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힘을 빼야 할 때
고속도로를 주행하기 전 자동차의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한지 점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기압이 낮으면 제동거리가 길고 차가 휘청거릴 뿐 아니라, 타이어가 손상되어 자칫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동차의 원활한 주행을 위해 오히려 타이어의 공기압을 낮춰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사막에서입니다. 차로 사막을 달리다 부드러운 모래로 이루어진 구덩이에 바퀴가 빠지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바퀴가 모래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말지요. 그럴 때 타이어의 공기압을 낮추면 비교적 간단하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타이어가 바닥에 닿는 면이 넓어져 추진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인생에도 황량한 사막의 모래 구덩이 같은 길이 있습니다. 내 뜻대로 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그럴 땐 몸에 힘을 조금 빼보는 건 어떨까요. 어깨에, 두 눈에, 주먹에 들어간 힘을 살짝 덜어내고 ‘이 방법이 정말…
어려울 때 하나 된 가족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이 다리를 절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작은 교통사고로 넘어졌다며, 다리가 욱신거린다고 했습니다. 괜찮은 것 같아서 병원에 안 가고 바로 왔다는데 후유증이 있을까 걱정되었습니다. 간단하게나마 무릎에 타박상 약을 발라주고 얼음찜질을 해주었습니다. 하루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남편의 말대로 아무 일이 없기만을 바랐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남편은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무릎 인대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살짝 넘어졌다는데 수술이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그래도 그만한 것에 감사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잘되게 해주실 거예요” 하며 힘을 주었습니다. 수술 당일, 수술실로 들어가는 남편에게 하나님께 같이 기도하자고 말했더니 남편도 알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의 대답이 어찌나 고맙게 들리던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남편을 수술실로 들여보내고 저와 작은아들은 병실에서 함께 기도하며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마쳐져 감사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온…
한국 서울, 계경남
쓸모없는 아집
어느 저명한 건축가가 시청 설계를 맡았습니다. 모든 공사가 끝나자 시의원들이 확인차 시청을 찾았습니다. 건물을 둘러본 의원들은, 로비의 면적에 비해 기둥의 수가 적은 듯하다며 기둥을 더 세울 것을 지시했습니다. 건축가는 천장을 지탱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득했지만 의원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로비에는 기둥 네 개가 더 세워졌습니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느 날, 한 직원이 시청 건물을 점검하다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로비에 세워진 기둥 중 일부가 끝이 천장과 미세하게 떨어져 있어, 실제로 천장을 떠받치는 기능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쓸모없는 기둥들은 지난날 시의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추가된 것들이었습니다. 이는 영국의 윈저시청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설계자를 믿지 못한 이들의 주장이 아집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듯, 지금도 윈저시청에는 천장에 닿지 않는 기둥이 세워져 있습니다. 자기 생각만을 내세우면 시야가 좁아지고…
오래도록 행복하려면
많은 사람이 ‘행복’을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습니다. 그렇다면, 오래오래 행복을 누리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흔히 좋은 집, 멋진 차와 같은 물질적인 요소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물질로 얻은 풍요는 행복을 지속시켜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 1978년 미국에서 복권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복권 당첨으로 느낀 행복은 매우 잠깐이었고 이후에는 오히려 전보다 더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게 됐다고 합니다. 달라진 생활에 금세 익숙해졌을뿐더러, 한순간 큰 행운을 겪다 보니 사소한 일에는 좀체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된 탓이었습니다. 심리학자들이 꼽은 행복의 요건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바로, ‘경험’입니다. 가슴 설레던 도전, 색다른 체험, 사랑하는 사람과 보낸 시간…. 거액의 당첨금이 일시적인 행복을 주는 것과 달리,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 여러 경험은 시간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을 행복을 안겨준다고요. 떠올릴 때마다 마음에 감동과 기쁨을 불러일으켜줄 경험. 반드시…
