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소망하는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과 밭에서

매년 추수 때가 되면 농가에서는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부지깽이도 누워 있을 틈이 없다고 할 정도로 바쁘지만 일손은 늘 모자라지요. 안타까운 마음에 볕 좋은 어느 휴일, 시온 식구들과 함께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경북 영주에 위치한 사과밭이었습니다. 과수원은 새빨갛게 잘 익은 사과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과수원 주인에게 오늘 할 일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들었습니다. 사과를 딸 때 유의해야 할 점부터 박스에 담는 일까지 쭉 이야기한 주인은, 수확한 사과를 박스에 담는 마지막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던져서 담는 것은 물론 꾹꾹 눌러 담아도 안 되고, 특히 땅에 떨어진 사과는 절대 박스에 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흠집이 없어 보여도 껍질을 벗겨 보면 속이 멍들고 곪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의사항을 다 듣고, 본격적으로 사과 수확에…

한국 대구, 이상화

좋은 날씨

햇볕이 뜨거워서, 바람이 매서워서, 아니면 비가 와서 기분이 가라앉거나 짜증 날 때가 있나요? 햇빛은 인체에 비타민D를 생성시키고 식물에게는 광합성의 재료가 됩니다. 비는 대기 중의 먼지를 씻어주고 생물에게 필요한 물을 공급해주지요. 바람은 식물의 번식을 도우며 공기를 순환시켜주고, 번개는 식물이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태풍은 지구 온도의 균형을 유지시켜줍니다. 햇빛과 비와 바람과 번개와 태풍. 어느 것 하나 지구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요. 그러니 우리는 날씨가 마음에 안 든다고 불평할 수도, 그렇다고 날씨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때로는 궂은 날씨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터득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뿐이지요. 날씨가 화창하면 화창한 대로 궂으면 궂은 대로 좋은 이유를 찾아보세요. 그러면 일 년 365일 내내 좋은 날씨만 맞이할 수 있답니다. “햇빛은 달콤하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눈은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육 남매의 엄마

엄마는 무척 상냥하고 차분한 분이셨다. 조용조용 책을 읽어주던 엄마의 모습이 참 좋았다. 다섯 살까지 공주같이 커온 내게 동생이 생겼다. 듬성듬성 난 머리카락에 빨간 볼이 터질 것 같던 동생은 간절히 손자를 바라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실망시킨, 남자같이 생긴 여자아이였다. 동생이 돌이 지나고 엄마 배가 또 불러왔다. 위에서 보면 발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남산 같은 배를 하고 퉁퉁 부은 얼굴로 유치원 행사에 온 엄마가 살짝 창피했다. ‘다른 엄마들은 예쁘게 하고 왔는데⋯.’ 엄마의 배가 그렇게 컸던 것은 그다음으로 태어난 동생이 쌍둥이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딸 쌍둥이. 그때부터 엄마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하루 종일 빽빽 울어대는 갓난아기 둘도 모자라 말 잘 듣던 둘째까지 동생들에게 샘을 내는지 아무 곳에나 대소변을 누었고 하루 종일 징징거리면서 엄마 뒤꽁무니만 쫓아다녔다. 그때마다 나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고는 했다. 가끔 새벽에…

한국 창원, 조은진

약점을 강점으로

바다의 최고 포식자 상어는, 물고기로서는 매우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뜨고 가라앉는 것을 조절하는 공기주머니 즉 부레와, 아가미 근육이 없다는 것입니다. 상어는 부레 대신 몸 전체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큰 간을 가지고 있는데, 지방질로 이루어진 이 간이 물보다 가벼워 몸이 물에 뜨는 것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 물에 가라앉는 것을 막으려면 쉼 없이 몸을 움직여야만 합니다. 게다가 호흡에 필요한 아가미 근육이 없다 보니, 온몸을 움직여 산소 흡수를 해야 하므로 잠시도 헤엄 치기를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상어가 부레와 아가미 근육이 없이도 바닷속 어디든 민첩하게 이동하고 먹이를 재빨리 사냥할 수 있는 것은, 가라앉지 않고 호흡을 하기 위해 몸부림을 하느라 지느러미가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약점이, 바다의 제왕으로 군림할 수 있게 한 강점이 된 셈입니다. 믿음 생활에서 내게 부족하게 여겨지는 것들로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습니다.…

