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어머니의 특별 수업
성경에서는 청년을 ‘새벽이슬’에 비유합니다. 맑고 영롱한 새벽이슬은 아름다우나 맺혀 있는 시간이 짧습니다. 청년의 시기도 축복이 크지만 금방 지나가겠구나 싶어 복 받을 기회가 오면 다 붙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올 초, 인도 파나지에 다녀온 데 이어 필리핀 케손시티 단기선교에 지원한 이유였습니다. 필리핀 루손섬 남서부에 위치한 케손시티는 필리핀의 주요 도시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합니다. 넓은 땅만큼 인구도 많아 국회, 정부 청사, 필리핀에서 명문이라 불리는 학교들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환경이 열악할 거라는 걱정이 무색하게 잘 발달한 도시 모습이 한국과 비슷했습니다. 선교 기간 중 단수가 돼 물을 받아서 씻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요. 필리핀 사람들은 대부분 가톨릭을 믿어 하나님과 성경 이야기를 꺼내기가 수월했습니다. 듣기도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말씀을 전하고 참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기를 권하면 “일하러 가야 한다”, “집에 돌봐야 할 동생이…
한국 안양, 김민철
말[言]들의 무덤
지금으로부터 사오백 년 전, 경상북도 예천군에 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이 패를 이루어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툼을 벌였습니다. 발단은 주로 누군가의 사소한 말 한마디였습니다. 하루는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 사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말 무덤’을 만들 것을 권했습니다. 싸움을 일으키는 불씨나 다름없는 거짓말, 거친 말, 남을 헐뜯고 상처 주는 말 등을 종이에 써서 장례를 치르듯 한데 묻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나그네의 말대로 언총(言塚, 말 무덤)을 만들자, 말로 인한 불화와 분쟁이 말끔히 사라지고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한 점 불티는 능히 숲을 태우고, 한마디 말은 평생의 덕을 허물어뜨린다’,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 두부 사 온다’, ‘부모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오늘날 언총 주위의 바위들에는 이처럼 말과 관련된 격언이 새겨져…
나의 세 살 적 모습
가깝게 지내는 지인의 세 살배기 아이를 잠깐 돌봐주게 되었습니다. 마침 함께 외출 중이던 부모님 차로 아이를 태워 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린아이를 돌볼 기회가 많이 없어서 그런지 부모님도 매우 반기셨지요. 도착 후, 집이 3층이어서 아이를 안고 계단을 올라야 했습니다. 그때 아빠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삼촌이 안아줘도 돼요?” 저는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아저씨도 할아버지도 아닌 삼촌이라는 호칭도 그렇고, 조심스럽게 허락을 구하는 아빠의 모습이 재밌었거든요. 아이를 안고 계단을 올라가는 아빠의 발걸음이 매우 신나 보였습니다. 아이도 기분이 좋은지 뒤따라 올라가는 제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집에 온 아이는 낯선 공간에 장난감 하나 없는 데도 잘 놀았습니다. 아이의 간식을 준비하다 웃음소리가 끊기지 않기에 가 보았더니, 세상에! 아빠가 묘기 수준의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대로 시범을 보이면 그대로 따라 하셨는데, 아빠는 괴로운 듯 보였지만 웃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장바구니 안으로…
한국 성남, 박윤정
손실 회피 편향
길에서 10만 원을 주웠을 때 느끼는 기쁨, 10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괴로움. 어느 감정이 더 클까요? 사람들은 대체로 후자의 10만 원을 더 크게 생각합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는 잃어버렸을 때의 괴로움을 더 강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 현상을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Bias)’이라 합니다. 골프 선수가 안 들어갈 것 같은 공이 들어갔을 때 느끼는 기쁨보다, 들어갈 뻔하다 안 들어갔을 때의 상실감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도전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데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지요. 손실 회피 편향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길은, 실패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 원인을 파악하여 또다시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실패는…
옥수수를 사랑한 과학자