보이지 않는 활약
전후반 90분간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는 축구 선수들. 정보 수집 기술의 발달로, 선수들의 경기 내용은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됩니다. 슈팅이나 어시스트 횟수, 공 점유 시간은 물론 경기 중 얼마나 달렸는지, 어느 지점에서 공을 받아 어디로 패스했는지, 활동 반경은 어느 정도인지 등 모든 움직임이 정밀하게 분석되지요. 그러한 정보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골인하는 장면만 갖고는 득점 요인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요. 그 멋진 장면이 나오기까지는 골을 넣은 선수의 역할도 크지만, 뒤에서 상대 선수의 공격을 막고, 적절히 공을 패스하며, 공격할 공간을 확보하는 등 경기의 흐름을 만든 여러 선수의 헌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돋보이지는 않더라도 경기 내내 몸을 사리지 않고 달린 선수들이 있기에, 눈에 띄는 활약만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는 뜻이지요.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그들은 한 팀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보이지 않는 땀방울까지 인정하고…
가치 있는 일
2020년 4월, 코로나19 극복을 바라며 하나님의교회 대학생봉사단 아세즈(ASEZ)에서 진행하는 ‘핸드투핸드(Hand to Hand)’ 릴레이에 참여했습니다. 핸드투핸드 릴레이는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과, 감염병 퇴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응원 편지와 선물을 전하는 활동입니다. 먼저 지역 보건소에 응원 선물을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후 응원의 편지를 쓰고 간식을 정성껏 포장하며 간절히 바랐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밤낮 수고하시는 의료진들과 방역 관계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기를요. 식구들과 찾아간 보건소에서는,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직원분들이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 선별 진료소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먼발치에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소 부소장님이 나와 “직접 찾아와 응원 편지와 간식을 준 대학생은 여러분이 처음이다. 정말 감사하다”며 반겨주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 깊이 깨달았습니다. 여러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지금,…
한국 광양, 김태호
뛰어난 적응 능력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우주에서 각종 연구와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들이 극한의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훈련을 실시합니다. 그 일환으로, 무중력 상태에서 인간의 공간 감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시행했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우주인들은 모든 것이 180도 뒤집혀 보이는 특수 안경을 착용한 채 생활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신체 상태는 극도로 불안해졌고, 스트레스 또한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낸 지 한 달쯤 되자 참가자들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상이 더 이상 거꾸로 보이지 않고 똑바로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뇌가 신경회로의 노선을 조정한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무리 적응하기 힘든 환경이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가 익숙해질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 던져지면 누구나 위축되고 힘든 시기를 겪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무의식에는 어떤 척박한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쉽게 포기하기보다 변화를 기다리며 인내하는 것, 우주를 유영하는 비행사에게만 필요한…
한 영혼도 놓치지 않으시고
시러큐스로 이사 온 지 한 달가량 지났을 무렵, 미용실에 가야 해서 지역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이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일 년 전 개업한 미용실이 있었습니다. 전화 예약을 하고 다음 날 아침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예약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미용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편 되는 분이 미안하다며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잠시 후 아내를 데리고 왔습니다. 머리를 손질하는 동안 미용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용사가 제게 어느 교회에 다니는지 물었습니다. “혹시 하나님의 교회라고 들어보셨어요? 저는 하나님의 교회에 다녀요.” 제 말에 갑자기 가위질이 멈췄습니다. “하나님의 교회요? 거기 안식일 지키고 유월절 지키는 곳 아니에요?” 깜짝 놀라 미용사를 쳐다봤습니다. “저 한국에서 그 교회 다녔었어요. 거기 사람들 정말 선하잖아요.” “그럼 우리 자매님이세요?” “네, 저 2년 전에 사는 게 너무 힘들 때, 거기 시온…