축복된 사명, 사랑의 직무

옆집에 조그만 개척교회의 목회자가 살았습니다. 그쪽 집안과 저희 모친의 친분이 두터워 모태신앙인 저도 자연스레 그 교회에 다녔습니다. 일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었습니다. 학생부 회장, 총무, 서기, 안 맡은 일이 없어 아침 일찍 교회에 가면 자정이 가까워서야 녹초가 되어 집에 오곤 했습니다. 그래도 교회에서 일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일평생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교회는 자주 소란스러웠습니다. 심심찮게 갈등이 생겼고, 제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성도들이 다툼을 벌이다 아예 두 편으로 갈라져 더더욱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사랑이신 하나님이 거하시는 교회에서 왜 이런 일들이 자꾸만 벌어지는지 의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에 충만하시지만 그 교회에는 계시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믿음 생활을 그만두었습니다. 삶의 구심점이 사라지고 나니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고 의미가 없었습니다. 비록 몸은…

한국 김해, 차영예

그 사람처럼

캄캄한 바닷길을 항해하는 배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등대처럼, 인생이라는 항해에서도 바른길로 인도해줄 길잡이가 필요합니다. 그런 대상을 흔히 ‘롤 모델(role model)’이라 합니다. 롤 모델이 있으면 목표가 더욱 뚜렷해지고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됩니다. 그러나 단지 롤 모델이 있는 것만으로는 꿈을 이룰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행동이지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롤 모델을 따라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태도, 언행, 생활 모습 등을 관찰하여 그 사람처럼 말하고, 그 사람처럼 생각하며, 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에도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하고 질문을 던져보면 한결 수월하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어떤 자질을 갖고 싶으면 그것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그와 닮고 싶다면 소소한 습관 하나까지 따라…

생명을 살리는 발명

10대의 나이에 혁신적인 췌장암 진단 키트를 만든 소년, 잭 안드라카. 그는 가족처럼 지내던 아버지의 친구가 췌장암으로 갑작스럽게 죽자 큰 슬픔에 빠져 있다가 췌장암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초기 진단이 어려워 암 중에 가장 낮은 생존율을 보이는 췌장암은 검사 방법이 구식이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다 비용도 비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3개월에 걸쳐 8천여 개의 단백질을 조사해 마침내 췌장암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메소텔린’을 찾아낸 안드라카는 여기에 항체와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해 진단 키트를 만들어낸다. 그가 만든 진단 키트는 5분도 안 걸리는 검사로 췌장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폐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비용도 장당 3센트, 우리나라 돈으로 30원 정도에 불과하다. 사랑이 관심을, 관심이 생명을 살리는 놀라운 발명으로 탄생한 것이다.

“진정한 효도(孝道)는 효심(孝心)에서 비롯된다.”

『… 과자봉지 들고 와서/아이 손에 쥐여주나/부모 위해 고기 한 근/사올 줄을 모르도다/개 병들어 쓰러지면/가축병원 달려가나/늙은 부모 병이 나면/노환이라 생각하네/열 자식을 키운 부모/한결같이 키웠건만/열 자식은 한 부모를/귀찮다고 싫어하네/자식 위해 쓰는 돈은/한도 없이 쓰건마는/부모 위해 쓰는 돈은/한 푼조차 아까우네… (권효가 中)』 ‘권효가’는 효도를 권장하는 규방 가사로, 윗글은 한문으로 된 원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내용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인 것은 어린아이들도 아는 사실이나, 그것을 가르치는 어른조차 100% 완전한 효도를 하기는 힘들다. 자식을 낳아 보면 부모가 자식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는 것과 효도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나를 낳아준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내가 낳은 자식에게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더 이끌리는 탓에, 또는 먹고살기 바빠서, 타지에 있어서, 다른 형제가 잘하니까 등등 다양한 이유로 효도를 다음으로 미루는…