미국의 과학자 바버라 매클린톡(1902-1992)은 한 옥수수에 여러 색의 알갱이가 섞여 있고, 그 위치도 옥수수마다 다른 것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녀는 연구를 통해 옥수수의 세포에서 ‘움직이는 유전자(Jumping Genes)’, 즉 대열을 이탈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유전자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유전자의 위치가 고정적이라는 그 시대 과학자들의 통념을 거스르는 이론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폄하되었다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인정받아 1983년 노벨생리의학상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옥수수 연구에 몰두한 매클린톡. 그녀는 옥수수를 단지 실험 대상으로서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교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친밀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직접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서 자라는 과정을 빠짐없이 관찰하며, 옥수수에 이름까지 붙여주었지요.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을 가져야 하고, 그 물질이 당신에게 건네는 말을 이해하려는 인내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스스로 당신에게 다가오도록 자신을 개방해야 합니다.”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었던 비결을 매클린톡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무법자를 퇴치하는 방법
꿀벌보다 몸집이 다섯 배 이상 큰 말벌은 꿀벌의 천적입니다. 침을 한 번 쏘면 꽁무니가 빠져 죽고 마는 꿀벌과 달리, 말벌은 침을 연속해서 쏠 수 있는 데다 독성이 매우 강합니다. 거기에 크고 강한 턱까지 겸비해 말벌 한 마리가 수백 마리의 꿀벌을 몰살시킬 수 있습니다. 말벌은 꿀벌들이 애써 지어놓은 집을 습격해 꿀벌들의 목숨을 빼앗고 애벌레와 꿀을 약탈해 갑니다. 그야말로 무법자와 같은 존재이지요. 하지만 꿀벌은 쉽게 물러서지 않습니다. 말벌 척후병(적의 형편이나 지형 따위를 정찰하고 탐색하는 임무를 맡은 병사)이 출현하면 집에 있는 꿀벌들은 꿀을 따러 간 동료들을 불러 모읍니다. 다른 말벌들이 들이닥치면 집이 초토화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기에 필사적으로 대항하지요. 말벌에게 일제히 덤벼들어 공처럼 에워싸고 날개 근육을 움직여 열을 내는데, 이때 발생하는 열은 말벌의 치사온도인 46도까지 올라갑니다. 온도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농도까지 급상승시켜 말벌을…
행복이 두 배가 되는 비결
대학에 입학하고 동아리에서 하는 거리정화 활동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캠퍼스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를 줍다가 흡연 구역에 이르렀을 때 백 개는 족히 넘는 담배꽁초가 바닥에 버려져 있는 걸 보고 다소 놀랐다. 집게로 꽁초를 하나하나 줍다가 너무 많아 결국 맨손으로 주워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봉사자들의 부지런한 손놀림 덕분에 흡연 구역이 금세 말끔해졌다. 내가 다니는 대학은 시내버스 종점과 인접해서 정류소에는 대기하는 버스도 많고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그래서인지 정류소에는 음료수 캔이며 음식물 포장지 같은 쓰레기가 넘쳐났다. 내친김에 시내버스 정류소까지 청소하기로 했다. 평소 등하교 시간에 쫓겨 쓰레기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았는데 선배·동기들과 함께 청소하니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듯해 기분이 좋았다.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버스 기사님이 어디서 나왔느냐, 학생들이 좋은 일 한다며 칭찬해주셨다. 어떤 기사님은 버스 탈 때 이야기하면 공짜로 태워주겠다고까지 하셨다. 누군가는 해야…
한국 전주, 전범준
닻 내리기 효과
한번 닻(Anchor)을 내리면 배는 닻에 묶인 밧줄의 길이 내에서만 움직입니다. 이에 빗댄 표현으로, 사람이 어떤 사항을 판단할 때 처음 접한 정보를 기준으로 삼는 심리 현상을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 Effect)’라 합니다. 시계를 파는 사람이 처음에 20만 원을 제시했다가 10만 원으로 값을 내리면 소비자는 그 시계를 살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나폴레옹의 키가 180센티미터 이상이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폴레옹의 키가 150센티미터 이상이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보다 키를 크게 추정할 확률이 높지요. 사실, 20만 원이라는 시계의 가격은 구매자의 의사결정과 아무런 상관없는 값입니다. 나폴레옹의 키를 추정함에 있어서도 150, 180이라는 숫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의 기준점이 되는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지식이 적거나 확신이 약할수록 엉뚱한 곳에 생각의 닻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판단력은 자연히 흐려지지요.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가 내린 결론이 무엇에 영향을 받았는지 돌아보고,…
화는 썰물에, 웃음은 밀물에!