미국 NY 뉴윈저, 김혜연
가족의 귀 호강시켜주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입이 즐겁고, 멋진 풍경을 보면 눈이 즐거우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으면 코가 즐겁습니다. 부드러운 감촉은 촉각을 행복하게, 아름다운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하지요. 이달의 미션은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로, 귀를 호강시켜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의 귀를 호강시켜줄 수 있을까요? 마음을 정화시키는 감미로운 음악이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 기분을 좋게 하는 칭찬과 감사의 말 등 어떤 방식으로든 상관없습니다. 한 달 내내 가족의 귀에 좋은 것만 들려주세요! Tip 가족에게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 물어보기 가족이 듣고 싶어 하는 말 자주 해주기 가족에게 듣기 싫은 말이 무엇인지 물어보기 가족이 듣기 싫어하는 말 조심하기 가족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악기를 연주해주기 책에서 읽은 좋은 글 들려주기
동토(凍土)에 피어나는 동유럽 연합의 꽃
2019년을 시작하며 어머니께서 “연합하면 유럽 복음이 잘될 것입니다”라고 축복해주셨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어머니 말씀이 이곳 동유럽에서 그대로 실현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작년 봄, 한국에서 선지자의 사명을 감당하다 동유럽 국가인 체코에 왔을 때만 해도 유럽 복음의 장벽은 매우 높아 보였습니다. 진리 말씀을 알아보려 하기보다 자신의 지식과 논리를 내세워 논쟁하려 하는 사람들이 안타깝고, 복음의 결실을 보기 극히 어려운 현실에도 체코에 장기간 머물며 시온을 돌봐온 한국 식구들과 복음에 힘쓰는 현지 식구들이 고맙고 안쓰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식구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늘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선교사로서 제 고민의 답은 식구들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식구들은 ‘유럽 복음은 더디다, 어렵다’는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어머니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매일 열정을 다해 진리를 전했습니다. 복음의 자세를 바꾸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매달 새…
체코 프라하, 박성현
폐비닐을 걷어내며
2020년 여름 장마로 피해를 입은 농가가 많습니다. 피해 농가를 돕기 위해 광주 지역 식구들이 봉사 계획을 세웠습니다. 황룡강이 범람해서 인근 농경지와 비닐하우스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터라 서둘러 복구 작업에 나섰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저희는 조를 나눠 밭과 비닐하우스로 흩어졌습니다. 저는 비닐하우스 내부를 치우는 작업에 배정됐습니다. 비닐하우스를 가득 채웠던 물이 빠지면서, 애써 키웠을 농작물은 떠밀려가고 폐비닐과 철근만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주인 부부는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찾아와줘 감사하다며 안도했습니다. 군데군데 남은 쇠 핀을 뽑고 폐비닐을 걷어내 밖으로 날랐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은 시간이 갈수록 온도가 높아져 땀방울이 구슬처럼 흘러내렸습니다. 하지만 복구 작업을 얼른 마쳐야 농민들이 다시 일어설 힘이 날 거란 생각에 잠시도 쉴 수 없었습니다. 함께한 식구들도 더위에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부지런히 일했습니다. 그 덕에 예정보다 일찍 복구…
한국 광주, 이순주
산양을 고르는 방법
히말라야 고산지대 어느 마을에 장이 열렸습니다. 한 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장에 나왔다가 산양을 사고파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흥미가 생긴 아이는 아버지를 졸라 산양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조그만 새끼부터 크고 살진 것까지 많은 산양이 있었습니다. 눈으로 산양의 요모조모를 살펴보며 값을 매겨보던 아이는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몸집의 크기에 따라 값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아버지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좋은 질문이구나. 저길 좀 보렴.” 아버지는 곧 팔리게 될 산양들을 가리켰습니다. 산양 두 마리가 풀 한 포기 없는 산비탈에 놓여 있고, 상인과 손님이 둘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한 마리는 주위를 둘러보다 먹이를 찾아 바위를 올랐습니다. 그보다 몸집이 큰 산양은 힘없이 아래로 내려왔지요. 손님은 같은 값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산양을 골랐습니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바위 오르기를 마다하지 않는 산양은 어디서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단다. 