딸의 울음소리에

갓난아이가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울음을 터뜨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모는 아기 울음소리에 예민해, 밤에 자다가도 아기가 울면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곤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잠든 상태가 아닌 혼수상태에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눈을 뜬 엄마가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셜리 앤 콜리’라는 여성은 출산 중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되어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딸을 얻은 대신 아내를 잃게 될까 봐 애간장을 태우며 아내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일주일째 무반응. 실낱같은 희망도 사그라들 무렵, 한 간호사의 제안으로 아기를 산모의 품에 뉘었습니다. 그러고는 아기를 살짝 꼬집어 울음을 터뜨리게 했지요. 그런데 아기 울음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지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산모의 생체신호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며칠 후, 산모는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딸의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스스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는 딸에게…

복음의 어시스트

브라질 알라고아스주의 작은 도시 페네두. 인구가 7만 명이 채 되지 않는 페네두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인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면 흔쾌히 들어주기는 하지만 선뜻 받아들이지는 못합니다. 진리가 있든 없든 오랫동안 다니던 교회를 옮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합니다. 몇 달이 지나도록 시온으로 나아오는 영혼이 없어 힘이 빠질 즈음, 새 예루살렘 전도축제 소식을 접했습니다. 비록 저희 부부뿐이었지만 저희는 축제답게 즐기자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전도축제를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교회 자체를 못마땅해하는 한 남자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속에 있던 불만을 다 터트리고 난 뒤 저희가 “잠깐 진리를 알려드려도 될까요? 관심이 없으면 그냥 가겠습니다”라고 말하자 고민 끝에 승낙했습니다. 저희는 곧장 성경을 펼쳐 하늘 어머니를 증거했습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그분의 어머니가 문 뒤에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습니다. 교회라면 질색하던 아들이 성경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흡족한 눈치였습니다.…

브라질 페네두, 이혜진

무게

짐을 지고 길을 걷던 사람이 하나님께 불평을 늘어놓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작고 가벼운 짐을 주시면서 왜 제게만 이렇게 크고 무거운 짐을 주십니까?” 하나님은 그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곳에는 온갖 종류의 짐들이 쌓여 있었다. “네 짐이 무겁다면 다른 짐으로 바꾸어 주겠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거라.” 그 사람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작고 가벼워 보이는 짐을 찾았다. 하지만 원하는 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마음에 드는 짐을 하나 고를 수 있었다. “이 짐이 좋겠습니다.” 흡족해하는 그를 바라보던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그것을 자세히 보거라. 처음부터 네가 가지고 있던 바로 그 짐이다.”

동생의 달걀 요리

동생이 어렸을 때, 달걀 요리를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엄마는 그런 동생을 위해 우리에게 당부하셨습니다. “동생의 요리가 아무리 엉망이 되더라도 먹어주렴.” 동생이 처음으로 만든 달걀 요리는 약간 설익었습니다. 아무도 선뜻 동생의 요리를 먹지 못하고 있는데 동생이 와서 물었습니다. “어때, 괜찮아?” “그럼. 정말 맛있네.” 엄마는 동생을 칭찬하시고는 우리에게 얼른 먹으라는 눈치를 주셨습니다. 우리는 마지못해 달걀 요리를 먹었습니다. 동생이 다시 한번 요리를 시도했을 때, 엄마는 달걀이 다 익었는지 구별하는 법을 다정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새로운 정보에 자신감이 붙은 동생은 이번에는 달걀을 너무 익혀버렸습니다. 동생은 자신이 만든 요리에 만족하며 맛을 보고는 우리 몫도 테이블에 남겨두었습니다. 우리는 두려웠습니다. ‘제발 이것도 먹으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엄마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습니다. 엄마는 조금만 먹고 얼른 버리라 하셨고, 우리는 엄마 말대로 한 뒤 남은 것을 쓰레기통 깊숙한 곳에 넣었습니다. 동생이 보고…

