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빈민가에 울리는 희망의 선율

폭력과 마약, 총기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베네수엘라의 빈민가 아이들. 허기를 면하기 위해 범죄조직에 가담하는, 어두운 뒷골목에서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해 한 남자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빈 차고에서 아이들에게 악기를 쥐여주며 연주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1975년,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 박사에 의해 창설된 ‘엘 시스테마’는 현재 200여 개 센터를 둔, 베네수엘라 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곳에 등록된 청소년의 90%는 저소득층이며, 하루에 4시간씩 무상으로 클래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엘 시스테마의 창설 목적은 아이들을 모두 연주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범죄자, 약물중독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꿈과 희망을 찾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음악가뿐 아니라 변호사, 교사, 의사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15,000여 명이 자발적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어릴 적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안과 밖이 같은 우리 가족!

회사 동료들에게는 다정다감하면서도 가족에게는 무뚝뚝한 가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싹싹하면서도 가족에게는 퉁명한 아내, 친구에게는 배려와 이해심이 많으면서도 가족에게는 그렇지 못한 자녀들이 있습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가족이니까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거침없이 표출해버린 말과 행동에 가족은 더 상처받고 아파할 수 있습니다. 이달에는 다른 사람을 대한다는 생각으로 가족을 대해보면 어떨까요? 거리감을 두라는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하듯 예의 바르고 조심성 있게 대하자는 것이지요. 안과 밖이 같은 사람이 될 때, 진정한 자신의 모습까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Tip 가족을 우리 집에 방문한 손님이라 생각하고 대접하기 가족을 대할 때 다른 사람이 곁에 있다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기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할 못된 말과 행동이라면 가족에게도 하지 않기 밖에서 안 좋은 일을 겪었을 때 가족에게 화풀이하지 않기

아버지의 정성으로 엮은 책

조선시대 양반가에서는 아들이 첫돌을 맞으면 돌상에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을 올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천인천자문이란 말 그대로 천 명의 사람들이 한 글자씩 쓴 천자문을 말합니다. 아들이 태어나면 아버지는 진사나 생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천자문을 한 글자씩 써달라고 부탁합니다. 부탁을 받은 이들은 한자와 함께 아래에는 뜻과 음을, 왼쪽에는 자신의 이름을 쓴 뒤 도장을 찍었지요. 지인이라도 빈손으로 찾아가 글을 써달라고 하는 것은 결례이기에 아버지는 작은 답례품까지 마련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필체가 담긴 천자문을 한 권의 교본으로 엮어 첫 생일을 맞은 아들에게 선물했던 것입니다. 천인천자문은 글을 구걸하다시피 빌려서 썼다는 의미로 걸자천자문乞字千字文이라 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썼다는 뜻으로 만인문萬人文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책은, 아들이 여러 사람의 글재주와 지혜를 옮겨 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부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집 저 집 발품을 팔고 다닌 아버지의 지극한…

활과 도지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활, 각궁(角弓). 물소 뿔이 들어가기에 ‘뿔 각(角)’ 자를 써서 각궁이라 합니다. 각궁은 물소 뿔 외에도 대나무, 뽕나무, 참나무, 쇠심줄, 화피(벚나무의 껍질)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한 합성궁으로서, 각각의 재료들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힘이 커 탄력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양 끝을 잡고 있는 현(활시위)을 풀면 활이 거꾸로 뒤집혀 둥글게 말릴 정도이지요. 각궁은 성능이 우수한 만큼 만드는 과정이 정교하고 손이 많이 갑니다. 재료를 준비하고 가공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족히 일 년은 걸리지요. 각궁 제작이 완성 단계에 이르면 도지개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데, 도지개는 나무로 만든 눈썹 모양의 틀로서 활 모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둥글게 말린 활을 뒤로 젖혀 도지개로 단단히 묶어 두어야 현을 걸 수 있지요. 새로운 활뿐 아니라 오래되어 뒤틀린 활을 바로잡을 때에도 반드시 도지개가 필요합니다. 각궁이 각궁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이루어진 꿈