해수면은 달과 지구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합니다. 바닷물이 해안가에서 밀려 나가는 현상을 ‘썰물’, 밀려 들어오는 현상을 ‘밀물’이라 하지요. 그렇게 물이 쭉 밀려 나가고 다시 차오르는 과정에서 바다는 정화됩니다. 우리의 마음을 바다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마음에도 밀물과 썰물이 필요합니다. 짜증이나 화 같은 감정의 불순물은 썰물에 실어 바깥으로 밀어내고, 웃음은 밀물에 담아 안으로 들일 때 마음도 깨끗이 정화되니까요. 웃음의 원동력은 긍정적인 생각이겠지요? 한 달 동안 마음을 깨끗이 해 가정을 웃음바다로 만들어보아요! Tip 화가 날 때 즉각 반응하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갖기 화가 나는 이유와 화낼 필요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좋지 않은 감정은 빨리 털어내고 긍정으로 채우기 양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 표정 짓기 마음을 즐겁게 하는 글이나 사진 가까이하기 상대에게 고마운 점 생각하기 상대방을 웃게 해주기
하늘이 내리는 물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는 물과 햇빛과 바람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입니다. 그런데 물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물은 아닙니다. 정수기 물은 깨끗하기는 하지만 식물에 필요한 영양분까지 다 걸러내 성장에 도움이 안 됩니다. 수돗물은 정수기에서 나온 물보다는 영양분이 많으나 일부 식물은 수돗물의 특정 성분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아레카야자나 테이블야자의 경우 수돗물의 염소 성분 때문에 잎이 노랗게 변할 수 있기에 하루 정도 받아두어 염소를 날려 보낸 뒤 주어야 하지요. 칼슘과 마그네슘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는 경수(센물)는 오히려 식물에 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식물에 가장 좋은 물은 어떤 물일까요? 바로, 빗물입니다. 빗물에는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공기 중 결합된 질소 덕분에 비료를 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화분을 밖에 내놓으면 식물이 평소보다 생기 있어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아마존에서 이루어진 복음 역사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페루에도 봉쇄령이 내려지고 일상생활과 복음 활동에 제약이 생겼습니다. 그럼에도 복음의 물결은 막힘없이 흘러 페루 아마존 지역에까지 닿았습니다. 물꼬를 튼 분은 헤르만 형제님입니다. 아마존(‘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뿐 아니라 페루, 볼리비아 등지까지 걸쳐 있을 만큼 넓은 면적을 자랑합니다.) 카야마스 마을의 선생님인 형제님은 피우라주(州)에 있는 딸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령이 내려져 람바예케주(州) 치클라요에 사는 친척 집에 머물게 됐습니다. 마침 시온 식구인 친척에게 말씀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이며 진리를 영접했지요. 형제님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말씀을 흡수했고 함께 진리를 배워야 한다며 친척들을 대동해 한 시간을 걸어 시온에 오시기도 했습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봉쇄령이 길어지면서 치클라요에 두 달간 머물며 성경을 살핀 형제님은 순식간에 복음의 일꾼으로 자라났고, 7월 중순경 고향에 가서도 믿음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치며 집으로…
페루 치클라요, 이순용
아름다운 양심
2019년 3월, 한 운수회사 앞으로 짧은 편지와 현금이 든 우편물이 배달됐습니다. 『약 40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OO운수에 근무 당시 안내원의 동전을 훔쳤습니다. 마포 걸레 2개와 같이요. 저의 허물을 용서하여주세요. ₩35,000을 동봉합니다.』 편지에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을뿐더러 수십 년 전 일이라, 회사 측은 누가 보냈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짧지만 정성 가득한 편지에서 당사자가 40년간 가슴에 담고 살았을 죄책감의 무게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 5월, 한 60대 여성이 구미역을 방문했습니다. 고등학생일 때 역에서 550원짜리 정기권 한 장을 훔쳤다고 했습니다. 여성이 건넨 봉투 안에는 ‘그 순간이 너무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다’며 ‘오랫동안 양심에서 지워지지 않았는데, 천 배로 갚아도 모자랄 것 같지만 이제라도 갚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55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잘못이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가락
초등학생 시절, 이모 손에 이끌려 큰 병원에 갔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간 병원에는 환자복을 입은 낯익은 얼굴이 있었습니다. 엄마였습니다. 반가운 마음도 잠시, 엄마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아야! 아이고, 아파라.” 의사 선생님이 붕대로 칭칭 감긴 엄마 손에 소독제를 붓자 엄마는 아프다고 하면서도 저를 보고는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엄마가 웃으니 피에 젖은 손가락 끝을 보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엄마는 한 달 만에 퇴원했습니다. 밖에서 만나 같이 집에 들어가자는 연락을 받고 집 근처에서 들뜬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얼마 후, 엄마가 왔습니다. 엄마는 오랜만에 만난 딸을 안아주려고 두 팔을 벌렸습니다. 그런데 전과 다른 엄마의 손이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엄마 손을 뿌리치고 지금까지도 후회로 남은 말을 내뱉고 말았습니다. “엄마 손 이상해, 무서워! 나 엄마한테 안 갈래.” “에이, 왜 그래. 안 무서워. 괜찮아.” 저는 애써 웃으며 달래주는…