미국 GA 애틀랜타, 비앙카

엄마 사진만으로도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7~12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게 하고 그 앞에는 낯선 사람이 있게 한 것입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긴장했고, 문제를 잘 풀지 못했습니다. 이후,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에는 엄마와 통화를 하게 하고, 다른 한 그룹에는 엄마의 사진을 보여주었으며, 나머지 한 그룹에는 엄마 곁에 있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문제를 풀게 했더니 세 그룹 아이들 모두 옥시토신 수치가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옥시토신은 친밀감, 안정감,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으로, 아이들은 엄마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마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고 편안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비단 아이들만 엄마를 특별한 존재로 인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와 영국 윈체스터 대학교의 공동연구팀이 평균 나이 35세인 성인 20명에게 엄마, 아빠, 유명인, 낯선 사람의 사진을 차례로 보여준 뒤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지켜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참여자들은 엄마…

새 언약의 가치

누구든 어떤 대상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십상입니다. 훗날 땅을 치고 후회할 선택도 서슴없이 해버리고 말지요. 구원의 표, 죄 사함의 은혜, 영생의 약속…. 새 언약 안에는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축복이 담겨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를 소홀히 여기다가는, 장자의 축복을 한낱 죽 한 그릇과 바꿔버린 뒤 땅을 치고 통곡한 에서의 길을 따라갈 수도 있습니다. 무엇으로도 측량할 수 없는 새 언약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소중히 붙잡으세요. 하늘의 천사들도 부러워하는 축복이니까요.

위기에 빠진 동료를 위해

한 남자가 전신주 꼭대기에서 안전벨트에 몸이 묶인 채 정신을 잃고 거꾸로 축 늘어져 있습니다. 바로 옆 전신주에는 또 다른 남자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정신을 잃은 남자에게 인공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1967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시는 폭염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자 도시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 출동한 전기 기사 랜들 챔피언이 전신주 위로 올라가 작업을 하다가 그만 흐르는 전류에 감전되어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동료 톰슨은 다급하게 그에게 다가가 인공호흡을 했고, 근처에 취재를 하러 왔다가 우연히 사고를 목격한 사진 기자 로코 모라비토가 그 절박한 순간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은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었던 챔피언은 톰슨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강한 전류가 흐르는 동료의 몸을 주저 없이 부둥켜안고 호흡을 불어넣는, 이…

수해복구 현장에서

여름의 끄트머리, 남부 지방에 국지성 호우가 발생했습니다. 부산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조차 “이런 비는 난생처음”이라고 할 만큼 엄청난 비가 내렸지요.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였던 만큼 침수 피해는 막심했습니다. 집집마다 가구와 가전제품을 비롯한 온갖 집기들이 모조리 진흙투성이가 되어버렸고, 지하에 있던 가게들은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이 빠지지 않아 주인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지역주민센터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 때문에 빗발치는 주민들의 요청을 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진땀을 빼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인근 시온의 가족들과 함께 곧바로 피해지역 주민센터와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나섰습니다. 피해 지역은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어느 하나 성한 구석이 없었습니다. 주민들도 ‘누가 오든 이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나’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황색 조끼를 입은 수백여 명의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수해 복구를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습니다. 무거운 문짝을 들어내고…