하지만 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2년 전 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항암 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테라스에서 뜨개질하고 있는데 인상 좋은 환자분이 제게 말을 걸어와 친해졌습니다. 첫인상만큼 성품이 온화한 분이었습니다. 퇴원하고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다 가까운 교회에서 힐링 연주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을 초대했습니다. 거절당할까 봐 조마조마하던 마음은 흔쾌히 오겠다는 말에 싹 사라졌습니다. 연주회가 끝나고 “훌륭한 연주회였다. 멋진 행사에 초대해줘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용기를 얻어 얼마 뒤 화성동탄교회에서 열린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에도 초대했습니다. 전시회에서도 많은 감동을 받은 그분은 하늘 어머니의 존재를 이해하고 순한 양처럼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자매님은 지금까지 교회에 많이 초대받았지만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초대를 받았을 때는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교회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자매님에게 하나님의 뜻을…
한국 수원, 이경자
자동차에 두고 간 사랑
2020년 4월, 통영의 한 경찰서에 수상한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신고자의 차량 손잡이에 언제부터인가 꼬깃꼬깃 접힌 지폐와 간식거리가 담긴 비닐봉지가 끼워져 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일의 전말을 어렵지 않게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일을 한 사람은 치매 증상이 있는 86세 할머니였습니다. 거동도 불편한 어르신이 남의 자동차에 돈과 간식을 두고 간 까닭은 무엇일까요? 사연인즉, 한때 할머니 집 근처에 아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들의 자동차 색이 신고자의 차량과 같은 빨간색이었습니다. 치매를 앓는 중에도 아들의 자동차 색을 기억한 할머니가 신고자의 차를 아들의 것으로 착각해 용돈이며 먹을 것을 두고 간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할머니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많이 못 시켜준 아들에게 늘 죄책감을 안고 살았다고 합니다. 오래도록 품은 미안함과 사랑을, 할머니는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진정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어머니의 심부름
저는 삼 형제 중 둘째입니다. 저희 형제들은 호주 멜버른에 흩어져 살고 있고, 부모님은 멜버른에서 차로 아홉 시간 걸리는 애들레이드에 거주하십니다. 저희는 일 때문에 자주 부모님을 뵈러 가지 못하지만 어머니는 저희가 아프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와서 돌봐주십니다. 한 날은 형이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렸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어머니가 당장 형 집으로 가셨을 텐데 하필 당신도 몸이 편찮으신 데다 바쁜 일까지 겹쳐서 움직이기가 힘든 처지였습니다. 늦은 밤, 어머니는 저에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연욱아, 혹시 엄마 대신 형한테 죽 좀 쑤어서 갖다줄 수 있을까?” “죽이요?… 네, 알았어요. 그런데 내일 제가 일찍 일어나야 해서 지금은 곤란해요. 내일 해서 갖다 줘도 되죠?” “지금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럼 내일이라도 꼭 부탁한다, 아들.” 사실 귀찮았습니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었지만…
호주 멜버른, 정연욱
고향을 그리는 마음
고향을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 ‘노스탤지어(nostalgia)’. 이는 ‘돌아감’과 ‘아픔’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로, 향수병을 의미합니다. 17세기, 스위스의 한 의사가 타지에서 근무하는 자국 군인들이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심신의 고통을 겪는 현상을 설명하고자 만든 용어인데,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을 불러온다고 해서 오랫동안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노스탤지어가 ‘따뜻한 고향’, ‘좋았던 시절’ 등 주로 긍정적인 키워드와 연관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영국 사우샘프턴대 사회심리학자들은 노스탤지어 감정이 사회적인 소속감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실험 결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인간관계 형성이나 감정의 교류, 타인의 정서에 공감하는 능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는 까닭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겠지요. 타향살이에 지치고 힘들 때 고향에서의 행복했던 시절을 잠시 떠올리는 것, 마음의 양분이…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 말씀을 가까이하면