대만 가오슝, 안지영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능력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강력한 잠수함으로 해상을 장악했습니다. 작전 내용을 암호로 교신하며 기습 공격하는 독일군에 연합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비밀리에 수천 명의 전문가를 런던 근교의 고택으로 불러모았습니다. 모인 사람은 과학자, 체스 챔피언, 언어학자, 작가, 낱말 맞추기 전문가, 군인 등 배경과 출신, 전공, 직업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이들은 독일의 암호를 풀라는 특명을 받았습니다. 독일이 사용하는 암호 생성기는 스물여섯 개의 알파벳으로 150조 가지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24시간마다 새롭게 설정되었기에, 이를 뚫기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암호 해독팀은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의 주도 아래 수년간 밤낮없이 연구한 끝에, 결국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이들이 만든 암호 해독기는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고 종전을 앞당기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콧 E 페이지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는 그 성과를 두고 “다양한 사람들의…
주신 말씀대로
하늘 어머니께서 “이제는 유럽 복음도 잘될 것”이라는 축복의 말씀을 허락하셨습니다. 유럽의 높은 복음 장벽 앞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온 독일 뒤셀도르프교회 식구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는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되리라는 믿음은, 오순절을 맞아 유럽 중부 지역 교회 연합으로 진행된 전도축제 때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체험한 후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오순절 전후로 뒤셀도르프교회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전례가 없을 만큼 시온을 찾는 영혼들이 많은 데다 그분들의 관심과 질문 수준이 어찌나 높은지 식구들 스스로 말씀 능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성경 공부에 열심을 냈습니다. 아름다운 선순환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오랫동안 참 하나님과 진리를 찾아 헤매다 엘로힘 하나님의 품에 안겨 열정 넘치는 새 언약의 일꾼으로 성장하고 있는 새 식구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카멜로 형제님은 이탈리아계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앙을 가졌던 분입니다. 하지만 교회를 다니면서도 하나님의…
독일, 뒤셀도르프교회
아름다운 헛꽃
벌과 나비의 도움으로 꽃가루받이[수분(受粉)]를 하는 꽃들은, 대체로 은은한 향기와 아름다운 꽃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꽃가루를 운반해 줄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산수국 역시 곤충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크고 화려한 꽃잎 대신 세밀한 꽃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여느 꽃들처럼 눈에 확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국은 특단의 조치로 가짜 꽃을 만들어냈습니다. 꽃받침을 변형시켜 마치 꽃과 같이 보이게 한 것이지요. 열매 맺지 못하는 꽃이라 하여 이를 ‘헛꽃’이라 부르는데, 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국이 바로 헛꽃만 피도록 개량한 품종입니다. 헛꽃은 참꽃의 가장자리를 빙 둘러 벌과 나비를 불러들입니다. 수분이 끝난 꽃은 떨어져버리기 마련이지만, 헛꽃은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대신 수분이 끝났다는 표시로 잎이 땅을 향합니다. 참꽃의 수분을 돕고, 자신의 사명을 다한 뒤에는 고개를 떨구는 산수국의 아름다운 헛꽃.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복원된 도자기보다 빛나는
‘크라이스트처치 맨션(Christchurch Mansion)’은 영국의 12세기 저택입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며 그림과 도자기, 가구 등 골동품이 전시돼 많은 관람객이 다녀갑니다. 2014년 여름, 그곳 어디선가 “쨍그랑!”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다섯 살 정도의 남자아이가 실수로 선반을 치는 바람에 221년 된 도자기가 바닥에 떨어져 그만 산산조각 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박물관 측은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년 후, 박물관 운영진은 보도자료를 내고 아이와 그 가족을 애타게 찾았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였을까요? 당시 문화재 복원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한 박물관 직원이 아이가 깨뜨린 도자기의 파편들을 모두 모았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각 하나 붙이는 데만 족히 한 시간이 걸리는 정교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렇게 공들인 끝에 복원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박물관 측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온 도자기를 보여주고 안심시키려 아이와 그 가족을 찾았던 것입니다. 깨진 도자기의 복원도 쉽지 않은…
우리 사이? 좋은 사이!