한국 부산, 왕가람

옷에게 한 대접

어느 고을의 원님이 민정을 살피기 위해 나무꾼으로 변장한 뒤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갈증이 난 원님은 근처의 부잣집 대문을 두드렸다. “지나가는 나무꾼입니다. 목이 말라서 그런데 냉수 한 사발 얻어 마실 수 있겠습니까?” 마침 대문 가까이 있던 부자가 초라한 행색의 나무꾼을 보고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하인을 불렀다. “이 사람이 목이 마르다는데 물을 바가지째로 먹여주어라!” 물을 떠온 하인은 한두 번 해본 일이 아닌 듯 바가지에 있던 물을 그대로 나무꾼에게 끼얹었다. 봉변을 당한 원님은 동헌으로 돌아와 관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부잣집으로 향했다. 부자는 원님을 보고 맨발로 뛰쳐나왔다. 잠시 후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음식상을 받은 원님은 부자에게 물 한 바가지를 청했다. 부자는 의아한 마음을 감추고 하인을 시켜 물을 한 바가지 가져오도록 했다. 물바가지를 건네받은 원님은 갑자기 자신의 옷에 물을 쏟았다. 당황한 부자가 어쩔줄 몰라 하자 원님이 말했다.…

펜으로 마음을 전해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사라져가는 문화 중 하나가 손으로 글을 쓰는 것입니다. 키보드나 화면을 누르면 메시지와 편지를 간편하게 보낼 수 있다 보니, 요즘은 연필과 펜을 쓸 일이 별로 없지요. 하지만 편리한 디지털 문자보다는 손으로 꾹꾹 눌러 쓴 글이 상대의 마음에 훨씬 큰 울림을 줍니다. 손 편지는 받는 사람뿐 아니라 쓰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연구 결과 손 편지를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상대에 대한 애정도가 높다고 합니다. 이달에는 소중한 가족을 위해 펜을 들어보세요. 편지나 카드, 쪽지, 엽서, 캘리그래피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사각사각 정성스레 글을 쓰는 동안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지고, 상대에 대한 마음도 더욱 깊어질 거예요. Tip 가족에게 도시락이나 간식을 챙겨줄 때 쪽지 써서 동봉하기 가족을 위한 응원과 격려의 쪽지를 써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기 가족과 함께 도화지로 카드를 만들고, 서로에게 카드…

감자 캐기

5월 25일 일요일, 감자 수확기를 맞아 감자밭 일손 돕기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어느 농촌이나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농사일이 바쁜 시기에 아쉽게도 농가의 일손은 넉넉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때, 저희가 빠질 수 없지요. 부녀들은 물론, 휴일을 맞아 시간을 낸 장년과 학생까지 합쳐 3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시온에 모였습니다. 드디어 감자밭이 있는 도산면 법송리로 출발! 날씨는 끄무레했지만 마치 소풍을 나온 듯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감자밭은 경사가 진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가 있어, 최대한 일을 빨리 마치기로 하고 차에서 내려 밭으로 가는 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올라가면서부터 숨이 차올라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운이 빠지는 건 아닌가 슬며시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식구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습니다. 감자 캐기에 앞서 밭 주인에게, 해야 할 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먼저 감자 줄기들을 싹 걷어내고 밭에 덮인 비닐을 제거합니다. 다음으로…

한국 통영, 김동호

짐이 무겁다는 것은

경주에 나가는 말은 ‘부담중량’을 감당해야 합니다. 부담중량이란 경주마가 달릴 때 짊어져야 하는 짐의 무게를 말하는데, 기수의 체중과 장구, 안장 및 안장 모포, 재킹(안장 밑에 까는 덮개) 등의 무게가 이에 포함됩니다. 부담중량을 결정하는 방식 중에는 말의 연령, 성별, 과거 성적, 경주 조건, 경주마 간 능력차 등을 평가·분석하여 중량을 차등 부과하는 ‘핸디캡 중량’이 있습니다. 말에 따라 중량을 달리하는 이유는 실력이 뛰어난 말의 독주를 막고, 경기에 나가는 모든 말에게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우승할 확률이 높은 말에게는 무거운 중량을, 그렇지 않은 말에게는 가벼운 중량을 부과하여 경주마들의 실력을 비슷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담중량을 맞추기 위해 무거운 안장을 사용하거나 기수가 허리에 납주머니를 차기도 하는데, 출주 마필 간 중량의 차이가 큰 경우는 10킬로그램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명마(名馬)일수록 괴로운 것이지요. 삶의 무게가…