진 속 아빠는 지금의 내 모습과 흡사했다. 아빠와 나는 신기해하며 서로를 쳐다보고 웃었다. 당신을 꼭 닮은 자녀를 보며 흐뭇해하실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다. 하늘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성품과 언행을 다듬고 믿음을…
스페인 마드리드 김승혁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
“별이 된 딸의 이름이 소중한 빛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한 아버지의 간절한 사랑으로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이 건립되었습니다.” 도서관 내부 벽면에 새겨진 글귀 ‘가장 멋진 이름의 건물’,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슬픈 사연이 있는 도서관’, ‘국내 첫 기부 도서관’⋯.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옆에 위치한 「이진아기념도서관」의 별칭들입니다. 이진아는 누구이며, 또 도서관이 세워진 사연은 무엇일까요? 동시통역사가 되어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려던 재롱둥이 둘째 딸, 진아. 그러나 2003년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어학연수를 받던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고가 있기 2주 전까지만 해도 미국 출장길에 딸과 함께 뮤지컬과 야구 경기를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아버지는 갑작스런 비보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른 아버지는 딸의 흔적이 영원히 남기를 바라며 마지막 선물을 준비합니다. 평소 책을 좋아했던 딸의 이름으로 도서관을 짓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2005년 9월 15일, 故 이진아 씨의 스물다섯 번째…
사모행전(師母⾏傳)
저는 목회자 사모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엘살바도르에서 복음의 직무를 감당했습니다. 엘살바도르에 있을 당시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생긴 일입니다. 외부 대기실에 앉아 엘살바도르 본교회의 한국인 사모님과 통화를 마치고 나자 갑자기 간호사 한 분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인데 한국어가 들리길래 인사하고 싶어서 왔어요.” 수줍게 인사를 건넨 간호사는 엘살바도르에는 언제 왔느냐, 적응은 잘되느냐며 친근하게 물었습니다. 뜻밖의 상황에 저희는 서로 웃으며 그 자리에서 대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한 시간가량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그러다 간호사는 제 시간을 뺏은 것 같다며,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인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순간 이 영혼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저희 교회는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을 믿어요.” “어머니 하나님은 처음 들어보네요. 마리아인가요?” “아니요. 성경에는…
멕시코 푸에블라 서하늘
엄마의 사랑
얼마 전 고향에 계신 모친을 찾아뵈었습니다. 저를 보고 좋아하시는 모친의 표정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모친과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데 모친이 눈물을 닦으며 돌아섰습니다. 어릴 적에는 이런 모친의 마음을 몰랐습니다. 일을 다니시느라 매일 늦게 오는 모친을 원망하면서 가로등 불빛 아래를 서성이곤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모친의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은 아내 덕분이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따뜻하게 맞아주는 아내와, 웃으며 달려와 안기는 아들들이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피곤한 몸을 쉬며 지켜보면 아내는 쉴 틈도 없이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깁니다. 예전에는 아내가 가족을 위해 수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런 아내에게서 ‘엄마’의 사랑과 희생을 보았습니다.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 가족을 챙기며 동분서주하신 모친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지요. 저는 제 생각만 하는 철부지였습니다. “왜 그렇게 봐요?” 생각에 잠긴 채 빤히 쳐다보는 제…
한국 서울 김국화
운명이 바뀌던 순간
14살에 북한을 탈출해 천신만고 끝에 한국으로 온 이현서(33) 씨. 그녀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두메산골로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데려오기로 결심합니다. 가족들이 중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자유의 땅을 밟기까지, 3200km 이상의 거리를 자신이 직접 안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버스가 중국 경찰의 검문을 받게 되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들이 귀머거리에 벙어리라서 보살피고 있다고 말해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라오스에서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오게 하려면 벌금을 내야했지만 이미 많은 돈을 써버려 수중에는 한 푼도 없었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그때, 배낭여행 중이던 호주인 딕 스톨프(68) 씨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그 덕분에 가족들은 극적으로 풀려날 수 있었지요. 이 씨는 경황이 없어 연락처도 물어보지 못한 채 헤어진 은인을, 한 방송국의 주선으로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고맙다는 말만 되뇌는…
황금팔의 사나이
호주에서 태어난 제임스 해리슨 씨는 열세 살 때 큰 수술을 받으면서 무려 13리터의 혈액을 수혈받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헌혈이 있었기에 다시 살 수 있었던 그는, 평생 헌혈로 세상에 봉사하며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헌혈이 가능한 나이가 되자, 그때부터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헌혈을 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혈액형은 Rh-인데, 수혈받은 혈액은 Rh+라는 사실입니다. 원래는 Rh-인 사람이 Rh+를 수혈받으면 혈액이 응고되어 죽게 되지만, 그의 혈액에는 응고를 막아주는 항체가 있기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의 특이한 혈액은 신생아의 용혈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 그의 혈장에서 추출한 백신으로 목숨을 구한 아기가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2011년 5월, 천 번째 헌혈을 달성한 그에게 명예훈장이 주어졌습니다. 호주 국민들은 그를 ‘황금팔의 사나이’라 부르며 아름다운 행보에 경의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