‘해외 선교’는 늘 바라던 꿈이었습니다. 또래 청년들이 해외로 나가 뜨거운 더위와 혹독한 추위 속에서 복음을 전해 많은 알곡 열매를 맺었다는 시온의 향기를 접할 때마다 꿈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내색은 못해도 속으로 애가 많이 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홀로 아쉬움을 달래던 저를 예배 설교를 통해 위로해주셨습니다. 설교를 듣고,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는 내가 구원받고 축복받기를 내 자신보다 더 간절히 원하신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이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가장 축복된 길이라는 생각이 들자 감사가 넘쳤습니다. 곧바로 축복이 이어졌습니다. 3년 전 만난 대만 청년이 있습니다. 하늘 가족이라는 확신이 들었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본국으로 돌아가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기억도 희미해진 그 청년의 연락처를 알게 됐습니다. 한국에 있는지도 알 수 없고 나를 기억이나 할까 싶어…

한국 고양 류네잎

모든 행복과 기쁨이 어머니 안에

아들이 결혼할 사람이라며 며느릿감을 데려와 인사시켰을 때, 이것저것 따지기 전에 아가씨가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내와 저도 기독교 신자라 아들 내외가 반듯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으니까요. 아들이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며느리가 다니는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탐탁지 않았지만 며느리는, 싫은 기색을 보일 틈도 없이 우리에게 정말 잘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효부가 권하니 하나님의 교회에서 주최하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에도 다녀오고, 틈틈이 전해주는 교회 소식도 마다하지 않고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내외가 찾아와 애절한 눈빛으로 저희와 함께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습니다. 저희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내는 어릴 때부터 장로교가 정통이라고 생각해왔던 사람이고, 저 또한 30년 전 감리교 교회에서 신앙을 시작하고 총무를 지낼 정도로 열심을 내왔습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정통에서 벗어난 교회라는…

한국 대구 이실건

타인을 구한 사람들

“불 속에 갇힌 할머니가 스리랑카에 있는 우리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7년 2월 경북 군위군에서 불이 난 주택에 뛰어들어 이웃 할머니를 구한 스리랑카인 “딸 둘을 둔 부모로서 무조건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2017년 8월 광주. 폭우로 물에 잠긴 승용차 속에서 7개월 된 아기를 비롯한 일가족 네 명을 구조한 30대 남성 “시골에 계신 할머니 생각이 나서 체육복을 벗어 덮어드리고 경찰에 신고했어요.” 2016년 10월 수원. 길에서 심장마비로 고통받고 있는 노인을 구호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 “11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2017년 2월 여수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갑자기 쓰러진 노인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여성 시의원 “사고 차량 안에 있던 여자 아이와 눈이 마주쳤어요. 그 순간 미쳐버리겠더라고요. 우리 딸 생각이 나서⋯.” 2016년 9월 평택-시흥 고속도로 위 교통사고로 뒤집혀 불이 난 차량에서…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 배우

“내 손자가 그러는데, 당신이 유명한 사람이래요. 사인 좀 해주겠소?” 한 할아버지가 공항 라운지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로저 무어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로저 무어는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그는 비행기 표 뒤에 사인을 해주었지만 그의 진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일곱 살 꼬마는 사인에 ‘제임스 본드’가 적혀 있지 않다며 실망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손자를 위해 그에게 다시 사인을 요청하자, 그는 뭔가를 이해했다는 듯 꼬마에게 귓속말로 속삭였습니다. “다른 이름을 쓸 수밖에 없었어.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블로펠드(극중 악당의 이름)가 알아챌 수 있거든.” 꼬마는 제임스 본드와 함께 영화에서나 보던 작전을 수행하는 듯한 기분에 뛸 듯이 기뻤습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꼬마는 방송작가로 일하게 되었고, 공익광고 촬영장에서 로저 무어를 다시 만났습니다. 어릴 적 공항에서의 일을 이야기하자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즐겁게 받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친절한 탈락 통보