2020년 3월, 필리핀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필리핀 정부가 수도권에 최고 단계의 격리 조치를 내렸습니다. 수도권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바이블센터가 있는 바코오르 지역에도 앞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지요. 그래서인지 한창 믿음을 키우고 있는 티소 형제님·제인 자매님 부부는 하루빨리 가족들에게도 구원의 진리를 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형제님과 자매님은, 바코오르 바이블센터에서 복음에 동역하고 있는 저희 부부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 저희는 두 분이 사는 다스마리냐스로 서둘러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두 분의 아들딸과 자매님의 모친, 할머니가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깊고 오묘한 진리를 상고한 가족들은 겸허히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시온에 가서 새 생명의 축복을 받고 삼일 예배를 지키기로 이야기되면서 이틀 후를 기약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리는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다스마리냐스가 있는 카비테주(州)에도 격리 조치가 내려진 것입니다. 가슴속에 커다란…
필리핀 만달루용, 마크
잘못을 인정한 의사
의료 기술이 미흡했던 19세기, 스위스 베른대학의 에밀 테오도어 코허 교수는 갑상선 절제 수술의 권위자로 통했습니다. 사망률이 높아 일부 국가에서는 금지한 수술을, 철저한 소독과 뛰어난 기술로 안전하게 집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882년, 갑상선 절제 수술의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의학계에 발표됐습니다. 내용을 확인한 코허는 그간 자신을 거쳐 간 환자들을 즉각 돌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갑상선의 일부만 절제한 환자들은 괜찮았지만 완전히 떼어낸 환자들에게서는 부작용 증세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이 사실을 밝힌다면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터였습니다. 그러나 코허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올바른 수술법을 연구하는 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코허의 연구 성과는 갑상선 수술의 부작용을 크게 낮췄고, 이후 그는 의술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외과 의사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바로잡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코허의 노벨상 수상이 빛나는 이유는, 의사로서의 업적뿐…
효과가 보장된 ‘행복 수칙’
2005년, 영국의 작은 도시 슬라우(Slough)에서 이색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행복의 비밀을 찾기 위해 심리학자, 사회사업가, 경영 컨설턴트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조직된 행복위원회가 10개의 ‘행복 수칙’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3개월간 지키게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슬라우 주민들은 “인생이 흥미진진해졌다”,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매우 만족해했습니다. 그들의 행복감을 끌어올린 10개의 행복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주일에 30분씩 3회 이상 운동하기 하루를 마무리할 때 그날의 좋았던 일을 최소 다섯 가지 생각하기 매주 한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 나누기 식물 가꾸기 TV 시청을 반으로 줄이기 하루에 한 번 이상 낯선 사람에게 미소 짓거나 인사하기 오랫동안 소원했던 친구나 지인들에게 연락해 만남을 약속하기 하루에 한 번 크게 웃기 매일 자신에게 작은 선물하기 매일 누군가에게 친절 베풀기 행복은 특별한 데 있는 것도, 환경을 바꿔야 얻을 수…
말하기 전에 생각하기
‘남의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을 잘 들으라’는 탈무드 격언과 같이, ‘말’로 의사소통하는 세계 어느 언어권이든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잠언이 있다. 말은 서로의 생각과 정보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최상의 도구이지만 한편으로는 상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오해와 분쟁을 낳는 불씨가 된다는 사실을, 언어는 달라도 오랜 세월 체득한 교훈은 상통한다. 대화는 상호작용이다. 즉,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다. 공 주고받기 놀이에서 공이 의지와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던져질 수 있듯, 말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입장이나 사고방식·가치관 등이 다른 까닭에 한쪽에서 나간 말이 상대에게 의도치 않은 내용으로 전달되기도 하고, 상대방이 한 말에 나쁜 뜻이 없음을 알면서도 언짢을 때도 있다. 이처럼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고 자신에게도 후회를 남기는 것이 ‘말실수’다. 던져진 공처럼, 말은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입 밖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