찬 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날, 고슴도치들이 몸을 잔뜩 웅크린 채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날카로운 가시가 서로를 찔렀다. 아픔을 참기 힘들었던 고슴도치들은 결국 한 발씩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 우화에서 비롯된 ‘고슴도치 딜레마’는, 대인관계에서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사람의 심리를 말한다. 사람은 가정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학교에서는 친구와 선후배를 사귀며, 직장에서는 동료와 함께 일한다. 즉, 평생 부모, 형제, 배우자, 친척, 친구, 동료, 이웃 등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교류하며 경험을 공유하는 관계 속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때로는 아픔과 슬픔을 겪는다. 하버드 의대에서 시행한 대대적인 연구 조사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해답은 타인과의 ‘좋은 관계’에 있음이 밝혀졌다. 좋은 관계란 한마디로 친밀감이 느껴지는 사이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 친근하게 느껴져야 만족감이 커지며 행복해지기…
축복의 물결이 넘실대는 복음의 대양으로
파나마운하로 잘 알려진 파나마공화국은 저에겐 생애 첫 단기선교의 추억이 담긴 나라입니다. 짧은 기간이나마 하루 종일 전도하고, 해외 식구들과 어머니의 사랑을 나누며 보낸 시간은 참 행복했습니다. 다만 부족한 언어 실력으로, 알고 있는 성경 말씀도 정확하게 알려주지 못해 현지 식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2019년, 2년 만에 다시 단기선교의 기회가 찾아왔을 때 주저 없이 선교지를 파나마로 정했습니다. 진리를 당당하게 전하자는 각오에, 지난번 받았던 사랑을 두 배로 나누어주자는 다짐을 더해서요. 출국 전, 성경 말씀 공부와 스페인어 공부에 힘썼습니다. 때마침 ‘외국어 성경 발표력 경연대회’가 열려 스페인어 진리 발표를 더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경연대회 이후에도 그때 익힌 스페인어를 잊지 않고 활용하려고 수없이 연습하고 틈틈이 설교 영상을 청취하며 믿음을 다졌습니다. 그럼에도 출국 날짜가 가까워지니 슬슬 불안해졌습니다. 여전히 제 자신이 너무 부족해 보였습니다. ‘나보다 언어 실력이 뛰어나고 믿음이…
한국 인천, 오지영
나에게 말 걸기
국내 한 대학의 교수는, 골프 선수 1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10~15주 동안 한 그룹에만 “손목과 어깨 힘을 빼고”, “욕심내지 말고”, “좋아, 바로 그거야” 등의 자기 대화를 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자기 대화가 주의력·자신감·재미 증대, 불안 감소와 같은 심리적인 면에서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운동 능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다른 사람이 말해주듯 자신에게 말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그만 털어버리자”, “조금만 더 버텨보자”, “넌 할 수 있어”처럼, 타인으로부터 격려와 지지를 받는 느낌이 들면 훨씬 도움이 된다고요. 자제력이 필요할 때는 “놀고 싶지만 참자”, “더 먹으면 안 돼”, “화내지 말자”처럼 단호하게 말해야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은 생각에 영향을 주어 감정을 조절하며, 행동까지도 결정합니다. 말에는 생명력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