취직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구직자들. 채용 시험에 여러 번 낙방하다 보면 의기소침해져 자신감도 패기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불합격자에게는 따로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회사가 많아, 시간과 정성을 들여 채용 시험에 응한 지원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기업의 배려심이 돋보이는 탈락 통보가 세간에 화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원자님이 부족하고 모자라서가 아니라 더 많은 분을 모시지 못하는 회사의 잘못’이라는 문자메시지로 위로를 건네는가 하면, ‘저 또한 취업 준비생 시절 수차례 고배를 마셨습니다’라고 공감하며 진심 어린 장문의 편지로 탈락자의 앞날을 축복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또, 어떤 회사는 지원자의 탈락 사유와 보강할 부분을 친절히 알려주어 다음번에는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누구라도 지원한 회사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기운이 쭉 빠지겠지요. 그러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말과 배려심이 묻어나는 격려를 받는다면 다시금 도전할 용기가…

노력이라는 재능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끝까지 노력하고 완주하는 선수들에게 메달에 상관없이 힘찬 응원과 박수가 이어져 감동이 더했다. 그중 부단한 노력으로 올림픽에 참가해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의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있다. 그녀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도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서 주목하는 화려한 기술이나 연기력이 없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루는 엄마에게 푸념하듯 “나는 왜 이렇게 재능도 없고 끼도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더니 엄마는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며 기운을 북돋아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엄마의 말에 다시 힘을 얻어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능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재능은 노력이다. 제아무리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해도 노력 없는 재능은 발휘되지 않는 잠재력일 뿐. 그러니 타고난 재능이 없다고 한탄하거나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노력이라는 재능을 다 쓰기 전에는!

생명을 살리는 용기

직무 외의 행위로서 위험이나 재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을 의사자(義死者), 의상자(義傷者)라 합니다. 일본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 지체 없이 뛰어들었던 이수현 씨, 불이 난 아파트에 달려 들어가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며 사람들을 대피시켰던 안치범 씨 등이 잘 알려진 의사자입니다. 화재 현장에서 이웃집 할머니를 구하다 화상을 입은 스리랑카인 니말 씨도 의상자로 선정되었지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의인’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의사자와 의상자. 일분일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감수하며 다른 사람을 구하는 일은 보통의 용기로써는 불가능합니다.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훌륭한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그 숭고한 희생정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어, 보다 따뜻한 사회를 만듭니다.

비바람이 부는 날이면

나는 비가 오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중충한 날씨를 보면 기분이 가라앉는 것도 그렇지만 옷과 신발이 젖어 축축하기 때문이다. 기상청도 울고 갈만큼 정확하게 비를 예보하는 관절 때문에 신경통에 시달리는 것도 싫은 이유 중 하나다. 그런 내가 빗속을 걸으며 피식 웃음 지을 때가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나는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다. 시골이긴 해도 우리 집은 면 소재지의 중심에 있었다. 집이 학교와 가까워서 가끔 학교 운동장에 나오면 엄마가 옥상에서 빨래 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30분은 기본이고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아이들도 적잖았던 그 시절에 나는 좋은 조건 속에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는 굵은 빗방울에 바람까지 더해져 힘겹게 운동장을 지나 집으로 향한 적이 있다. 체격이 작아 등에 멘 가방과 같이 학교를 다닌다는 말을 들었던 나로서는 비바람을 헤치며 걷는…

한국 군포 최재정

그라피티, NO! 깨끗하고 안전한 마을, YES! Ⅱ

시드니교회에는 출신 국가와 인종이 다른 형제자매들이 국경과 문화를 초월해 우애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영광을 나타내자는 목표로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된 식구들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낙서 지우기 날Graffiti Removal Day’을 맞아 정부에서 주관하는 낙서 지우기 캠페인에 참가한 것입니다. 2017년 10월 29일, 밝은 노란 조끼를 입고 장갑과 고글을 착용한 식구들이 블랙타운의 산업단지에 모였습니다. 이번 봉사는 장년부에서부터 청년부, 학생부, 초등부까지 전 연령이 함께했습니다. 덕분에 일을 다양하게 나눠 할 수 있었습니다. 지저분했던 벽에 식구들의 웃음이 덧칠해지고, 칙칙했던 산업단지에 기쁨과 즐거움의 새노래가 울려 펴졌습니다. 2시간 정도 예상됐던 작업은 1시간도 되지 않아 마쳐졌습니다. 연합의 결과였습니다. 시청 담당자는 각자의 손과 발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모두를 칭찬했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정말 멋졌습니다. 낙서는 공동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주민들은 낙서된 벽을 보면서 자기가 살고 있는…

호주 시드니 알린

낯선 이에게 베푼 친절

2016년 8월, 미국 댈러스에 사는 30대 남자 케이시 시먼스(Kasey Simmons)는 장을 보러 식료품점에 갔다가 침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노부인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는 왠지 걱정되어 조심스레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노부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고 식료품 값 17달러(약 1만8천 원)까지 대신 계산해주었습니다. 다음 날, 시먼스는 자신이 웨이터로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었습니다. 한 손님이 물 한 잔을 주문하고는 팁으로 500달러(약 54만 원)를 지불한 것입니다. 알고 보니, 그 손님은 전날 남자가 친절을 베풀었던 노부인의 딸이었고, 그날은 노부인이 3년 전 남편과 사별한 날이었습니다. 노부인의 딸은 냅킨에 ‘어머니에게 일 년 중 가장 우울한 날을 당신이 멋진 날로 만들어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가 이렇게 웃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누구에게든 친절을…

사랑 듬뿍, 식사 시간

지난여름, 일본 사이타마에서 직장인청년봉사단 ASEZ WAO 활동의 일환으로 급식 봉사를 계획했습니다. 여러 이유로 끼니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어린이 식당에서 주방 보조를 하기로 한 겁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주방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쁜 마음으로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왕이면 즐거운 추억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 한국 전통 민속놀이와 간식거리도 정성스럽게 준비했습니다. 봉사 당일, 예상치 못한 식당 사정으로 일부 계획을 수정해야 했지만, 저희는 밝은 미소로 주방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변경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식사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하나둘 식당으로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의 배식을 돕고, 밥을 다 먹은 후에는 한국 문화 체험도 권했습니다. 처음엔 낯설어하며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이내 마음을 열고 다가왔습니다. 저희가 준비해 간 한복을 입어보기도 하고 팽이치기를 하며…

한국 부천 송지예

과잉보호, 나약한 자녀 만든다!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한 청년이 심리상담소를 찾았다. 낮에는 잠만 자고 밤에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아들을 보다 못해 부모가 데리고 온 것이었다. 이제는 자립하여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나가야 할 나이지만 아들에게 삶의 의욕이라고는 없었다. 상담을 통해 그 원인을 살펴보니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받으며 살아온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외동아들인 그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철저히 짜 놓은 시스템하에, 필요한 것은 요구하기도 전에 얻었고, 친구까지 엄마의 기준에 맞춰 사귀어야 했다. 스스로 선택할 기회도, 역경을 헤쳐나간 경험도 없기에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부모를 의존하며 무기력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관심과 사랑으로 착각한 양육 방식, 귀하다고 사사건건 도와주고 무조건 두둔하며 자식을 곱게 키운 대가다. 아이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과,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지극한 사랑은 부모로서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온실 속…

지각한 부장관

2018년 1월 어느 날, 영국 국회의사당에서 오후 3시에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마이클 베이츠 국제개발부 부장관은 소득 불평등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리에 참석한 부장관은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자신이 몇 분 늦게 도착한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아주 중요한 질의의 첫 부분에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결례를 범하게 된 데 진심으로 사과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즉각 사임안을 총리에게 제출하겠다.” 통상적으로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사과의 뜻을 표하고 넘어가지만, 그는 지각을 작은 실수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입법부의 합법적인 질의에 대응할 때는 최대한 예의범절을 갖춰야 한다’는 신념으로 공무를 수행해온 만큼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의원들은 그의 사임을 반대했고, 총리도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그날 일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몇 분 늦은 것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덕과 윤리를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약속 시간 엄수는 기본입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공직자의 태도에…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4년 전, 교회 맞은편 중국집의 사장님이 바뀌었습니다. 새 이웃에게 진리 말씀을 전하고 싶었지만 사장님이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해, 간단히 눈인사만 하고 지냈습니다. 2018년 말, 새 예루살렘 전도축제가 선포된 후 중국집 사장님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진리를 들은 사장님은 예전처럼 별반 관심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만났습니다. 영업에 방해될까 봐 식당이 한가한 시간에 사장님이 바람을 쐬러 밖에 나오면 교회에 모시고 와서 진리를 조금씩 전하는 식이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걸까요. 한 번, 두 번, 진리 발표 횟수가 늘어나자 사장님의 질문도 늘었습니다. 성경 공부는 점점 깊이를 더해갔고 마침내 사장님은 진리를 들은 지 4개월 만에 새 생명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형제님은 성경 공부는 물론 봉사에도 열성적이었습니다. 고향에서 보내온 음식을 교회 식구들과 나눠 먹겠다고 가져오기도 하고, 아침에 가게 입구를 청소할…

한국 서울 오대엽

엄마와 빛

어릴 적 우리 집은 깊은 산골짜기에 있었다. 열네 가구가 전부인 마을에는 버스도 들어오지 않았다. 초등학교까지 가려면 걸어서 사십 분, 중학교는 자전거를 타도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고등학교는 도저히 집에서 다닐 수 없어 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주중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주말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서 쌀과 반찬, 용돈을 받아와 일주일을 보냈다. 집에 가는 토요일은 서둘러야 했다. 그나마 동네 가까이 가는 몇 안 되는 버스를 놓치기라도 하면 막차를 타야 하는데 엄청난 담력이 필요했다. 버스에서 내려 가로등도 없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삼십여 분 동안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신경을 쓴다고 써도 어쩔 수 없이 막차에 올라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면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막상 산길에 접어들면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군데군데 나타나는 무덤들, 새까만 개울가에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

한국 양산 주점열

미루기만 하다가는

는 ‘푸른 바다의 섬’으로 가기 위해 항해를 떠납니다. 그런데 갑자기 가 나타나 키를 낚아챕니다. 의 관심사는 오직 두 가지입니다. ‘재미있는 것’과 ‘쉬운 것’. 키를 잡은 는 ‘암흑의 놀이터’로 방향을 돌립니다. 그곳은 죄책감과 불안감과 자기혐오감에 휩싸인 채 하염없이 놀기만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배에는 이 있어서, 괴물이 잠에서 깨어나면 원숭이는 재빨리 숨어버리고 는 ‘푸른 바다의 섬’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푸른 바다의 섬’은 ‘암흑의 놀이터’보다는 덜 즐겁지만 중요한 일이 펼쳐지는 곳이지요. 합리적 의사 결정자,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 공황 괴물은 우리 뇌에 살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해야 할 일을 미루다 기한이 임박했을 때에라야 허겁지겁 해치우는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이처럼 기한이 있는 일은 마감 때가 이르면 괴물이 깨어나 해결해주지만, 문제는 기한이 없는 일입니다. 괴물이 좀체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요. 키를 원숭이에게 내어주고 무한정 미루기만 하다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